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법원 판결 이후, 사내하도급에 관한 논란이 뜨겁다. 선거를 앞둔 정치권은 사내하도급을 규제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하고 있으며, 노동계는 이번 기회에 사내하도급 자체를 금지시키고 원청기업의 정규직 직접고용을 주장하고 있다. “2년 이상 근무한 사내하도급 근로자는 원청기업의 정규직”이라는 주장은 사업장에 큰 혼란을 주고 있다.
사내하도급은 기업간 업무 분업을 위한 생산방식의 하나이다. 이에 대해 무조건적인 부정적 시각을 갖는 것은 옳지 않다. 따라서 최근 판결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오해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
먼저, 이번 판결은 모든 사내하도급이 불법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이번 판결의 정확한 의미는 “불법파견으로 2년 초과시 직접고용”이라는 것이며, 이는 이전 판례의 원칙적인 입장이기도 하다.
즉 도급계약임에도 불구하고 원청기업이 직접적 업무 지시를 하는 경우라면 불법파견에 해당하고, 당해 사내하도급 근로자는 원청기업의 근로자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이번 판결은 일부 잘못 활용되고 있는 사내하도급계약에 한정된 판단이며, 여기에 적용된 고용간주규정 또한 법률이 강제로 고용관계를 형성한다는 위헌적 내용으로 인해 현재는 삭제된 상태이다.
둘째, 이번 판결은 이 사건 당사자에 국한된 개별적 판단에 불과하다. 이 판결에 따라 모든 사내하도급이 불법이 되고 원청기업에 직접고용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2명의 사내하도급 근로자 중 1명에 대해서는 기각 판결이 내려진 것을 보아도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계는 이번 판결을 확대 해석하여, 전산업으로 유사소송을 확산하려 하고 있다. 이미 2700여명의 사내하도급 근로자들이 원청기업을 상대로 실제 소송을 제기하였다. 그러나 사내하도급 활용은 각 업종은 물론 동일 업종내에서도 기업마다 매우 다양한 형태를 보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
더구나 고용부가 지난 2010년 하반기부터 작년 하반기까지 조선, 철강, 전자 등 8개 업종의 약 100여개 대표 사업장들을 점검했는데, 대부분 적법한 사내하도급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보더라도 획일적으로 모든 사내하도급을 불법으로 보려는 것은 잘못이다. 이처럼 오해에서 비롯된 집단소송으로 우리 노사관계가 혼란에 빠지고, 시간과 비용을 헛되이 낭비한다는 점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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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우리 법원이 도급계약상 지시를 지나치게 협소하게 판단하는 것 또한 오해를 부추기는 원인이다. 우리보다 앞서 독일 등에서도 이미 40년전에 불법파견 논란이 있었다. 독일도 과거에는 노무지휘권 행사 여부를 중시하였으나, 오랜 논의 끝에 사내하도급의 보편적 활용을 인정하고 있다. 외국의 앞선 논의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지 못한다면, 논란과 갈등만을 반복할 뿐이다.
넷째, 사내하도급을 불법으로 취급하고 사내하도급 근로자를 원청기업의 비정규직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문제다. 사내하도급 근로자는 원청기업의 비정규직이 아니며, 엄연히 협력업체의 정규직근로자이다. 다만, 해당 협력업체의 생산활동이 원청기업 내에서 이루어지는 것 뿐이다. 노동계의 주장대로 사내하도급이 불법이라면, 단지 장소에 따라 '사외는 적법, 사내는 불법'이라는 심각한 모순이 발생한다.
사내하도급 문제는 외환위기 이후 10여년 이상 논란이 되면서, 적지 않은 오해도 쌓였다. 이제부터라도 사내하도급의 순기능은 공감하고, 역기능은 보완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글로벌 경쟁 시대에 사내하도급 활용 자체를 규제하는 것은 기업은 물론 우리 국가경쟁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경직된 노동시장에서 사내하도급은 그나마 대안 역할을 해왔다. 사내하도급 자체에 대한 규제는 기존의 안정된 사내하도급 시스템마저 붕괴시켜 우리 경제와 고용시장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사내하도급 문제는 생산방식의 다양화라는 세계적인 흐름에서 이해되어야 하며, 시장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노동법과 제도 개선도 고민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