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관광공사 이참 사장이 공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인천공항공사 이채욱 사장을 고소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특히 고소 당사자가 한때 내 청춘과 열정을 바쳐 일했던 관광공사라는 점에서 적지 않게 당혹스러웠다.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기에 이런 사태가 벌어졌을까. 바로 인천공항공사의 선을 넘어선 무례가 사태의 도화선이 됐다.
이채욱 사장은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 앞에서 관광공사 면세점을 국민의 세금이나 축내는 구제불능의 부실 공기업으로 매도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채욱 사장이 "관광공사가 면세점 운영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고유의 설립목적인 외래 관광객 유치 등 관광진흥에 쓰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사실무근의 발언을 했다는데 있다. 한나라의 공기업 대표가 어떻게 또다른 공기업인 관광공사의 존재가치와 그간 기울인 모든 노력을 부정하는 발언을 공식석상에서 할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
이채욱 사장의 이 같은 발언은 그가 과연 관광공사 면세점의 설립취지와 국가에 기여한 부분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의심하게 한다.
관광공사는 1964년부터 외래 관광객 유치를 통한 관광진흥 재원 확보라는 취지에서 국가로부터 면세사업 운영을 허가 받아 지금까지 운영해 왔다. 관광공사는 면세사업 수익금을 모두 공익적 목적을 위해 쓰고 있다. 이는 정부의 방침이기도 하다.
관광공사가 면세사업을 통해 올린 수익으로 지금까지 조성한 관광진흥 재원만도 총 2조원에 달한다. 이 재원은 고스란히 우리나라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쓰였다.
최근 외래 관광객 1000만명 돌파라는 전무한 기록이 나오기까지 관광공사가 수행한 모든 관광진흥 활동의 젖줄은 온전히 면세점 재원이었다. 이런 엄연한 사실조차 부인 당하는 현실은 안타까울 뿐이다. 더욱이 그 부인의 출처가 한국 관광산업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인천공항공사 사장이라는 점에서 납득할 수 없다.
특히 관광공사 면세점은 지난 수 십 년간 국산품 판매에 그 어떤 면세점 사업자들보다 앞장서 왔다. 면세시장에서 국산품은 외국산 수입품보다 수익구조가 열악하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벌 대기업 면세점들과 달리 관광공사 면세점은 국산품 판매에 주력해왔다. 관광공사 면세점은 국내 면세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겨우 10% 정도다. 하지만 관광공사 인천공항면세점의 총 매출 중 40% 이상은 바로 국산품이다. 이 수준으로 국산품을 채우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관광공사 면세점의 공적 기능은 인정받아야 한다.
그런데도 인천공항공사는 이를 알아줄 마음이 전혀 없어 보인다.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국산품 판매를 장려하기는커녕 인천공항공사가 임대료를 과도하게 책정해 국산품 자체를 팔 수 있는 수익구조를 만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산품으로도 충분한 상품들까지 값 비싼 외국산으로 대체되고 있다. 이는 고스란히 면세점 소비자인 국민들에게 전가되기 마련이다.
특히 올해 국정감사에서 인천공항공사는 공기업으로서의 공익적 사명을 망각한 행보로 여야 의원들로부터 집중 질타를 받았다. 이런 인천공항공사가 과연 관광공사 면세점을 매도할 자격이 있는지부터 묻고 싶다.
독자들의 PICK!
이제라도 인천공항공사는 관광공사의 명예를 훼손한 데 대해 진심으로 국민 앞에 사과하고 사태 해결방안을 찾는데 진정성을 보여줘야한다.
공기업 사장이 공기업 사장을 고소하는 이번 사태가 만약 장기화한다면 공기업은 신뢰를 잃고 추락하게 된다. 국회에서 여야 의원들까지 관광공사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면세점을 운영해야 한다고 공동결의안을 채택한 마당에 이해당사자인 공기업간 갈등은 더 이상 확대 되어서는 안 된다. 정부도 관광공사 면세점의 민영화를 무조건 진행하지 말고, 그 공익적 역할을 재고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