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포스코, STX팬오션 인수 검토

단독 포스코, STX팬오션 인수 검토

박준식 기자
2013.02.25 06:38

비밀유지협약 맺고 실무차원 예비 검토…SK는 약정 맺었다가 포기

글로벌 철강사 포스코가 해운업 확보 시너지를 노리고 STX팬오션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STX팬오션 매각 측과 NDA(비밀유지협약)을 맺고 인수전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 NDA는 인수협상을 강제하지 않는 구속력이 없는 약정이다. STX팬오션 실사사항을 외부에 발설하지 않겠다는 약속에 불과하기 때문에 포스코로서는 언제든 발을 뺄 수 있다.

거래 관계자는 "국내에서 CJ그룹 등이 STX팬오션 인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NDA를 맺고 회사를 들여다 볼 기회를 가진 곳은 포스코와 SK 두 곳뿐"이라며 "SK는 최근 최고 결정권자의 부재 상황으로 인해 공식적으로 검토 포기를 선언했지만 포스코는 아직 실무를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스코는 지난 2009년부터 해운업 진출을 노려왔다. 철강사인 포스코가 해운업을 가지게 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원가절감을 통한 시너지가 조 단위에 달하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지난 5년간 대우로지스틱스와 대한통운 등 물류 해운사 인수를 검토해왔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포스코가 STX팬오션 인수를 검토하는 것은 전략적인 차원의 선택일 뿐 실제 인수 의사가 강하다고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STX팬오션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곳은 포스코의 전략사업실(실장 전우식)이다. 이 부서의 주요 업무는 포스코에 도움이 될 만한 국내외 M&A 시장의 매물을 상시 검토하는 것이다. STX팬오션 인수 검토는 전략사업실이 일상적으로 진행하는 업무의 일환일 뿐 최고경영진의 의사가 담긴 현안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포스코 입장에서는 해운업에 관심이 크던 터에 국내 벌크선사 1위 업체가 매물로 나왔고 선두권 업체의 기업 내용을 면밀히 살펴볼 기회를 얻었다고 볼 수 있다. 인수 진의는 없더라도 이 기회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포스코는 최근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해 내부적으로 구조조정에 전력하고 있다는 점도 STX팬오션 인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뒷받침하는 요소다.

하지만 매각 측과 산업은행 등 STX팬오션의 채권단은 포스코에 적잖은 기대를 걸고 있다. 국내에서 STX팬오션을 소화할 수 있는 규모와 인수시너지를 가진 곳은 포스코가 유일해서다. 당초 인수에 관심을 뒀던 SK그룹은 내부 문제로 의사를 접었고, CJ그룹도 대한통운을 통한 내부성장 전략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굳혔다. 지난해 인수 후보군으로 꼽혔던 현대차그룹의 글로비스나 삼성그룹의 삼성SDI는 내부에서 이 딜을 검토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STX팬오션의 부채규모는 5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매각 측은 5000억원 가량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원하고 있다. 포스코로서는 현재의 매각구조를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상대방이 거래여건을 감안해 태도를 전향적으로 바꿀 가능성이 남아있다. STX가 그룹의 회생을 위해 STX팬오션을 파이어세일(fire sale, 급매) 방식으로 처분하고, 포스코가 국내 해운업 살리기를 위해 KDB산업은행의 지원 아래 거래를 떠안듯 거머쥘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