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정승우 기자] 로베르트 모레노(49) 감독의 시선은 지난 소집 명단에 머물러 있지 않다. 9~10월 A매치 4연전을 마친 뒤에도 K리그 현장을 부지런히 찾으며 선수들을 살폈다. 정승원(FC서울), 구성윤(FC서울) 등 지난 소집에서 기회를 얻었던 선수들 외에 새로운 얼굴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기존 선수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2027 아시안컵을 앞두고 선택지를 넓히기 위한 과정일 수 있다.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9일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 대강당에서 11월 A매치 2연전에 나설 소집 명단을 발표한다.
한국은 오는 11월 13일 사우디아라비아, 17일 카타르와 카타르 도하에서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지난 9~10월 4경기를 통해 선수단을 점검했던 모레노 감독에게는 두 번째 소집이자 기존 계약상 마지막 일정이다.
지난 소집에서 한국은 에콰도르를 3-0으로 꺾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우루과이에 1-4로 완패했다. 이후 베네수엘라와 0-0으로 비겼고 우즈베키스탄을 2-0으로 제압하면서 2승 1무 1패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성적만큼 관심을 모은 것은 선수단 구성과 활용 방식이었다.
모레노 감독은 첫 소집부터 기존 대표팀의 틀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김민수(레인저스), 박태준(김천 상무), 김건희(인천 유나이티드) 등 새로운 선수들을 발탁했고, 한동안 태극마크와 거리가 있었던 구성윤과 정승원도 불러들였다.
새로운 경쟁 구도를 만들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선택이었다.
특히 K리그에서 꾸준히 활약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이름값이나 과거 대표팀 경력보다 현재 소속팀에서 보여주는 경기력을 확인하겠다는 모레노 감독의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었다.
모레노 감독은 4연전이 끝난 뒤에도 이러한 기조를 이어갔다.
A매치 소집이 끝나자 K리그 경기장을 직접 찾으며 선수들을 관찰했다. 매주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기존 대표팀 자원뿐 아니라 새로운 후보들의 경기력과 활용 가능성을 점검했다.
단순히 첫 소집에서 선발한 선수들의 경기력을 다시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다른 선수들이 대표팀에 어떤 경쟁력을 제공할 수 있을지도 살펴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명단에 변화가 예상되는 이유다.
물론 새로운 선수가 합류한다고 해서 지난 소집에 이름을 올렸던 선수들이 낙제점을 받았다고 해석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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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노 감독은 첫 소집에서 30명을 불러 4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모든 선수가 충분한 출전 시간을 확보한 것은 아니었다. 김건희는 명단에 포함됐지만 실제 경기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정승원과 구성윤 역시 대표팀에 재합류했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 있었지만, 단 한 차례 소집만으로 향후 대표팀에서의 입지가 결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에는 중동 원정에서 두 경기만 치른다. 9~10월과 비교하면 경기 수가 절반으로 줄어들어 소집 규모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새로운 선수들이 합류할 경우 기존 선수 일부가 제외될 가능성도 있다.
이는 선수 개인의 능력에 대한 최종 평가와는 별개의 문제다. 모레노 감독 입장에서는 2027 아시안컵을 앞두고 최대한 다양한 선수의 기량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미 알고 있는 자원과 아직 직접 확인하지 못한 자원을 비교하면서 대표팀의 선택지를 넓히는 과정이다.
실제로 K리그에는 대표팀 재승선을 기대할 만한 선수들이 있다. 대표적인 인물은 FC서울의 문선민이다.
문선민은 올 시즌 K리그1에서 5골 8도움을 기록하며 서울의 공격에 힘을 보탰다. 지난 24일 강원FC와의 33라운드 경기에서는 선제골을 터뜨렸고, 서울은 같은 시간 울산 HD가 포항 스틸러스와 비기면서 10년 만의 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문선민은 측면에서의 빠른 돌파와 뒷공간 침투를 강점으로 삼는 선수다. 선발뿐 아니라 교체로 투입됐을 때도 경기 흐름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 가치가 있다.
마지막 A매치 출전은 지난해 7월 동아시안컵이었다. 문선민 역시 대표팀에 더 자주 발탁되고 싶었다는 뜻을 밝히며 태극마크를 향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전북 현대의 이승우도 관심을 모은다. 이승우는 올 시즌 전북이 다소 주춤하는 상황에서도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좁은 공간에서의 기술과 개인 돌파, 공격 전개 과정에서의 창의성을 갖춘 선수다.
감독이 바뀔 때마다 대표팀 복귀 가능성이 거론됐던 이승우가 이번에는 모레노 감독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소집에서 기회를 얻지 못했던 선수를 다시 살펴볼 가능성도 있다.
인천의 김건희는 모레노 감독의 첫 명단에 포함됐지만, 4경기 동안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모레노 감독은 최근 인천과 제주SK의 경기를 관전하며 김건희의 경기력을 확인하기도 했다.
김건희가 다시 발탁된다면 지난 소집에서 확인하지 못한 부분을 점검할 기회가 될 수 있다.
변수는 선수단 내부 분위기다. 지난 9~10월 소집에서는 손흥민을 비롯한 1992년생 선수들과 김민재, 황희찬, 황인범 등 1996년생 선수들 사이에 갈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부 선수들의 대표팀 은퇴설까지 불거지면서 경기 외적인 문제로도 관심이 쏠렸다.
다만 구체적인 갈등 내용이나 실제 은퇴 결정 여부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모레노 감독은 대표팀 내부의 문제를 보고받았다고 밝히면서도 "선수단 내부의 문제는 내부에서 풀고 절대 외부로 발설해서는 안 된다"라는 원칙을 강조했다.
새로운 선수의 발탁이 선수단 분위기를 환기하는 계기가 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자체가 내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라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이번 명단 발표의 핵심은 세대교체보다 경쟁과 점검에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
모레노 감독은 기존 대표팀의 틀을 모두 바꾸기보다 현재 활용할 수 있는 선수들을 폭넓게 확인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소집에서 선발한 선수들도, 이번에 새롭게 이름을 올릴 선수들도 같은 경쟁 선상에 놓일 수 있다.
모레노 감독이 A매치 휴식기 이후에도 K리그 현장을 꾸준히 찾은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정승원과 구성윤 등 지난 소집에서 선택받았던 선수들이 이번 명단에서 제외되더라도 그것만으로 대표팀 경쟁에서 밀려났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반대로 새로운 선수가 발탁된다고 해서 당장 주전 자리를 확보했다고 볼 수도 없다.
중요한 것은 선수들을 얼마나 다양하게 확인하고, 그 결과를 향후 대표팀 운영에 어떻게 반영하느냐다.
2027 아시안컵까지 남은 시간은 무한하지 않다. 기존 선수들의 기량과 역할을 확인하는 동시에 새로운 경쟁자들을 찾는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29일 발표될 '모레노호 2기' 명단은 이러한 점검 과정의 연장선이 될 전망이다. 지난 소집에서 누가 살아남고 누가 빠지는지뿐 아니라, 모레노 감독이 어떤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하려 하는지에 시선이 쏠린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