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99도에선 끓지 않는다"

"물은 99도에선 끓지 않는다"

양병무 인간개발연구원 원장
2007.07.12 12:41

[행복한 논어이야기]불여구지호학(不如丘之好學)

공자를 따르는 제자는 3000명 정도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 중 측근에 있는 제자는 70명 가량 된다. 공자의 가르침 중에서 제자들에 대한 인물평은 흥미진진하다.

논어에서 다섯 번째 나오는 공야장(公冶長)편은 제자들에 대한 공자의 인물평이 진솔하게 묘사되고 있어 가히 인물평론집이라 해도 무방하다.

공자가 안회, 자공, 자로를 비롯한 10여명의 제자들을 냉철하게 평가한 후 자신에 대해서 마지막으로 한 마디를 한다.

공자는 제자들에게 “열 가구 정도의 작은 마을에도 반드시 나처럼 충직하고 신의를 중시하는 사람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만큼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십실지읍(十室之邑) 필유충신여구자언(必有忠信如丘者焉) 불여구지호학야(不如丘之好學也)”

공자는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충직과 신의임을 우선 내비치고 있다. 동시에 자신과 같이 생각하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을 것이라고 가정한다. 그러나 자신처럼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공자가 배우기를 얼마나 좋아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 아닐 수 없다. 공자에게는 호학(好學)은 취미였고 기쁨이었다. 호학에 대한 열정과 자신감과 당당함이 넘쳐난다.

매사에 겸손한 공자이지만 好學하는 자세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결연한 자세가 매섭게 느껴진다. 공자가 설파한 호학의 자세는 지식사회에서는 더욱 강하게 요구되는 덕목이 아닐 수 없으니 공자의 선견지명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 오늘날 好學하는 자는 누구인가. 먼저 교수와 선생님들이야말로 好學하는 것을 자존심으로 삼아야 한다. 학문을 닦는데 추호의 게으름이 있어서는 곤란하다. 학교사회에 호학하는 분위기가 지배할 때 국가의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

好學하는 자세는 또한 기업의 경영자들에게도 요구되는 덕목이다. 기업인이야말로 세계를 무대로 싸우는 무한경쟁의 전사들이다. 이들에게 배움은 실탄과도 같은 존재이다. 경영자들의 호학하는 태도는 책을 가까이 하는 데서도 찾아볼 수 있다. 성공한 경영자들의 공통점은 책을 친구처럼 생각한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본인이 책을 즐겨 읽을 뿐만 아니라 부하직원들에게도 책을 추천하고 책 읽기를 강조하고 있다.

아주그룹의 김재우 부회장도 好學하는 대표적인 경영자로 손꼽힌다. 그는 29세 삼성물산 초대 런던 지점장, 32세 사우디아라비아 1억불 수출 계약, 37세 삼성그룹 최연소 임원, 벽산그룹 부회장으로서 IMF외환위기 이후 1년 만에 워크아웃 탈출 등 경영계의 신화를 만든 사람이다.

그는 30대의 젊은이들에게 인생 선배로서 “물은 100도가 되어야 끊는다. 99도에서 멈추지 마라. 나는 100도로 끓도록 혼신의 열정을 쏟아 부었다”며 온 몸으로 젊음을 불태워서 도전하고 성취하라고 권면한다. 그러면서 책 읽기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생각의 틀을 확장하는 데 책 만한 매개체가 없는 까닭이다.

그는 한 달에 한 번씩 직원들에게 책을 추천하고 선물하면서 반드시 독후감을 쓰고 토론하도록 하고 있다. “처음에는 원고지에 적기조차 버거워하던 직원들이 차츰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데 익숙해졌고 이젠 내가 일러 주는 책은 물론이고 스스로 책을 찾아나서는 사람들까지 생겼다”며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것도 습관임을 강조한다.

지식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기본자세는 好學이다. 더욱이 리더에게 있어서 호학은 생명처럼 소중한 습관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다른 것은 몰라도 호학하는 자세만큼은 누구보다 자신있다”고 담대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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