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前대통령, 국회 안치…22일 장례미사

김 前대통령, 국회 안치…22일 장례미사

심재현 기자, 김지민, 송충현
2009.08.20 18:20

(종합)입관식 뒤 국회로…운구행렬 따라 시민들 눈물바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생전 '정치적 터전'인 국회에 이 세상 마지막 거처를 잡았다.

김 전 대통령은 서거 3일째인 20일 오후 임시 빈소인 연세대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입관식을 마친 뒤 병원을 떠나 국회에 마련된 공식 빈소에 안치됐다.

김 전 대통령의 입관식은 이날 오후 1시30분쯤 거행됐다. 입관예절은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유족, 측근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천주교 의식으로 약 15분쯤 진행됐다. 김 전 대통령이 생전 다니던 서교동 성당의 윤일선 주임 신부가 의식을 주관했다.

유족 측이 촬영해 언론에 공개한 입관식 영상에서 김 전 대통령의 표정은 평온했다. 두툼한 입술은 생전 모습 그대로였고 머리는 말끔하게 뒤로 빗겨져 있었다.

김 전 대통령이 안치된 관은 향나무 재질로 양 옆과 위에 대통령 문양인 봉황무늬가, 앞·뒤면에 무궁화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김 전 대통령 측 최경환 공보비서관은 "수의는 이 여사가 김 전 대통령 생전에 준비해 둔 것"이라고 밝혔다.

유족들이 차례로 김 전 대통령의 시신에 성수를 뿌리고 윤 신부가 분향 의식까지 마무리하면서 입관식은 마무리됐다.

이 여사는 이때 동교동 사저에서 자신의 자서전인 '동행' 앞표지 뒷면에 친필로 작성한 '작별 편지'를 공개했다. 이 여사는 "같이 살면서 나의 잘못됨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늘 너그럽게 모든 것을 용서하며 아껴 준 것 참 고맙습니다. 너무 쓰리고 아픈 고난의 생을 견딘 당신을 나는 참으로 사랑하고 존경했습니다"라고 썼다. 이 책과 함께 김 전 대통령이 즐겨 읽던 성경책, 이 여사가 쓰던 손수건과 직접 뜨개질한 배 덮개 등 4가지가 김 전 대통령 옆에 놓였다.

입관식이 끝난 후 김 전 대통령의 운구는 국장 절차에 따라 국회로 옮겨졌다. 당초 이날 오후 2시쯤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우천 등으로 국회에 빈소 설치 작업이 지연되면서 출발이 2시간가량 늦어졌다.

병원 안치실에서 영구차량까지는 권노갑, 한화갑, 김옥두, 한광옥 등 동교동계 인사와 김성재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관장, 안주석 전 청와대 경호실장, 정세균 민주당 대표, 정세연 전 통일부 장관,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박지원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운구를 맡았다.

장례식장 앞에 모여든 시민들은 경찰 통제선 밖에서 김 전 대통령의 가는 길을 지켜봤다. 운구행렬을 기다리며 2시간이 넘게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란 노래를 부르던 한 중년 남성은 더 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시민들 사이에선 울음소리가 터져 나오고 카메라와 핸드폰을 꺼내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길을 찍는 시민도 있었다.

운구차량이 국회에 도착하자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와 서갑원, 안희정, 박선숙, 김종률 의원 등 민주당 전·현직 의원 40여명과 한명숙 전 총리 등이 고개를 숙이며 맞이했다.

검은색 정장 차림의 다소 수척한 모습으로 부축을 받으며 발걸음을 뗀 이 여사는 태극기에 싸인 김 전 대통령의 운구가 운구차량에서 서서히 빠져나오자 어깨를 들썩였다. 아들 홍일씨는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운구 행렬을 따랐다.

11명의 의장대가 붉은 천으로 덮힌 김 전 대통령의 관을 제단 뒤 별도로 마련된 공간으로 안치했다. 김 전 대통령의 유해는 특수 제작된 유리관에 안치됐다. 유리관에 안치된 것은 서거한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이다.

오후4시40분 쯤 김 전 대통령의 유해가 안치된 후 4시53분 쯤 이 여사를 비롯한 유가족이 영전에 헌화했다. 이어 김형오 국회의장과 이윤성, 문희상 국회부의장, 국회 상임위원장단 및 여야 대표들도 헌화를 마쳤다.

헌화를 마친 이 여사는 15분가량 조문객들을 맞이했다. 이후 아들 홍업, 홍걸 씨와 손주들, 정세균 민주당 대표, 박지원 전 비서실장 등이 조문객들을 맞이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의 장례미사는 오는 22일 저녁 7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정진석 추기경 집전으로 진행된다.

천주교 신자인 김 전 대통령의 장례미사에는 유족대표로 김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전 의원의 부인 윤혜라씨가 참석하며 박지원 민주당 의원 고흥길 한나라당 의원 등 천주교 신자 국회의원 30여명도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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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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