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전 변전소에 국내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의 NPU(신경망처리장치)가 투입된다. 국산 AI(인공지능) 반도체 성능지표인 'K-Perf'도 처음으로 실험실을 벗어나 실제 산업 현장에서 도입 여부를 판단하는 검증 기준으로 활용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일 경기 성남 리벨리온 본사에서 한국전력공사, 리벨리온,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K-Perf 활용 국산 AI반도체 기반 전력분야 AI 영상분석 기술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한전은 기존 변전소별로 분산 운영하던 AI 영상분석 인프라를 NPU 기반 통합 관제 시스템으로 전환해 시범 운영한다. 한전이 전력 현장 시범운영과 활용모델 개발을 담당하고 리벨리온은 NPU 성능 최적화와 기술지원을 맡는다. TTA는 실제 전력현장 운영환경을 반영해 성능과 신뢰성을 검증한다.
핵심은 국산 AI반도체의 성능을 실제 운영 환경에서 확인한다는 점이다. 단순한 칩 자체 연산성능을 비교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 영상분석 과정에서 처리 성능과 안정성, 비용 절감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본다.
특히 지난해 마련된 K-Perf가 실제 수요기업의 AI반도체 도입 과정에 활용되는 첫 사례다. K-Perf는 수요기업이 국산 AI반도체의 성능을 객관적으로 비교하고 도입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마련한 지표다. 지난해 12월 15개 수요·공급기관이 참여해 실제 사용 환경을 중심으로 측정 모델과 시험 조건, TTFT(첫 토큰 생성시간)·TPOT(출력 토큰당 소요시간)·TPS(초당 처리량) 등 세부 지표를 정했다.
과기정통부와 TTA,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은 지난 6월 국산 AI반도체 2종을 대상으로 AI 챗봇과 문서 검색 등 생성형 AI 서비스 환경에서 K-Perf 시범 검증을 진행했다. 이번에는 검증 대상을 전력 현장의 AI 영상분석으로 넓힌다.
정부는 한전 실증이 국산 AI반도체의 공공·산업 분야 확산 여부를 가늠할 레퍼런스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국산 NPU 업계의 과제 중 하나가 칩 성능 자체를 넘어 실제 수요처에서 장기간 운용한 사례를 확보하는 것이었던 만큼 이번 실증 결과가 향후 다른 공공기관의 도입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도규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수요기관과 공급기업이 하나의 기준으로 성능을 논의하는 체계가 현장에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며 "국가 전력망을 책임지는 한전이 변전소 AI 영상분석 실증에 K-Perf를 활용하는 만큼 다른 수요기관으로 확산되는 데 강력한 레퍼런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