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대자연의 축복, 미야자키 100배 즐기기

따뜻한 대자연의 축복, 미야자키 100배 즐기기

원종태 기자
2013.01.10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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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오전 9시30분 인천공항 14번 탑승구. 미야자키로 향하는 KE785 비행기는 이륙시간이 30분이나 지났지만 뜨지 못했다. 올 들어 가장 강력하다는 한파 탓에 비행기 날개 위에 눈과 서리가 수북히 쌓였기 때문. 포크레인을 닮은 특수 제빙차량이 비행기 날개보다 높은 곳에서 강한 수압으로 물을 뿌려 서리를 없앴지만 강추위여서 그마저도 말끔히 씻겨 내려가지 않았다.

그러나 이륙 후 1시간 20분이 지나 미야자키공항 착륙 직전 바라본 날개에는 서리 따윈 찾아볼 수 없었다. 왜? 미야자키는 겨울에도 아주 따뜻하니까. 미야자키공항에 나와 맨 처음 한 일은 한국에서 입고 간 오리털 점퍼부터 벗는 것이었다. 미야자키 1∼2월 날씨는 한국의 10월과 비슷한 평균기온 14도다.

여행박사는 올 겨울 이 미야자키에 승부를 걸었다.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2월말까지 보잉737 전세기를 단독으로 운항하며 미야자키로 한국 관광객들을 실어 나른다. 베이스캠프는 시가이아 리조트 내 5성급 호텔인 쉐라톤호텔. 미야자키공항에서 셔틀버스로 30분 거리인 이 호텔은 일본의 다른 호텔과 달리 넓직한 객실이 매력적이다. 화장실과 욕실이 따로 분리돼 있어 한결 고급스럽다.

일본 큐슈의 따뜻한 남쪽 미야자키 피닉스 시가이아 리조트는 골프장과 호텔, 식물원, 동물원 등이 한데 어우러진 거대한 휴양지다.
일본 큐슈의 따뜻한 남쪽 미야자키 피닉스 시가이아 리조트는 골프장과 호텔, 식물원, 동물원 등이 한데 어우러진 거대한 휴양지다.

그러나 정작 이 호텔의 진면모는 객실 커튼 뒤에 감춰져 있었다. 창 안 가득히 끝없이 펼쳐지는 태평양 바다는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다. 바다와 땅이 만나는 곳에는 17만 그루에 달하는 소나무 숲이 장관을 이룬다. 그 숲 사이사이로 그림처럼 펼쳐진 골프 코스도 환상적이다.

쉐라톤은 보는 즐거움 뿐 아니라 먹는 즐거움도 만만치 않다. 1층 뷔페 레스토랑 '테라스'는 일본 특유의 산해진미로 가득하다. 자연산 회는 물론 건강식 나또와 일본식 삼계탕 도리나베, 튀김요리 가라아게, 오리고기, 돈까스, 생선조림에 이르기까지 깔끔한 정찬들이 줄을 잇는다. 여기에 스파게티와 딤섬을 지나 호텔에서 직접 구운 10여 종의 빵까지 맛본다면 이 만찬은 그 자체로 행복이다.

그런데도 놓치지 말아야 할 진미가 또 있다. 미야자키는 와규(쇠고기)로 유명한 곳. 즉석에서 구워주는 스테이크를 먹지 않는다면 테라스의 반을 놓친 셈이다. 미야자키 향토요리로 유명한 히야지루(냉된장국)에 따뜻한 밥을 말아먹는 것도 별미다.

쉐라톤에 밤이 내리면 반드시 가봐야 할 곳도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에서 내려 6개의 갓등이 놓인 긴 서재를 지나면 또다시 ㄱ ㄴ 모양의 일본 전통 회랑이 나타난다. 이 회랑은 100미터는 족히 될 법하다. 그 회랑의 끝에 '쇼센쿄 온천'이 있다. 이 노천온천은 숲과 맞닿아 있어 숲의 정령이 금방이라도 튀어 나올 것 같다. 탕이 워낙 큰데도 사람은 거의 없어 고즈넉한 분위기가 그만이다.

그리고 다시 그 긴 회랑을 되돌아올 때면 서재 끝에 놓인 릴렉스체어에 가만히 앉아보자. 20∼30분 짧은 잠을 자도 좋다. 서재는 지나가는 사람이 거의 없어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할 수 있다. 이 작고, 조용하고, 평화로운 여유만으로도 미야자키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시가이아 리조트 내 쉐라톤호텔에는 쇼센쿄 노천온천이 있다. 이 온천은 숲의 한가운데 있어 호젓한 분위기가 남다르다.
시가이아 리조트 내 쉐라톤호텔에는 쇼센쿄 노천온천이 있다. 이 온천은 숲의 한가운데 있어 호젓한 분위기가 남다르다.

