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세금계산서로 낸 세금 환급해야"

"허위세금계산서로 낸 세금 환급해야"

양영권 기자
2007.07.26 06:00

서울행정법원, 적발된 '자료상' 세금 환급 청구 받아들여

물품이나 용역 제공 없이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주고 돈을 받는 이른바 '자료상'들이 허위 매출로 더 내게 된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세무 당국의 단속 강화로 최근 들어 천문학적 규모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유통시킨 자료상 적발이 잇따르는 가운데, 형사 처벌을 받은 자료상들의 세금 환급 청구가 줄이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정형식 부장판사)는 26일, 허위 매출세금계산서를 발행한 혐의(조세범처벌법 위반)로 사장이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는 J사가 "허위 세금 계산서에 근거해 더 내게 된 부가가치세를 환급해 달라"며 서울 용산세무서장을 낸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부가세 5억5000만여원을 환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가공거래는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이 없어 부가가치세 부과 대상이 아니다"며 "J사가 허위 매출세금계산서의 매출을 근거로 신고, 납부한 부가가치세에 대해 환급을 거부한 세무서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허위의 세금계산서에 터잡아 부가가치세를 신고, 납부한 행위를 민법상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불법의 원인으로 한 재산 급여'로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J사가 세금 납부 당시의 언동과 다르게 환급을 청구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될 정도로 심한 배신행위라고 할 수 없고, 과세 관청이 각 세금계산서에 따른 부가세 신고와 납부를 그대로 믿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보호받을 가치가 있는 신뢰라고 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허위의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별도로 조세범처벌법 등으로 처벌하고 있고, 허위 세금계산서를 교부받은 자가 그에 기초해 매입세액 공제를 받는 경우 가산세 부과 등의 제재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J사는 2003년부터 2005년까지 8억원을 받고 모 건설사에 16차례에 걸쳐 총 55억원 상당의 매출세금계산서를 발행해 줬으며, 해당 회계연도에 이 허위 세금계산서상의 매출액을 포함해 회사 매출을 계산,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했다.

J사는 이같은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 사실이 적발돼 대표이사 김모씨가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이후 세무서를 상대로 "허위 세금계산서를 바탕으로 이뤄진 매출에 해당하는 부가가치세를 환급하라"고 청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냈다.

한편 대법원은 대우그룹 계열사 등 분식회계 사실이 밝혀진 바 있는 기업들이 세무서를 상대로 "분식회계로 더 낸 법인세를 환급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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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권 논설위원

머니투데이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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