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증시 과열 주범 따로 있었네

中증시 과열 주범 따로 있었네

박성희 기자
2007.05.21 10:13

정부기관이 투자나서 '쥐락펴락'…FT "개미들 비중은 20%"

중국 증시의 과열 우려가 높은 가운데 개인 투자자가 아닌 정부 기관이 증시 과열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제껏 개미들의 '묻지마 투자'가 거품을 일으킨다는 주장과 달리 실제로 증시를 쥐락펴락하는 것은 대규모 주식 매입에 나선 정부 산하 기관이라는 설명이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상하이시 주택관리 펀드 매니지먼트는 최소 3개 상장사의 최대 주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이 주택관리 펀드가 보유한 3개사 지분 규모는 7억8800만위안(1억달러).

펀드는 또 선전 증시의 항공, 전자, 에너지 부문 기업의 10대 주주에도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중국 상하이 아파트의 배수구 청소 및 엘리베이터 수리 등 주택 관리의 책임을 맡고 있는 공공기관이 주식에 대거 투자하고 있다는 것. 정부기관이 리스크가 높은 투자에 나서는 것은 불법인 데다 증시 폭락시 손실 위험이 커 주식 투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상하이 주택관리 펀드는 1990년대 공공주택 민영화로 설립된 상하이시 산하 기관으로, 아파트 구입 가격의 2%를 거둬 펀드 자금을 조성한다.

상하이 주택관리펀드는 빙산의 일각이다. 중국 증시 전문가인 프레이저 호위는 "전통적인 개념과는 다소 동떨어진 펀드매니저들이 유동주식의 절반에 달하는 2250억달러 상당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며 "특히 국영 기업과 지방정부를 포함한 중국 정부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상장사 주식은 최대 1250억달러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상하이증시가 지난해 131% 급등하는 동안 국영기업과 지방정부 산하기관, 경찰 및 군대 등 정부 기관이 중국 증시에서 상당한 양의 주식을 사들였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상하이증시가 50% 넘게 오르면서 이들 기관이 당장 주식 매각에 나선다면 엄청난 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FT는 "중국 정부가 기준금리 및 지준율 인상 등 긴축 정책을 잇따라 내놓은 데 이어 증시 과열을 억제할 일련의 조치를 강구하고 있지만 정부 기관이 대량 주식 매수에 나서 과열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틴커리 투자운용의 자회사인 MC차이나의 크리스 러플 공동 회장은 "지난해 말까지 담배회사 같은 국영 기업이 막대한 현금을 증시에 쏟아부었다"며 "이들은 주체할 수 없을 만큼 큰 돈을 가지고 있었고, 그 돈을 증시에 투자했다"고 전했다.

개인 투자자뿐만 아니라 정부 기관도 증시에 깊게 관여된 만큼 증시 과열 억제와 증시 폭락 등 부작용을 두고 증권 감독당국도 복잡한 이해관계에 직면해 있다고 FT는 전했다.

반면 순수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비중은 중국 증시의 20%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호위는 "중국의 개미 투자자들이 약 1000만~2000만명선일 것"이라며 "중국기업의 기업공개(IPO)에 투자한 중국인들도 상장기업의 보고서에서 합산해보면 5500만명이지만, 중복 투자를 감안하면 45만명에 불과하다"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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