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집단소송 살려낸 '승부사' 박윤배

증권 집단소송 살려낸 '승부사' 박윤배

김동하 기자
2010.01.20 09:40

[인터뷰]서울인베스트 대표, 쌍용차 인수+韓 '버크셔해서웨이'만들 것

"모두가 안된다던 집단소송에서 성공했습니다. 쌍용차도 성공할 겁니다"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53·사진)는 '승부사'다. 15년간의 '강성' 노동운동 을 통해 다져진 강단, 투자회사 대표로서의 차가운 머리, 그리고 누구보다 끈질긴 근성을 갖췄다. 주변에선 '잘못 걸리면 끝장'라는 말들을 한다.

상대가 두려워하는 만큼, 투자자는 신뢰하기 마련. 박 대표는 서울인베스트의 투자철학 1호가 바로 '신뢰'라고 말한다.

진성티이씨(16,320원 ▲820 +5.29%)의 분식회계를 이유로 국내 증시 역사상 처음으로 제기된 '증권관련 집단소송 1호'는 회사 측이 1700여명의 주주들에게 총 29억원을 배상키로 합의하면서 사실상 타결됐다. 이후 법원 최종 인가와 판결을 거치면 2004년 입법 후 4년반동안 사문화됐던 증권관련 집단소송이 처음으로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박 대표는 서울인베스트가 입은 투자손실과 1년간의 싸움에 비하면 총29억원의 배상액은 크지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죽어가던 집단소송을 살리고, 원만한 해결로 시장의 '신뢰'를 얻었다는 데 만족한다.

"한국 증시에서 주주권리 확보를 제도적으로 개선하는 중대한 전환점을 만들었다고 자부합니다. 벌써 집단소송 2호도 나오지 않았습니까(웃음)"

특히 적대적이 아니라 '친기업'적인 해결방식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성공적으로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집단소송도 결국 법을 통한 '경영'입니다. 서울인베스트는 시장에 능력과 신뢰를 보여줬고, 진성티이씨는 시장의 불신을 씻고 투명경영을 보여줬다는 측면에서 모두가 승자입니다"

그는 다음 타깃으로 쌍용자동차를 정조준하고 있다. 전직 노동운동가가 '악성 노사관계의 대표적 상징인쌍용차(3,395원 ▼35 -1.02%)를 살리겠다'고 발벗고 나선 셈이다.

"경영을 잘못해 망하는 기업, 분식회계로 망하는 기업, 노조 때문에 망하는 기업을 고치고 살리는 일이 내 전문입니다"

박 대표는 쌍용차 인수를 자신하고 있다. 경기도와 평택시가 약 2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고, 국민연금 등도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등 인수작업이 순항하고 있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2월 중순에 매각주간사를 선정한 뒤 오는 5월 우선협상대상자선정을 거쳐 7월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다. 박대표는 인수에 성공하면 쌍용차의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겠다고 밝혔다.

서울인베스트는 에이스일렉트로닉스의 소액주주대표로서도 경영진과 대립하고 있다.

"한국 증시가 많이 성장했지만 작전, 분식, 거수기 주주총회 등 주주들의 권리가 침해받고 있는 사례는 여전히 많습니다"

박 대표는 서울인베스트를 한국형 '버크셔 해서웨이'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와 같은 인수합병(M&A)전문 지주회사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올해 서울인베스트를 상장시킬 계획도 갖고 있다.

"금융위기 당시 버크셔 해서웨이를 살린 건 신뢰였고, 리먼브러더스를 죽인 건 불신이었습니다. 올해는 한국 증시도 정직과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지를 확인하게 되는 원년이 될 겁니다"

# 박윤배 대표와 서울인베스트는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는 서울 신진고교 졸업 후 15년간 노동 운동을 했다. 두 차례 투옥 후 사면복권됐다. 김문수 경기도지사, 박노해 시인, 이재오 전 한나라당 최고의원, 심상정 전 민주노동당 의원, 장기표 새정치연대 대표 등과 인연을 맺고 있다.

1993~1997년까지 5년간 대우그룹에 몸담았고, 1995~1997년 대통령자문 노사관계개혁위원회 공익위원, 1999~2002년 대통령자문노사정위원회 공익위원, 1999~2003년 대통령 임명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등 노동전문가로 활동했다.

2002년 자본금 25억원으로 투자회사인 서울인베스트를 설립했고, 동방 등에 투자하며 수십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현재 자산은 현금과 주식으로 200억원을 넘는다.

서울인베스트는 소액주주 기업가치 정상화 투자, 인수합병(M&A) 관련 투자, 사모펀드(PEF) 구성 및 운영, 사업 구조조정, 창의와 관련된 각종 사업 경영 자문을 주된 업무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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