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스타트업 '달타냥' 크라우드펀딩으로 古城 사들여 복원…누구나 50유로 투자해 지분 확보 가능

프랑스 소설가 알렉상드르 뒤마가 루이 14세 시대를 배경으로 쓴 '삼총사'의 주인공 달타냥은 실존했다. 루이 14세의 심복으로 활동하며 많은 공을 세웠다. 평민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프랑스 북부 노르주(州) 주도 릴의 영주에까지 올랐다. 1673년 네덜란드와의 전쟁에서 전사하기 약 6년 전이었다.
달타냥이 죽은 지 350년 가까이 흘렀다. 지금 프랑스에서는 새로운 '달타냥'이 나타나 활동 중이다. 고성(古城)이나 저택을 보호하는 것이 주요 임무다. 프랑스에서는 19세기 이전에 지어진 성이나 호화 주택이 수만 채에 달하는데, 도심에서 멀고 관리가 어려워 방치되는 곳이 많다. 달타냥은 이렇게 버려지진 유적을 사들여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는데 힘쓰고 있다.
과거와 달리 현재 활약하는 달타냥(Dartagnans.fr)은 검객이나 기사는 아니다. 크라우드펀딩이라는 신기술로 무장한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이다. 달타냥은 주인이 내버려뒀거나 부동산 시장에 매물로 나온 고성을 사들여 재단장한다. 이를 위한 자금은 온라인을 통해 마련한다. 세계 누구라도 최소 50유로(약 6만4000원)를 내면 역사적 가치를 지닌 고성이나 저택 '일부'의 주인이 될 수 있다.
달타냥은 프로젝트별로 자금을 모집하고 단순주식회사(SAS·Societe par Action Simplifiee)를 세워 투자자에 지분을 분배한다. SAS는 일종의 유한책임회사로 설립과 경영이 매우 쉽고 단순한 것이 특징이다. SAS 주주가 되면 직접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지분만큼의 권리를 대표자에 위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달타냥이 비영리 고성복원단체 '어답테 운 샤또'(Adopte Un Chateau)와 진행 중인 '샤또 비브락'(CHATEAU DE VIBRAC·샤또는 고성 또는 저택이라는 의미) 프로젝트는 모두 5단계로 구성된다. 최종 모금 목표는 60만유로(약 7억7400만원)다. 1단계로 10만유로를 모아 샤또 비브락을 구매하고, 8만유로가 더 모이면 복원을 시작한다.
총 누적금액이 32만유로에 도달하면 샤또 비브락을 중심으로 거대한 영지를 농장과 정원으로 바꾸는 작업이 진행된다. 4단계와 5단계에서는 방문객을 위한 접객시설을 만들고, 주변 3개 섬과 성을 잇는 다리 건설도 추진된다. 기업 워크숍이나 결혼식 등을 위한 다용도 시설과 펜션 같은 접객용 건물도 세워진다.
23일(현지시간) 현재 샤또 비브락 프로젝트 모금액은 약 35만6000유로(약 4억6000만원)으로 4단계 작업이 가능한 수준이다. 세계 72개국 3772명이 투자했다. 투자자는 평생 샤또 비브락을 무료로 방문할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된다. 영지 한쪽 농장 일부에 자신의 이름을 새길 수도 있다. 실제로 프랑스 고성을 보유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지만, 소멸할 위기에 처한 프랑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살린다는데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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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맹 델라우메 달타냥 창업자는 미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고성을 살 때는 여행지로서의 잠재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중점적으로 검토한다"면서 "샤또 비브락은 100년 이상 버려져 있었지만, 작은 금빛 보석 같은 곳이다"고 말했다.
달탸냥이 2017년 크라우드펀딩으로 사들인 프랑스 중서부 레 뜨화-무띠에 지방의 모트-샹더니(Mothe-Chandeniers) 성은 이미 복원과 단장을 끝내고 일반에 공개됐다. 13세기 지어진 모트-샹더니성은 80여년 전 큰 화재 이후 방치돼았다. 그러나 복원을 거친뒤 지금까지 1만5000명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갈 정도로 명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