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1,223,000원 ▼71,000 -5.49%)가 4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당초 계획보다 약 한 달 앞당겨 마무리하면서, 대형 반도체주에 대한 수급 공백 우려가 한층 짙어지고 있다. AI(인공지능)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의 순매도세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달 말 SK하이닉스가 내놓을 추가 주주환원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22일 코스피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7만1000원(5.49%) 하락한 122만3000원에 정규장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장 초반 보합권에 머물렀으나, 기관의 강한 매도세와 자사주 매입 공백에 밀려 전 거래일 상승분을 모두 내줬다. 지난 21일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7만1000원(5.81%) 오른 129만4000원에 마감했다.
업계는 수급 공백이 SK하이닉스 하락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 부장은 "수급 완충력이 약화된 상황 속에서 기관의 순매도에 코스피 전반이 약세"라며 "특히 반도체 업종은 전일 반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개월간 SK하이닉스 수급은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이 떠받쳤다. SK하이닉스는 지난 8월 19일 자사주 2407만주, 40조43억4000만원을 취득한 뒤 전량 소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발행주식의 약 3.3%며, 국내 상장사의 자사주 소각 중 최대 규모다.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8월 20일부터 지난 21일까지 매 거래일 40만~65만주(약 6000억원~1조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지난 21일까지 계획했던 2407만주 중 98.43%를 사들이며 사실상 자사주 매입을 끝냈다. 당초 자사주 매입 기간은 지난 8월 20일부터 오는 11월 19일까지로 공시됐으나, 예정보다 한 달 이르게 종료됐다.
자사주 매입 기간 SK하이닉스는 기관과 외국인, 개인의 순매도 물량을 떠안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월 20일부터 지난 21일까지 기관과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2조6812억원, 25조6628억원 순매도했다. 개인도 11조2621억원을 팔았다. 반면 자사주 매입을 포함한 '기타법인'은 39조6687억원을 순매수했다.
실제 SK하이닉스 주가는 기타법인 순매수 규모를 따라 움직였다. 기타법인이 1조원대 순매수를 유지하던 지난 8월 20일부터 지난 1일까지 SK하이닉스 주가를 횡보세를 보이다, 기타법인 순매수가 7000억원 이하로 떨어진 지난달 6일부터 우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자사주 매입이 진행된 41거래일 중 외국인이 순매수한 날은 단 9거래일뿐이다.
독자들의 PICK
지금 2,442명 읽는 중
증권가는 외국인 수급 회복과 SK하이닉스의 추가 주주환원책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외국인 수급이 회복되고 추가 자사주 매입이 있을 경우 주가 반등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21일부터 2거래일 연속 SK하이닉스를 순매수하고 있다. 순매수 규모는 지난 21일 1909억원, 이날 454억원이다. 앞서 지난달 17일부터는 18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서기도 했다. 해당 기간 누적 순매도 규모는 16조2000억원이다. 추세적 수급 개선으로 해석하기는 어렵지만, 강한 매도세는 다소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5일까지 12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누적 7조8000억원 규모 순매도했던 외국인이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4거래일 연속 순매수한 점으로 보아 국내 증시 수급 주체였던 외국인의 반도체 집중 매도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수급 개선으로 단정하기는 이른 감이 있지만, 국내 증시 급락의 수급 주체였던 외국인의 반도체 집중 매도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기대감이 큰 것은 오는 28일로 예정된 SK하이닉스 3분기 실적발표다. 업계는 이날 SK하이닉스가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8월 19일 발표된 주주환원 정책에서 FCF(잉여현금흐름)에서 CAPEX(설비투자)를 제외한 금액의 50% 이상을 주주환원에 사용하겠다고 했는데 2026년 기준 최소 90조원 수준으로 추정한다"며 "이미 집행한 40조원 이외에 4분기 중 추가로 자사주 매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