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제조업체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가 '인공지능(AI) 대모'로 불리는 페이페이 리가 이끄는 월드랩스를 82억달러(약 11조원)에 인수한다.
2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AMD이 전액 주식 교환 방식으로 AI스타트업 월드랩스를 인수하기로 했다. 설립자인 페이페이리는 AMD의 수석 부사장겸 최고과학책임자(CSO)로 합류한다.
페이페이 리는 컴퓨터 비전 분야의 기반이 된 데이터베이스 이미지넷(ImageNet) 프로젝트를 주도하며 'AI 대모'라는 별칭을 얻었다. 지난해부터 AMD 칩으로 자사 모델을 학습시켜 온 그는 "특화된 하드웨어 없이는 AI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AI 개발에 있어 반도체 기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월드랩스는 2024년에 설립돼 약 7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AI를 이용해 3차원 물리적 세계를 생성하고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공간지능(spatial-intelligence) 이른바 '월드모델'을 개발한다. 로봇 공장이나 차량 등 실제 환경에 배치되기 전에 AI로 구현해 물리 법칙을 먼저 학습하는 데 주로 사용된다.
앞서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월드랩스의 '마블' 모델을 활용해 사진 몇 장으로 3D 장면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시연한 바 있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이용한 것과 달리 월드랩스는 이미지, 비디오 등 물리적 데이터를 활용한다. 수 CEO는 "차세대 AI를 위한 컴퓨팅 플랫폼을 구축하려면 모델이 어떻게 진화하는지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는 AMD가 AI칩 개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반도체 업계는 AI 데이터센터의 핵심부품인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차세대 AI칩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AMD 경쟁사인 엔비디아는 지난해 기존 하드웨어보다 빠르게 실행할 수 있는 특수 가속기 칩을 개발한 스타트업 그로크(Groq)를 200억달러에 인수했고 올해 출시한 신제품에 해당 기술을 적용했다.
AMD도 지난달 특수 칩 회사인 탈라스(Taalas)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피지컬 AI와 로봇 등 신흥 분야가 등장하면서 컴퓨팅 인프라 수요가 다양해지는 흐름을 염두에 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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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공학 분야 인재를 선점해서 AMD의 오픈웨이트형 AI모델 역량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도 읽힌다. AMD는 "미래 AI 모델을 지원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능력을 확장하고 인재를 확보하기 위함"이라며 "개방형 생태계에 집중하겠다"고 인수 이유를 밝혔다. 개방형 생태계란 코드, 학습 데이터 등을 공개해 누구나 수정·활용할 수 있는 AI 모델을 의미한다. 오픈AI의 챗GPT나 앤트로픽의 클로드 등 폐쇄형 AI모델보다 저렴한 비용이 특징이다.
AMD는 AI 훈련·추론의 핵심 부품인 GPU 수요에 힘입어 올해 들어 주가가 3배 상승했다. AI 에이전트의 확산으로 중요성이 다시 높아진 중앙처리장치(CPU) 기대감에 최근에는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