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실물경제 파급 차단 총력전 이유는?

정부 실물경제 파급 차단 총력전 이유는?

이학렬 기자
2008.10.06 18:12

-성장률 하락 우려

-중소기업 위기→일자리 창출 안돼

-리먼사태 이후 잇따라 대책 마련

정부가 6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소집으로 긴급 은행장 간담회를 갖는 등 미국발 금융위기의 실물경제 파급 차단에 총력전을 펴는 것은 위기의 정도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달러 기근'으로 은행권과 수출 중소기업이 동반 부실해지면 '생산 축소→수출 타격→경상수지 적자 확대→외환 부족→고용 악화'의 악순환이 반복돼 한국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안기게 된다는 점에서다.

중소기업이 어려워지면 이명박 정부가 최우선으로 강조하고 있는 일자리 창출도 사실상 물건너가게 된다.

◇정부 '비상 계획' 가동=정부가 이례적으로 은행권에 해외자산을 팔아서라도 외환 유동성 확보에 나서라고 주문한 것은 시장에 만연한 '달러 부족' 현상과 그에 따라 증폭되는 우려를 최대한 줄이려는 임시 처방이다.

정부는 대신 가용 가능한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은행의 외환 유동성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정부가 누차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고 강조하고 있음에도 이날 원/달러 환율이 6년5개월만에 최고치인 1269원까지 치솟는 등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메시지 전달도 필요했다.

재정부는 외환시장 안정 목적의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 비상계획)을 가동하고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강 장관은 이날 국감에서 "지금은 비상계획 초기단계로, 모니터링(감시)해서 필요한 지원을 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2단계는 시장 기능을 상당히 상실했을 때 정부가 시장에 상당 부분 개입하는 것"이라며 "3단계는 사실상 준비는 하지만 일어나서는 안 되는 위기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재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은행권 통제에 나섰다는 것 자체가 시장 개입으로 볼 수 있다"면서 "향후 외환불안 상황에 따라 추가 비상계획 실행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무너질라=정부는 지난달 12일 리먼 브러더스 파산 신청 이후 이후 신용불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우선 한국은행을 통해 3조5000억원의 단기 유동성을 공급했고, 외화유동성 지원도 확대했다. 특히 지난주말 외국환평형기금 100억달러를 외환스왑시장에 지원키로 했고 수출입은행의 재할인을 통해 시중은행에 50억달러를 공급했다.

연말까지 주식시장에서 주식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고 하루에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는 한도도 1%에서 10%로 완화하는 주식시장 안정조치도 발표했다.

또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의 중기자금 공급액을 각각 2조원과 8000억원 확대하고 수출입은행도 5000억원의 자금을 풀기로 하는 등 '키코' 피해 대책도 내놓았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보증공급 규모는 44조3000억원에서 48조3000억원으로 확대된다. 신보는 덧붙여 연말까지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CBO) 1조원을 신규로 발행해 중소기업을 지원키로 했다.

그럼에도 시장에 '약발'이 좀처럼 먹히지 않자 사실상 '은행권 조이기'를 통한 직접 관리에 나섰다.

이렇게라도 '긴급 처방'을 하지 않으면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중소기업의 무더기 몰락과 경상수지 악화, 대량 실직 등의 최악의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경우 정부의 일자리 공급 확대 방침에 맞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채용 확대 계획도 말 그대로 '계획'에만 머물 공산이 크다. 고용이 악화되면 내수가 침체되고 이는 경기악화로 이어지게 된다.

재정부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무너지면 일자리 창출이 어렵기 때문에 정부는 외환보유액을 풀어서라도 수출 중소기업 구하기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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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렬 사회부장

머니투데이에서 사회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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