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실적에도 반도체 이달 들어 마이너스 수익률
"유가, 금리 압박 완화되면 눌려있던 모멘텀 유입"

지난 9월 코스피를 이끌던 반도체 포함 정보기술(IT) 업종이 10월 들어 주춤한다. 8월엔 순환매(매수세의 순차적 이동), 9월엔 반도체가 시장을 주도했다면 10월 들어선 주도 업종을 찾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호재가 사라졌다기보단 금리와 유가 압박이 국내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한다.
12일 금융정보 플랫폼 에프엔가이드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코스피 대장주 반도체 종목이 포함된 IT 업종의 이달 수익률은 -(마이너스)3.23%로 2개월여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IT업종뿐 아니라 산업재 -6.07%, 금융 -3.94%, 경기관련소비재 -2.46%, 건강관리와 커뮤니케이션서비스 각각 -2.33% 등의 결과를 보이는 등 이달 대부분 업종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 전체 수익률도 마이너스 흐름이다. 극심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쏠림으로 지수가 -22.19%나 떨어졌던 지난 7월 이후 2개월여 만이다.
지난달엔 에너지(4.97%)와 IT 업종(4.22%)이 버텨주며 박스권이긴 했지만 코스피가 0.26% 올랐다. 두 업종만 플러스 수익률을 내며 하방을 지지했다.
에너지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전력 이슈로 엮여 최근 반도체 유관 업종으로도 분류된다. 반면 경기관련소비재 -12.89%, 커뮤니케이션서비스 -8.73%, 소재 -7.73%, 필수소비재 -7.71%, 건강관리 -7.44% 등 반도체와 에너지를 제외한 전 업종이 9월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사실상 반도체와 반도체 관련 업종이 버텨주면서 코스피가 박스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소재(16.85%), 에너지(13.85%), 산업재(10.59%) 등이 두 자릿수 수익률을 내며 순환매가 지수를 이끌었던 8월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8월엔 순환매가, 9월엔 반도체가 하방을 지지했다는 것이 국내 자본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문제는 10월 들어 시장 버팀목이 됐던 반도체주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8일 발표한 3분기 잠정실적에서 역대 최대인 107조원이 넘는 분기 영업이익을 냈음에도 당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2% 넘게 빠졌고 이날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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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이 좋은데도 반도체 주가가 내리면서 시장의 고민도 커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업황 개선 기대가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상황에서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실적 호조뿐 아니라 외국인 수급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 자본시장 전문가들 의견이다. 하지만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한쪽 축이 기울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은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 8조원가량을 순매도 중이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만 5조원 넘게 순매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도주인 반도체 슈퍼사이클 내러티브를 둘러싼 시장의 고민이 해소되지 못한 것을 부인할 수 없다"며 "AI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엄격해지고 있음을 재확인했고 3분기 실적 시즌에서 이익의 질(수익성, 매출인식 속도 등)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질 것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호재가 사라졌다기보다는 금리, 유가 압박에 가려진 상황"이라며 "압박이 완화될 경우 꾹 눌려 있는 호재 모멘텀이 강하게 유입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