아침 9시 출근하고 3안타, 왜 2654안타 악바리 떠올렸나…"나태해진 것 같아서, '내가 손아섭이다' 생각했다"

아침 9시 출근하고 3안타, 왜 2654안타 악바리 떠올렸나…"나태해진 것 같아서, '내가 손아섭이다' 생각했다"

OSEN 제공
2026.10.0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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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고승민은 지난달 30일 사직 키움전을 앞두고 아침 9시에 출근해 특별 타격 훈련을 진행했다. 그는 나태해진 마음을 다잡기 위해 손아섭의 근성과 투지를 떠올리며 경기에 임해 3안타 3타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고승민은 가을야구 진출 실패에 책임을 통감하며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내년을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OSEN=부산, 조형래 기자] “(손)아섭 선배님이 생각이 났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고승민은 지난달 30일, 사직 키움전을 앞두고 아침 9시에 출근했다. 저녁 6시 30분 경기에 선수들은 보통 정오 즈음 출근해서 각자 루틴대로 훈련하고 경기를 준비한다. 그런데 고승민은 유난히 일찍 출근했다.

그는 “너무 못해서 잠이 안오더라. 그래서 일찍 와서 계속 쳤다. 오전에 배팅 치고, 밥 먹고 와서 점심에도 치고. 그랬더니 속이 좀 후련했던 것 같다”라면서 “1년을 하다 보면 매년 이런 날이 있다. 안 맞을 때 혼자 나와서 치거나, (전)민재 형에게 부탁해서 함께 치고 했다.오늘은 (김)세민이에게 부탁을 했다. 세민이도 운동량 많은데 흔쾌히 허락해줘서 세민이에게 고맙다. 오늘도 못 쳤으면 8시 출근하려고 했다”고 웃었다. 오전 특타의 효과였을까. 고승민은 9월의 마지막 날, 5타수 3안타 3타점, 2루타 2개로 팀의 8-6 승리를 이끌었다.

열심히 훈련하고 또 뛰었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 훈련하고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레전드 선수를 떠올렸다. 한때 팀 선배였던 안타기계 손아섭이다. 손아섭은 통산 2654안타를 기록한 리그 대표 안타기계지만, 악바리 정신과 근성으로 무장한 선수이기도 했다. 고승민은 그런 손아섭처럼 뛰기로 마음가짐을 다잡았다.

그는 “요즘 나태해진 것 같아서 오늘은 (손)아섭 선배님 생각밖에 나지 않았다. 그라운드에서 근성과 투지는 대한민국 1등이라고 생각하는 선배님이다. ‘오늘은 내가 손아섭이다’라는 생각으로 어떻게든 아웃 당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 같다”라면서 “매번 열심히 하지만 선배님의 모습이 저한테는 없는 것 같아서 그렇게 했다. 팀 승리를 위해서라면 그렇게 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모습이 제 스스로에게 보이지 않아서 더 집중했고 근성있게 하려고 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시즌 막바지로 향해가는 시점, 아쉬움이 짙을 수밖에 없다. “매번 아웃되고 아쉬워하는 모습들에서 후회가 좀 남는다. 이렇게 해볼 걸, 저렇게 해볼 걸, 하는 후회없이 해보려고 했던 게 아섭 선배님이 떠올랐고, 그렇게 야구를 해야한다는 게 문득 생각이 나서 오늘 그렇게 야구를 했다”며 “더 할 수 있는데, 더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스프링캠프에서 사행성 오락실을 방문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출장정지 징계를 받고 시즌 출발이 늦었다. 하지만 돌아와서는 팀 타선의 중심 역할을 해주고 있다. 선수단 내에서도 꽤나 영향력이 있고 주장 전준우가 없을 때 야수조 임시 주장 역할을 맡기도 했다. 103경기 타율 2할8푼6리(413타수 118안타) 16홈런 72타점 OPS .818의 성적이다. 2루수와 1루수를 오가고 때로는 우익수까지 맡으면서 선수단 운영에 윤활유가 되고 있다.

고승민의 뒤늦은 분전에도 롯데는 9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고승민도 책임을 통감하고 선수단도 이제 남은 경기들을 헛되지 않게 치러야 한다. 그는 “저 포함해서 모든 선수들이 부상 없이 남은 시즌 치르고 그 속에서 많은 것을 느꼈으면 한다. 선수들 각자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팀의 방향성을 어떻게 가져갈지, 내년에는 어떻게 경기에 임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아쉬운 부분들을 더 찾고 잘한 부분도 어떻게 더 발전해야 할지 깨닫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가을야구에서는 탈락했지만, 이제 롯데는 ‘고춧가루 부대’가 됐다. 모두 5강 내에서 순위싸움을 펼치는 KT(3경기), LG(2경기), 두산(2경기), KIA(2경기)와 잔여경기를 치러야 한다. 고승민은 “우리는 잃을 게 없다. 남은 경기 그래도 최대한 많이 이기는 게 좋은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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