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이프가 계승한 미헬스의 '토탈 풋볼', 한국에도 이식? 모레노 감독, "공격수 오현규가 첫 번째 수비수" [오!쎈 울산]

크루이프가 계승한 미헬스의 '토탈 풋볼', 한국에도 이식? 모레노 감독, "공격수 오현규가 첫 번째 수비수" [오!쎈 울산]

OSEN 제공
2026.10.02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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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은 베네수엘라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11명 모두가 공격과 수비에 참여하는 팀의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공격수 오현규를 팀의 첫 번째 수비수라고 지칭하며 요한 크루이프의 토탈 풋볼 철학과 유사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한국 대표팀은 우루과이전 패배 이후 팀적인 실수를 보완하기 위해 전원 공격과 전원 수비를 바탕으로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OSEN=울산, 정승우 기자] 한국 대표팀에 크루이프의 ‘토탈 풋볼’을 이식하려는 것일까. FC 바르셀로나 코치 출신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이 꺼낸 한마디가 눈길을 끌었다.

"오현규는 공격수지만 우리 팀의 첫 번째 수비수이기도 하다."

로베르트 모레노(49) 감독과 오현규는 1일 오후 3시 30분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전 사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한국은 2일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우루과이전 1-4 대패 이후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이날 모레노 감독은 팬들이 어떤 부분에 주목하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대표팀의 원칙을 설명했다.

그는 "11명 모두 수비하고 11명 모두 공격한다는 개념으로 봐주시면 된다. 개인적인 성과보다 팀의 성과에 중점을 맞춘다면 승리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옆에 앉은 오현규를 가리켰다. "오현규는 공격수지만 우리 팀의 첫 번째 수비수이기도 하다. 모든 선수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익숙한 축구 철학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바르셀로나의 방향을 바꾼 요한 크루이프는 "내 팀에서는 골키퍼가 첫 번째 공격수고, 최전방 공격수가 첫 번째 수비수다"라는 말을 남겼다. 포지션에 갇히지 않고 공격과 수비에 함께 관여하는 토탈 풋볼의 원칙을 압축한 표현이다.

모레노 감독의 이력을 보면 이 발언은 더욱 흥미롭다. 그는 2010년부터 2011년까지 바르셀로나 B에서 전력 분석관으로 일했다. 이후 AS 로마와 셀타 비고를 거쳐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바르셀로나에서 수석 코치를 맡았다.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수석 코치와 감독을 경험했다.

바르셀로나와 스페인 대표팀의 축구를 가까이에서 다뤘던 지도자가 한국에서도 전원 공격과 전원 수비를 강조한 것이다. 최전방 공격수 오현규에게 부여한 '첫 번째 수비수'라는 역할은 그 방향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물론 이 한마디만으로 한국이 크루이프의 토탈 풋볼을 구현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모레노 감독이 지향하는 축구와 크루이프가 강조한 원칙 사이에는 분명한 접점이 있다. 공격수는 골만 넣고, 수비수는 상대 공격만 막는 식으로 책임을 나누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현대 축구에서 대부분의 팀들이 '전원 수비, 전원 공격'을 전술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로 보고 있기도 하다.

우루과이전은 그 원칙이 왜 필요한지 드러낸 경기였다. 한국은 전방 압박이 풀린 뒤 넓어진 공간을 내줬고, 공격에 가담한 풀백 뒤를 커버하는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모레노 감독은 경기 후 전술 수정이 늦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베네수엘라전을 준비하면서는 개인·단체 미팅을 통해 팀 전체의 움직임을 돌아봤다.

그는 "개인적인 실수보다는 팀적인 실수가 더 많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축구는 팀 스포츠다. 공격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수비를 모두 함께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오현규에게도 득점 이상의 역할이 요구된다. 손흥민과 함께 상대 골문을 공략하면서, 수비 상황에서는 가장 앞에서 상대의 전진을 저지해야 한다. 최전방의 움직임이 중원과 후방으로 연결돼야 모레노 감독이 말한 '11명의 수비'도 성립한다.

오현규는 손흥민과의 공격 호흡에도 기대를 드러냈다. 각자의 역할을 분명히 이해하고 있으며, 함께 뛰면서 서로를 도울 방법을 알아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득점 기회를 만드는 호흡도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제 말이 아닌 경기로 보여줄 차례다. 모레노 감독은 베네수엘라를 강도 높은 대인마크로 공간을 제한하는 팀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이 함께 움직이지 못하면 공격에서도, 공을 잃은 뒤 수비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바르셀로나에서 경험을 쌓은 감독이 한국에 꺼내 든 주문은 "11명 모두 공격하고 수비하라"였다. 오현규는 그 출발점에 선다. 크루이프를 떠올리게 한 모레노 감독의 구상이 울산에서 어떤 모습으로 드러날지 관심이 쏠린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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