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망 24시간 레이스가 열리기 직전 관중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드라이버들을 격려하고 있다.](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06/2006/06/2006061910183675936_1.jpg)
"우우~~~~~~~웅, 우우~~~~~~우!"
경주차들이 트랙을 박차고 질주하자 숨죽이고 있던 관중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독일 월드컵이 한창인 17일(현지 시간), 유럽에는 또하나의 전설이 시작되고 있었다.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215km 떨어진 조그만 시골 마을 르망에서 열리는 '르망 24시간 레이스(24 Heures du Mans)'가 바로 그것.
르망 24시간 레이스가 열린 지난 17~18일 이틀간 르망시는 경주차의 찢어지는 굉음과 관중들의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오후 5시부터 시작된 경주는 밤을 거쳐 다음날 오후 5시까지 하루 꼬박 걸렸다. 한 밤중에도 트랙을 밝힌 가로등과 경주차의 굉음으로 인해 도시는 잠들지 못했다.
레이스가 시작되기 전날인 16일 오후부터 도시를 찾은 수많은 사람들로 인해 인산인해였다. 대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레이스를 보기 위해 온 유럽에서 30여만명이 몰려들었다고 한다. 월드컵이라는 세계적인 축제도 이들을 유혹하지 못했다.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에 이들은 월드컵을 마다하고 이곳으로 달려왔나?
1923년 첫 대회가 열린 르망 24시간 레이스는 13.65km의 서킷을 3명의 레이서가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주행하는 경기. 차량의 성능은 물론 내구성과 안정성이 승부를 가르는 극한의 자동차 경주다.
하지만 시속 300km가 넘는 경주차를 몰고 하루종일 아무런 문제없이 완주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수많은 차들이 하루가 가기 전에 완주를 포기하는 경기가 바로 르망 24시간 레이스다.
따라서 르망 레이스에서 우승할 경우 차량의 내구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많은 완성차 메이커들이 목숨을 걸고 참여했다. 이런 점에서 르망 레이스는 자동차 기술개발의 역사이며 모터스포츠 발전사인 동시에 한계에 도전하는 사람들의 끝없는 도전 정신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승부는 레이스 시작 후 7시간이 지난 자정무렵 결정났다. 페스카롤로팀은 끝내 아우디팀을 따라잡지 못했다. 2대가 출전한 아우디팀은 1위와 3위를 차지했다. 2000년 이후 대회 6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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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에 아우디팀은 세계 최초로 디젤 엔진을 장착한 레이싱카를 선보여 이목을 끌었다.

아우디가 선보인 디젤 경주차 'R10 TDI'는 배기량 5500cc, 최대토크 112kgm, 출력 650마력을 자랑하는 괴물. R10은 최근 6년간 5번이나 우승을 차지한 R8 모델을 디젤차로 업그레이드한 것.
이날 경기 결과에 아우디는 잔치 분위기였다. 아우디는 이날 우승으로 엄청난 파급효과를 누리게 됐다. '세계 최강의 차를 만드는 회사'라는 막대한 홍보 효과는 물론 기술력까지 인정받게 된 셈.
그렇다면 아우디가 르망팀을 운영하면서 얻는 효과는 과연 얼마나 될까.
아우디 스포츠팀을 총책임지고 있는 볼프강 울리히 박사의 대답은 "정확한 금액은 밝힐 수 없다"였다. 그는 다만 "아우디가 모터스포츠에 투입하는 비용은 밝힐 수 없지만 홍보 효과는 그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설명했다.
잇점은 홍보 효과만이 아니다. 르망 레이싱카를 개발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양산차에도 적용하는 등 양산차의 기술력을 높이는 데도 활용하고 있다. '기술을 통한 진보'라는 아우디의 슬로건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실제 아우디의 대표적인 가솔린 엔진인 TFSI(터보차저 직분사) 엔진은 르망 레이스에서 5번 우승한 R8을 통해 농익었다. 아우디는 고성능 TFSI 엔진을 장착하면서 지난해 판매량은 전년보다 6.4% 증가하는 등 10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레이스에서 아우디팀은 가솔린 레이싱카를 앞서는 최고 속도를 자랑하는 등 아우디의 디젤 기술을 한껏 자랑했다.
르망 24시간 레이스 7회 우승자인 톰 크리스텐센은 아우디 'R10 TDI'로 르망 24시간 트랙을 3분31.211초만에 주파해 최고의 랩타임을 기록하며 가솔린 차를 압도했다.
아우디팀의 레이서 딘도 카펠로는 "솔직히 우리도 가솔린 차보다 빠르게 달릴 지 몰랐다"며 "더군다나 디젤 엔진을 탑재한 R10 TDI가 너무 조용해 운전하는 동안 졸릴 정도였다"고 말했다.
울리히 박사는 "디젤 엔진을 경주용차에 탑재하는 것은 일종의 도전"이라며 "이번 레이스는 어느 누구도 하지 못한 일을 해낸 것으로,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데에도 많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