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선 날개 돋친 듯 팔리는데 국내 소비자에게는 소홀
미국 베니건스가 파산신청을 하는 등 패밀리 레스토랑의 매출이 주춤하고 있지만 맥도널드 등 패스트푸드 업체는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서민들의 얇아진 지갑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 쪽에는 상대적으로 관대하게 열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패스트푸드 점에서 정작 값싸게 이용할 수 있는 메뉴는 찾아보기 힘들다.
국내 패스트푸드 업계 1위인 맥도널드의 경우 미국에는 1달러짜리 ‘더블치즈버거’가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판매하는 치즈버거는 1,700원이다. 그마저도 쇠고기와 치즈가 두 장씩 들어있는 미국의 더블치즈버거와는 달리 우리나라에서 판매하는 치즈버거에는 각각 한 장 씩 밖에 들어있지 않다. 내용물은 절반밖에 되지 않으면서 가격은 50% 이상 비싼 것이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시장성, 인건비, 부동산 임대료 등을 고려한 가격이기 때문에 외국과의 가격차이는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같은 논리라면 서울에서 판매하는 햄버거와 지방에서 판매하는 햄버거의 가격도 차이를 보여야 하기 때문에 이 같은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확인 결과 서울 종로점이나 경남 밀양점이나 햄버거 가격에는 차이가 없었다.
그렇다고 미국의 1달러 버거에 버금가는 저가 햄버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1,300원 짜리가 있긴 하지만 내용물은 부실하기만 하다. 야채를 빼면 내용물은 고기 한 장이 전부다. 이 햄버거의 이름은 그냥 ‘햄버거’.
시민들도 이런 저가 햄버거에 대한 믿음이 없어 보인다. 서울 구로동에 사는 장지연(19) 양은 그동안 3000원 이상 하는 고가 햄버거에 익숙해진 듯 가격만 봐도 ‘맛이 없을 거란’ 생각이 든단다. 그것이 유명 패스트푸드 업체가 우리나라에 내놓고 있는 ‘최저가 햄버거’의 현실이다.
1300원짜리 최저가 햄버거는 매장 메뉴판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좋은 자리 큰 메뉴판에는 ‘전략, 인기 메뉴’가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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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의 한 관계자는 모든 메뉴가 다 메뉴판에 올라갈 수 있는 건 아니라며 매장의 공간에 따라서 조금씩 변경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공간상 제약이 덜한 홈페이지에서도 1300원짜리 ‘햄버거’는 찬밥신세다.
국내 소비자를 홀대하는 것은 비단 맥도날드뿐만이 아니다. 롯데리아도 ‘햄버거’라는 이름의 1200원짜리 메뉴가 있지만 그 역시 고기 한 장뿐인 건 맥도날드와 마찬가지다.
버거킹과 KFC는 가장 저렴한 버거가 각각 1900원, 2000원이다. 버거킹은 미국에서 작년 말 맥도날드의 1달러 더블치즈버거를 잡기 위해 같은 1달러 버거를 내놨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역시 맛 볼 수가 없다.
전 세계적인 원가 상승 고통 속에서 미국 맥도널드도 1달러짜리 더블치즈버거의 가격을 올려야 할지 치즈 한 장을 빼야할지 고민하고 있다. 1달러짜리 더블치즈버거가 1.1달러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이미 세계적인 뉴스거리가 되고 있다.
10센트라는 돈의 개념을 넘어 어려운 경제 상황을 비춰주는 하나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값싸고 알찬 1달러 버거를 마다할리 있을까. 소득보다 물가가 더 먼저, 더 많이 오르는 상황에서 우리에게는 알찬 저가 메뉴를 공급하지 않는 패스트푸드 업체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