쉐라톤은 엑티비티의 천국이기도 하다. 호텔과 맞붙어 있는 톰왓슨골프장 외곽을 크게 한 바퀴 도는 자전거 코스가 특히 인상적이다. 힘 들 때면 잠시 자전거를 세우고 솔 숲 사이에서 쉬면 된다. 수령 250년짜리 해송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으로 이 자전거 산책은 그 자체로 힐링(치유)이다.

호텔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5분 남짓이면 도착하는 '플로란테 미야자키 식물원'도 강추 코스. 1월에 핀 튤립을 볼 수 있다. 식물원은 낮에도 좋지만 밤에 더 화려해진다. 수 만개의 일루미네이션이 식물원 전체를 수놓는다. 아기자기하게 정원을 꾸며놓은 일본 단독주택도 식물원의 볼거리. 식물원 전체가 그림 같은 배경이 되기 때문에 사진 찍기에도 딱이다.

여행에서는 쇼핑의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쉐라톤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20분 정도 시내로 나가면 거대한 복합쇼핑몰 이온몰이 있다. 이곳 패션매장에는 물론 한국에도 진출해 있는 브랜드들이 많다. 하지만 한국에 없는 디자인의 옷들이 더 많아 고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온몰 내 대형마트로 가서 일본 특유의 먹거리도 골라보자. 고쿠마루 카레부터 우마이봉, 와사비 콩, 명란맛 과자, 게맛살 등은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다. 지난해 닛케이 트렌디가 발표한 히트상품 중 당당히 4위에 오른 봉지라면 마루짱 세이멘도 찾아보자.

시가이아 리조트는 액티비티의 천국이기도 하다. 골프장을 크게 한 바퀴 도는 자전거 산책은 그 자체가 힐링이다.
시가이아 리조트는 액티비티의 천국이기도 하다. 골프장을 크게 한 바퀴 도는 자전거 산책은 그 자체가 힐링이다.

호텔과 리조트만으로도 3박4일이 즐겁지만 색다른 볼거리를 원한다면 '선멧세 니치난'으로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호텔에서 40분 정도 남쪽 해안을 따라 달리면 태양의 메세지를 받는다는 모아이 석상이 기다리고 있다. 세계 7대 불가사의로 칠레 이스터섬에 있는 석상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석상은 저마다 건강운, 연애운, 결혼운, 금전운 등을 상징하는데 귀가 큰 석상 앞에 유난히 동전이 많이 쌓여 있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는 섬 속의 섬인 아오시마에 들려보자. 해저에서 퇴적하고 다시 융기해 생긴 독특한 암반은 워낙 크고 기이해 '도깨비의 빨래판'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아오시마에는 일본 창조 신화에 나오는 야마사치히코를 모신 신사도 있다. 작은 신사지만 일본인들에게는 영험하기로 소문났다. 이 신사에서는 일정 비용을 내고 나무 현판인 에마에 소원을 적어보자. 일본 사람들은 간절히 원하는 소원을 에마에 적으면 신이 알고 들어준다고 믿는다. 남자친구와 헤어지지 않게 해달라거나 마라톤 완주를 원하는 저마다의 소원은 소박하고 따뜻하다. 당신은 그 에마에 이런 소원을 적을 수도 있다. 내년 겨울, 다시 이 따뜻한 미야자키에 오게 해달라고.

시가이아 리조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선멧세 니치난 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세계 7대 불가사의인 이스타섬 모아이석상을 똑같이 재현해 놓았다.
시가이아 리조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선멧세 니치난 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세계 7대 불가사의인 이스타섬 모아이석상을 똑같이 재현해 놓았다.

☞시가이와 리조트는 겨울 골프의 천국이다. 골프 라운딩이 너무 간절해 올 겨울을 견디지 못하겠거든 지금 미야자키로 떠나자. 한국 가을 날씨로 가벼운 바람막이 정도만 입고 플레이하면 된다. 톰왓슨코스는 카트를 타고 이용하는 퍼블릭 골프장이지만 페어웨이와 그린 관리 어느 하나 소홀함이 없다. 니치난코스는 매년 일본 프로골프 대회가 열릴 정도의 최고급 구장이다. 캐디와 함께 라운딩 하는데 간단한 한국어를 하기 때문에 라운딩에 전혀 문제가 없다. 3박4일 일정으로 54홀 라운딩을 즐기는 비용은 159만원. 골프장에서 사먹는 점심 값을 빼곤 항공권과 숙박권, 카트비용, 캐디피까지 모두 포함된 가격이다. 수려한 경관과 드넓은 페어웨이. 한국의 골프장처럼 골퍼들로 밀릴 일도 없고, 공을 잃어버릴 일도 없다. 샷에 집중하고, 대자연에 감탄하다보면 18홀이 아쉽다.

시가이아 리조트는 일본 프로골프대회가 열리는 니치난CC와 전통의 명문구장인 톰왓슨CC가 바로 붙어 있어 한 겨울에도 따뜻하게 골프를 칠 수 있다.
시가이아 리조트는 일본 프로골프대회가 열리는 니치난CC와 전통의 명문구장인 톰왓슨CC가 바로 붙어 있어 한 겨울에도 따뜻하게 골프를 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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