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형 상장펀드, 손해봤는데 웬 세금?

폐쇄형 상장펀드, 손해봤는데 웬 세금?

임상연 기자
2009.12.06 16:09

기준가와 주가 괴리에서 비롯 "과세기준 변경 불가피"

정부의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대로 내년 7월부터 폐쇄형 상장펀드(이하 상장펀드)에 배당소득세가 부과될 경우 투자자가 매매로 손해를 봐도 세금을 내야하는 이중부담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예상된다.

6일 기획재정부는 내년 7월부터 상장펀드에 배당소득세를 부과하되 과세기준은 일반 펀드처럼 과표기준가를 이용한 보유기간 과세로 결정했다.

즉 투자자가 상장펀드의 주식(수익증권)을 매입한 시점의 과표기준가와 매도한 시점의 과표기준가를 비교해 세금을 매기겠다는 것이다. 매도 시점의 과표기준가가 매입 시점보다 높을 경우 매매차익(과표기준가 차액*좌수)의 15.4%를 배당소득세로 내야 한다.

문제는 상장펀드 중 ETF(상장지수펀드)를 제외한 폐쇄형(환매금지형) 펀드들은 주가와 과표기준가가 상이하게 움직인다는 것이다. 상장펀드의 주가는 하락해도 과표기준가가 오르거나, 반대로 주가는 상승해도 과표기준가가 내려가는 가격간 괴리현상이 발생하는 것.

일반 주식형펀드는 투자된 상장종목의 시장가격이 있기 때문에 펀드 기준가나 과표가 매일매일 투명하게 평가된다. 투자된 종목이 매일매일 활발히 거래되다 보니 기준가의 신뢰성도 높다.

그러나 폐쇄형 부동산펀드와 같은 상장펀드는 투자된 대상의 시장가격이 없다. 그러다보니 감정가나 기타 부동산가격 등을 종합해 가치를 추정해 기준가나 과표를 삼고 있다. 환금성을 위해 펀드를 상장시켜 놓고 있지만 ETF(상장지수펀드) 처럼 유동성 공급자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펀드 시장가격과 기준가가 장기간 크게 괴리되는 경우가 많다.

실례로 증시에 상장된 부동산펀드 중 가장 규모가 큰맵스리얼티1(6,980원 ▼20 -0.29%)는 지난해 금융위기국면인 8월부터 괴리가 커지기 시작, 12월초 주가는 기준가의 60% 정도에 불과하다. 기준가는 5000원정도로 평가되고 있지만 4일 종가는3095원이다. 부동산값이 주가에 후행하는 면도 작용해 지난해 11월에는 주가와 반대로 기준가가 올라가는 황당한 일도 생겼다.

이같은 상황에서 누군가 맵스리얼티1과 같은 상장펀드를 판다면 높아진 과표때문에 손해보고도 세금을 내야하는 황당한 일이 생긴다. 이와는 정반대로 상장펀드의 주가 상승으로 이익이 생겨도 과표기준가가 하락해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 문제도 발생한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상장펀드 중 폐쇄형 펀드는 유통과 발행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ETF와 달라서 할인 또는 할증돼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며 "또 유동성(거래량)이 적기 때문에 투자자의 현금화 욕구에 따라 과표기준가와 상관없이 주가가 크게 하락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예상되자 기획재정부는 뒤늦게 대책마련에 들어갔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소득세제과 관계자는 "상장펀드의 주가가 과표기준가를 반영하지 못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현재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펀드전문가들은 상장펀드의 과세기준을 바꾸지 않는 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펀드수탁회사 한 임원은 "일반 펀드처럼 과표기준가로 과세할 경우 문제 해결이 사실상 어렵다"며 "현재로선 단순히 상장펀드의 주식차익에 대해서만 과세하는 방법뿐인데 이는 펀드 과세가 아니기 때문에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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