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소유 골프장의 가치

대기업 소유 골프장의 가치

소정진 에이스회원권 애널리스트
2011.06.08 12:54

[머니위크]월간 골프회원권 시황읽기

지난해SK네트웍스(5,420원 ▼160 -2.87%)가 제주 핀크스와 부대시설을 2200억원에 인수했다. 이로써 SK는 2001년 계열사(성산개발)가 운영하던 일동레이크를 농심에 매각한 이후 9년만에 골프장을 다시 보유하게 됐다. 인수금액은 당초 업계에서 추정한 3000억원보다는 낮다. 여기에는 400여명 회원의 회원권 가치 약 550억원도 포함된 규모다. 골프장은 그룹 차원에서 바라던 골프장을 갖게 되고 기존의 회원들은 보다 안정적인 모기업을 얻게 된 셈이다.

◆직접 건설보다 골프장 인수·합병 많아

SK는 외환위기 이후 보유하고 있던 일동레이크를 농심에게 매각한 뒤 그룹 임직원들의 골프장 예약과 비즈니스 활용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한다. 이 같은 이유 때문인지 오너인 최태원 회장이 골프를 그다지 즐기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계열사 차원에서 골프장사업과 리조트사업을 과감히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지난해 초 부동산 관리사업과 리조트 개발사업을 정관에 포함시켜 대형 리조트개발에 착수했다. 그 전에 2007년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에 골프장 건설을 추진했으나 합작사인 NCC와의 법적분쟁 때문에 골프장 건설사업을 접은 바 있다. 이후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 인근의 메추리섬을 매입, 마리나항만과 리조트를 세울 계획이 있지만 골프장은 아직 요원해 보였다. 그러다 핀크스를 최종 인수함으로써 비로소 골프장을 보유하게 됐다.

기존 골프장의 주인이 바뀌는 경우는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먼저 모기업 부실로 인해 기존 기업이 자산 중 하나인 골프장을 매각하는 경우다. 이때 적당한 인수업체가 나오지 않는다면 해당 골프장 회원들이 매수 주체가 되어 주주제 골프장으로 바뀌기도 한다.

또 하나는 골프장 사업주의 필요에 따라 골프장을 매각하는 경우다. 이 과정에서 매각을 희망하는 골프장 사업주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인수업체를 기대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재무상태가 좋은 대기업에서 인수를 하기가 쉽다.

사실 아무리 자본이 있는 대기업이더라도 골프장을 새로 짓기에는 여러 가지 절차와 부담이 따른다. SK는 이미 미국 <골프다이제스트> 선정 세계 100대 골프장에 이름을 올린 명문 코스를 인수함으로써 비교적 손쉽게 골프장을 갖게 된 셈이다. 이처럼 대기업에서는 골프장을 소유하는 방법으로 직접 건설보다는 골프장 인수, 합병의 형태가 많아졌다.

그렇다면 대기업이 골프장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대기업은 사업상의 필요와 자체적인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골프장을 소유한다. 즉 골프장 영업을 통한 직접적인 수익창출보다는 그룹사 차원의 원활한 골프장 예약이 주된 목적이다. 법인회원권을 보유하고 있어도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다 예약을 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50대 그룹의 골프장 소유 현황을 살펴보면 절반 이상의 기업이 1개 이상, 많게는 5~6개의 골프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또한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재무구조가 튼튼한 중견기업들도 적지 않은 수의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

◆대기업 운영, 골프장·회원 양쪽에 득

현재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많은 골프장을 보유한 곳은 한화다. 프라자, 설악프라자, 제이드팰리스, 봉개프라자, 골든베이골프앤리조트와 일본에 있는 오션팰리스까지 총 126홀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은 국내 최고 명문이라고 불리는 안양베네스트와 가평베네스트, 동래베네스트, 안성베네스트 등 모두 108홀의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다. GS는 엘리시안강촌, 엘리시안제주를 운영하고 있으며 사천의 공사 중인 곳까지 합치면 모두 90개 홀을 갖게 된다.

이와 같이 국내 많은 수의 골프장이 대기업을 모기업으로 두고 있는데 그에 따른 골프장 회원은 어떤 장점이 있을까. 우선 입회금 반환시기가 도래했을 경우 시세가 분양가보다 낮게 거래되더라도 회원이 입회금 반납을 요청하면 상환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또한 대기업은 다양한 계열사 시너지를 바탕으로 골프장 관리와 직원들의 서비스 등에서도 일반 골프장에 비해 선진적 운영을 할 수 있다.

물론 단점도 있다. 임직원들의 예약이 집중되는 시기에는 일반 회원들의 예약률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룹차원에서 분산하여 골프장 예약을 관리하기 때문에 실제로 불편을 느끼는 부분은 그리 많지 않다.

해당 골프장 회원들의 입장에서는 기존 권리를 침해 받지 않는 경우라면 크게 관여하지 않겠지만 골프장의 사업주가 바뀌는 과정에서 예약 제한, 그린피 인상, 회원권 반환조건의 변동 등이 있다면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대기업에서 골프장을 인수한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기존 회원들에게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특히 현재와 같이 회원권시장이 약세일 경우 대기업이 골프장을 인수하면 회원권 대금 반환에 대한 불안감 해소 등 장점이 더 크게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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