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에 또 패했다. 한국 여자 양궁 리커브 대표팀의 오예진(광주은행)이 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 아쉬운 은메달을 획득했다.
반면 인도는 '17세 천재 소녀' 쿰쿰 아닐 모호드가 또 다시 한국 선수를 꺾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인디언 익스프레스는 3일 "자신의 첫 아시안게임에 나선 17세 모호드는 한국 왕조를 한 명씩 무너뜨렸다"고 전했다.
이어 "17세에 여러 세대의 인도 궁수들이 해내지 못했던 일을 해냈다"고 극찬했다.
오예진은 이날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모호드와 세트 점수 5-5로 비긴 뒤 슛오프에서 8-10으로 패했다.
전날 강채영, 이윤지(이상 현대모비스)와 함께 여자 단체전 은메달을 획득했던 오예진은 개인전 금메달에 도전했으나 또 다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예진은 자신의 첫 아시안게임을 은메달 2개로 마쳤다.
결승 초반 흐름은 오예진이 좋았다. 오예진은 1세트를 29-27로 가져왔다. 모호드가 마지막 화살에서 8점을 쏘면서 오예진이 먼저 앞서나갔다.
2세트는 동점으로 마무리됐다. 두 선수가 세트 포인트를 1점씩 나눠 가지면서 오예진이 3-1로 리드했다.
하지만 모호드가 무섭게 따라붙었다. 모호드는 3세트에서 세 발을 모두 10점에 꽂아 30점 만점을 기록하며 세트 점수 3-3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오예진은 다시 4세트를 가져가며 5-3으로 앞섰다. 금메달까지 단 한 세트 포인트만 남겨뒀다.
그러나 모호드의 반격도 매서웠다. 5세트에서도 다시 30점 만점을 기록해 5-5를 만들었고, 결국 승부는 단 한 발로 결정되는 슛오프로 향했다.
오예진의 마지막 화살은 8점에 꽂혔다. 반면 모호드는 10점을 쐈다.
결국 오예진은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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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에서 모호드는 엄청난 돌풍을 일으키며 큰 주목을 받았다. 한국 선수를 꺾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앞서 모호드는 8강에서도 한국 여자 양궁의 베테랑 강채영을 잡았다.
인디언 익스프레스는 강채영을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정상에 오른 경험이 있는 선수이자 '파괴자'라는 별명을 가졌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도 "17세 신예 모호드가 '파괴자'를 무너뜨렸다"고 조명했다.
공교롭게도 모호드는 어린 시절 강채영을 동경했던 선수이기도 했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무대에서 정상에 올랐던 강채영이 정확한 동작으로 활시위를 놓는 모습을 보며 감탄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자신이 동경했던 선수를 직접 무너뜨렸다.
모호드는 "강채영과 경기하는 장면을 미리 상상했다"며 "슛오프를 앞두고는 과녁 정중앙을 맞히는 장면까지 상상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고 밝혔다.
모호드는 준결승에서도 2025 세계선수권 은메달리스트인 중국의 주징이를 6-2로 꺾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리고 결승에서는 또 다른 한국 선수 오예진마저 넘어섰다.
인디언 익스프레스는 "모호드가 태어난 2009년에는 이미 한국이 여자 리커브 양궁을 20년 가까이 지배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호드가 처음 나무 활을 잡았던 2018년에도 한국은 아시안게임 여자 단체전 6연패를 달리고 있었고 대표팀에는 올림픽 챔피언들이 포진해 있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하지만 자신의 첫 아시안게임에서 17세 모호드는 한국 선수들을 한 명씩 쓰러뜨리며 그 왕조를 무너뜨렸다"고 평가했다.

모호드는 자신의 첫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목에 걸었다.
인디언 익스프레스는 "아직 17세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모든 일이 거의 믿기 어려울 정도"라며 "첫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얻었고, 그 과정에서 한국을 세 차례나 꺾었다"고 전했다.
반면 한국 입장에서는 충격적인 결과다.
오예진이 은메달로 개인전을 마치면서 한국 여자 리커브는 아시안게임 2회 연속 개인전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함께 출전한 강채영도 8강에서 조기 탈락했다.
더 뼈아픈 것은 한국 여자 리커브가 아시안게임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 없이 대회를 마쳤다는 점이다.
양궁은 1978 방콕 대회를 통해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됐다.
그 이후 한국 여자 리커브는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놓치면 개인전에서, 개인전에서 우승하지 못하면 단체전에서 정상에 오르며 단 한 번도 '노 골드'를 기록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달랐다. 여자 단체전에서 인도에 금메달을 내준 데 이어 개인전에서도 17세 모호드의 돌풍을 막지 못했다. 강채영-김제덕(예천군청)이 출전한 혼성 단체전에서도 동메달에 그쳤다.
수십 년 동안 아시아 여자 리커브를 지배해온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는 끝내 금빛 과녁을 쏘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