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캡틴 구자욱(33)의 방망이가 승부를 갈랐다.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 아리엘 후라도(30)는 한국시리즈(KS)에서도 에이스다운 호투를 펼쳤다. 삼성 라이온즈가 안방에서 KT 위즈를 꺾고 12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삼성은 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3차전에서 KT에 5-1로 승리했다.
수원에서 열린 1차전에서 7-8로 패했으나 2차전 연장 12회 혈투 끝에 3-2로 승리했던 삼성은 이날까지 2연승을 달리며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서갔다. 우승을 향한 유리한 고지도 점령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승 1패로 맞선 뒤 3차전을 승리한 팀이 우승한 사례는 18차례 중 16차례로, 비율로는 무려 88.9%에 달한다.
승리의 주역은 후라도와 구자욱이었다. 후라도는 7이닝 6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1실점으로 KT 타선을 봉쇄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2승을 거두고 MVP까지 차지했던 기세를 한국시리즈에서도 이어갔다.
타선에서는 구자욱이 결정적인 순간 해결사로 나섰다. 2회말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는 대형 2타점 3루타로 승기를 가져왔다. 8회말에는 박승규가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0m 솔로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반면 KT는 선발 소형준(25)이 6이닝 3피안타 5볼넷 6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정규시즌 삼성전에서 2승 무패를 기록했지만, 이날은 초반 제구 난조를 극복하지 못했다. 타선에서도 김현수와 샘 힐리어드의 멀티히트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활로를 찾지 못했다.
한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는 2만 3550명의 만원관중이 몰리면서 포스트시즌 49경기 연속 매진 기록이 쓰였다. 2023년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시작된 기록으로, 한국시리즈만 따지면 2022년 1차전부터 24경기 연속 매진이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는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12경기 연속 매진으로 누적 관중은 25만 2500명이 됐다.
이날 KT는 김민혁(좌익수)-안현민(우익수)-김현수(1루수)-샘 힐리어드(중견수)-장성우(지명타자)-김상수(2루수)-류현인(3루수)-조대현(포수)-장준원(유격수)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소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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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맞선 삼성은 김지찬(중견수)-김성윤(우익수)-구자욱(지명타자)-최형우(좌익수)-르윈 디아즈(1루수)-김영웅(3루수)-이재현(유격수)-류지혁(2루수)-강민호(포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아리엘 후라도.
초장부터 점수가 났다. 1회초 선두타자 김민혁이 우익선상 2루타로 출루했다. 안현민이 우익수 직선타, 김현수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으나, 힐리어드 3구째 커브를 걷어오려 중앙 담장 최상단을 직격하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쳤다.
물 오른 삼성 타선은 곧장 경기를 뒤집었다. 1회말 선두타자 김지찬이 중전 안타, 구자욱이 볼넷을 골라 나갔고 최형우가 좌전 1타점 적시타로 1-1 균형을 맞췄다. 2회말에는 이재현, 류지혁이 볼넷으로 나갔다. 강민호가 초구 번트에 실패해 아웃됐지만, 김지찬이 다시 볼넷을 고르면서 모든 베이스를 채웠다.

김성윤이 유격수 쪽 깊은 땅볼 타구로 3루 주자를 홈까지 불러들였고, 구자욱이 우측 담장 상단으로 향하는 대형 2타점 적시 3루타로 점수 차를 벌렸다. KT의 4-1 리드. 이때 안현민이 담장에 부딪히고 착지하는 과정에서 발목을 접질리면서 한동안 경기가 중단됐다. 안현민은 간단한 치료 끝에 경기장에 남았다.
이후 양 팀 투수들의 호투 속에 팽팽한 0의 행진이 펼쳐졌다. 소형준은 3회부터 6회까지 삼진 4개를 솎아내는 등 13타자 연속 범타로 긴 이닝을 책임졌다.
그보다 압권의 투구를 보여준 것이 후라도였다. 후라도는 7회까지 간헐적인 안타 4개를 허용했을 뿐, 108개의 공을 던지며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완성했다.
KT는 7회초 1사에서 대타 장진혁의 우익선상 2루타로 마지막 찬스를 잡았다. 여기서 부상으로 빠진 최원준과 이정훈을 차례로 대타로 내 득점을 노렸으나, 각각 유격수 뜬공, 1루 땅볼로 물러나며 끝내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오히려 삼성이 8회말 1사에서 박승규가 좌중간 담장을 살짝 넘기는 비거리 120m 솔로포로 쐐기를 박았다. 이제 두 팀은 7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한국시리즈 4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