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게이츠, 회고록 출간 "어릴때 골칫덩어리, 대들어 찬물 끼얹기도"
세계 최고 부자이자 정보기술(IT) 거물인 빌 게이츠(사진)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어린 시절 어떤 아이였을까.
흔히 모범생이나 천재소년을 떠올리기 쉽지만 실상은 어머니에게 심하게 대들다 아버지에게 '찬물세례'를 받을 정도로 집안의 '골칫덩어리'였다.
◇빌, 모범생이 아니라 문제아?= 아버지 빌(윌리엄) 게이츠(부자 이름이 같다)는 다음주 회고록 출간을 앞두고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이번 회고록을 통해 아들이 어떻게 사춘기를 이겨내고 재능을 발휘하게 됐는지를 포함해 그동안 잘 안 알려진 소소한 일화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아버지 게이츠에 따르면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빌 게이츠의 어린 시절은 무척 유별나면서도 책을 유난히 좋아하는 매우 까칠한 아이였다.
특히 게이츠가 천재성을 발휘한 컴퓨터 분야로의 관심이 가족 위기의 결과로 생겨났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아버지 게이츠는 이른바 '물 사건'인 이 날의 일을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꼽았다.
아들 게이츠는 11살쯤 됐을 때부터 가족의 골칫덩어리가 됐다고 한다. 사사건건 불만이 많아진 그는 어머니에게 대드는 일이 잦아졌다.
12살이 된 아들 게이츠가 또 식사 자리에서 어머니와 심한 언쟁을 벌였다. 여느 때 같으면 그냥 넘어갈 아버지도 이 날만큼은 진력이 났다(fed up). 급기야 컵에 든 찬 물을 아들 얼굴에 끼얹고 말았다.
참전용사이자 변호사로서 늘 차분하던 아버지가 흥분했던 몇 안 되는 경우였기에 가족간 잊지 못할 사건으로 남아있다.
또 이 날을 기점으로 소년 빌의 태도도 달라졌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조용히 식사만 하고 제 방으로 들어가곤 했다.
부모는 결국 그를 치료 전문가에게 데리고 갔다. 소년 빌은 당시 상담원에게 "부모와 전쟁중"이라고 말했다. 상담원은 부모에게 아들에 대한 감독을 완화해줄 것을 조언했으며, 결국 그를 자유로운 분위기의 사립학교로 보냈다.
아들 게이츠는 이곳에서 컴퓨터를 발견하게 된다. 이후 그는 컴퓨터 사용을 즐기며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게 됐고, 이것이 훗날 그가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회사를 만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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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도 두손 든 독서광=아들 게이츠는 '월드 북 백과사전' 시리즈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을 정도로 어려서부터 뭐든 열심히 배우는 아이였다.
부모 역시 그가 원하는 책이라면 어떤 것이든 사줌으로 독서 욕구를 북돋워주곤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들이 책을 사람보다 더 좋아하는 점을 우려해 대인관계에 균형을 잡아주려 애썼다.
아버지 게이츠는 아들에게 파티 때 인사를 하도록 종용하고, 자신의 공식 연회 행사에서 웨이터 일을 하게 함으로써 책에 치우진 경향을 바로 잡아주려 노력했다.
다독을 생활화 한 아들 게이츠는 11살이 되면서 지적능력을 꽃 피우기 시작했다. 그는 부모에게 국제문제, 비지니스, 삶의 본질 등등에 대한 질문들을 쏟아냈다.
WSJ은 그것이 꼭 반가운 현상만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아버지는 아들의 토론 주제와 깊이에 대해 내심 놀라기도 했으나 "어머니는 이제 솔직히 말하자면 지겨워 했다"고 털어 놓았다.
◇빌게이츠 신화의 지원군은 가족= 올해 83세가 된 아버지는 현재 아들의 300억 달러 규모 자선재단의 공동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2005년 한 연설을 통해 "내 집에서 내 음식을 먹고 내 성을 쓰며 자란 소년이 미래에 내 고용주가 될 줄은 상상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아버지 게이츠는 최근 아들이 재단에서 전시간 근무를 시작하기 전까지 13년간 가족 중 유일하게 매일 재단에 출근한 인사였다.
일만 알던 빌 게이츠에게 나눔의 즐거움을 전해준 것도 아버지였다. 어머니가 숨진후 아들에게 자선 사업을 권했으며 아들은 이를 계기로 빌& 멜린다 재단을 설립해 세계 최고의 기부천사가 됐다.
멜린다는 부인 이름이지만 여기서 빌은 자신이 아니라 아버지 빌에게 헌정한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