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재발급 때마다 수수료·운영시간 한정 온라인개통
소극적 대응에 확산 지연… 이달중 조건별 무료화 등 발표

정부가 이달 중 'e심'(eSIM·기기 내장형 디지털 유심) 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e심이 실물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보다 편리한 기술임에도 이동통신사들의 소극적인 대응으로 국내 사용자 편의가 등한시됐다는 지적이 도입 후 4년간 지속돼서다.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신업계에서 제출받은 자료와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전체 이동통신 시장에서 e심의 점유율은 8월말 기준 5% 미만에 그쳤다. 이통3사는 구체적인 점유율을 공개하지 않았다. 알뜰폰 시장에서는 미디어로그의 e심 사용자가 약 113만4200명(점유율 3.5%)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LG헬로비전 73만9000명(3%), SK텔링크 71만7600명(4.2%) 순이었다.
e심은 스마트폰에 내장된 칩에 가입자 정보를 내려받아 사용하는 방식이다. 실물 유심을 장착할 필요가 없고 온라인 개통도 가능하다. 최초 발급비도 2750원으로 유심(7700원)보다 저렴하지만 사용은 좀처럼 늘지 않았다.
가장 큰 걸림돌은 재다운로드 비용과 번거로운 개통절차다. 국내에서는 기기를 바꾸거나 실수로 e심 프로파일을 삭제해 다시 내려받을 때마다 2750원을 내야 한다. 휴대전화 교체주기가 짧거나 요금제 이동이 잦은 알뜰폰 사용자에게는 e심보다 실물 유심이 저렴한 기현상도 발생한다.
온라인 개통이 가능하지만 운영시간 제한도 있다. 해외에선 대부분 e심 재다운로드를 무료로 제공하고 사용자가 언제든 셀프 개통이 가능한 구조인 것과 대조된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e심 온라인 발급시 수수료 무료(일본), 최초 발급 1회 부과 후 기기변경시 수수료 무료(프랑스) 등의 방식을 제안했다. 하지만 통신사들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의 경우 가입비·개통비·사무 수수료 등으로 비용을 회수해 국내와 단순비교하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석현 서울YMCA 시민중계실장은 "e심의 장점은 편리함인데 한국에서는 오히려 유심보다 불편하고 비쌀 수 있어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며 "이통사들의 유심 매출이 적지 않고 3사 독점구조여서 사용자 편의를 위한 경쟁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사용자의 불편을 줄이고 알뜰폰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e심 제도의 전면개편을 추진키로 했다. 이달 중 e심 수수료 인하와 재다운로드 등 조건별 무료화, 개통시간 확대, 셀프 개통절차 간소화 등을 담은 활성화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