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빌라 외 가평 연수원, 울산 사옥 등 부동산 가치만 1000억원 웃돌아
동양그룹 사태로 어려움에 빠진 동양증권이 M&A(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불완전판매 등으로 기업 가치가 많이 훼손됐다는 지적이 많지만 알짜 부동산이 많아 인수 매력은 충분하다는 분석도 있다.
23일 금융투자 및 산업계에 따르면 동양증권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빌라와 경기도 가평 동양증권 연수원, 옛 현대울산종금 사옥 등 다수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위치한 '라테라스 한남'은 지난해 ㈜동양이 짓다 미분양되자 동양증권에 약 1000억원에 매각했다. 당시 동양그룹은 유동성 위기에 빠져 '라테라스 한남'을 매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2010년 말에 완공된 경기도 가평 동양증권 연수원은 동양증권 설립 당시 이혜경 동양그룹 부회장 지휘로 착공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연수원은 부지 선정에서부터 완공까지 이 부회장이 전두지휘하면서 애착을 보였던 곳"이라며 "부지와 건물가 등 정확한 가치를 추산할 수는 없지만 수백억원은 족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남구에 위치한 옛 현대종금 사옥도 동양증권 소유다. 동양증권은 2001년 동양종금 시절 종금업계 최초로 동종업종인 현대울산종금과 합병하면서 이 건물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건물의 가치도 수십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M&A 전문가들은 비업무용 자산 가치가 높다는 점이 동양증권의 잠재적 매수자들에게 매력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동양그룹 사태로 타격을 심하게 받긴 했지만 동양증권의 영업 기반 역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동양증권의 트레이드마크 상품인 자산관리종합계좌(CMA) 잔고는 지난 6월 말 7조6000억원에서 9월 말 3조2000억원으로 급감했지만 우량한 곳에 인수될 경우 훼손된 영업기반을 복구할 수 있는 기본기가 충분하다고 보는 의견이 많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그룹 리스크로 CMA 잔고가 줄고 고객이 떠나고 있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크게 걱정할만한 부분이 아니다"라며 "인지도가 좀 있고 재무가 튼튼한 곳이 인수한 이후 정상적으로 영업력을 되찾으면 지금의 손실분을 만회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곳이 동양증권"이라고 말했다. 우수 인력 일부가 이탈하긴 했지만 동양증권의 맨파워는 여전히 탄탄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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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 제기하는 불완전판매에 따른 소송 리스크가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IB(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소송으로 증권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생길 수 있지만 인수 전체 판도를 흔들만 큼의 규모는 아닐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동양증권의 현재 시가총액은 3100억원 수준.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지 않은 매각가는 1500~2000억원 사이에서 형성될 것으로 IB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매각가가 이 정도 수준으로 거론된다면 인수전에 뛰어들 후보는 충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현재 진행되고 있는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후보들이 참여할 것 가능성이 높다. 우투증권 예비입찰에 응한 곳은 KB금융, 농협금융, 사모펀드 파인스트리트 등 3곳.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증권사 인수를 통해 대형화를 계획했던 대신증권도 동양증권에 관심을 가져볼 수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동양그룹의 최대주주 입지가 현격히 위축되면서 매각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일가를 포함해 동양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동양증권 지분율은 24.71%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