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어둠속 빛 '작은 구멍' 찾아라…실적전망 좋은 중소형 매력주 주목

코스피지수가 연초 이후 고점을 낮추고 하락하면서 주식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세계 주식시장이 올 들어 전반적으로 오르는 분위기 속에서 한국시장만 '왕따'를 당한 것이다. 미국 다우존스가 사상 최고치룰 갱신하고, 신흥국 중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의 시장이 큰 폭으로 올라 사상 최고기록을 세웠기 때문에 한국 주식시장 투자자들의 상대적인 박탈감은 더욱 컸다.
이렇게 된 데는 미국, 일본, 북한 등에서 우리나라를 향해 터트린 악재의 영향도 컸다. 새해 들어 코스피지수가 2000을 돌파하며 기세 좋게 출발한 시장을 꺾은 요인은 미국 뱅가드펀드에 대한 우려감이었다.
세계적인 상장지수펀드 운용사인 뱅가드그룹이 운용하는 뱅가드펀드는 신흥국시장에 대한 투자비중이 높다. 현재 한국은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에서는 신흥국으로, FTSE(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에서는 선진국으로 분류돼 있다. 그런데 뱅가드가 펀드운용의 추종지수(벤치마크)를 MSCI지수에서 FTSE지수로 변경하기로 결정하면서 한국 주식시장의 비중을 줄이게 된 것이다. 뱅가드 이머징펀드에서 한국 주식을 매주 매도하면서 비중을 7월까지 감소하기로 했기 때문에 그에 따른 매물 압박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뱅가드의 매도 공습에 맞선 연기금과 국내 투자자의 힘에 의해 시장이 나름대로 잘 버텼지만 또 다른 대형악재가 터져 나왔다. 일본 아베노믹스의 공습이 한국 주식시장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1달러당 100엔을 향해 오르는 환율을 보면서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제품을 많이 수출하는 한국기업의 실적 둔화가 우려될 수밖에 없었다. 연초부터 4월12일까지 외국인은 현대차를 345만주, 기아차를 776만주나 순매도했다. 한국주식보다 일본주식이 매력적이라고 판단한 외국인들은 한국주식을 팔고 일본주식을 사면서 일본 주식시장이 30%나 올랐다.
수출주도형 우량 대형주의 낙폭과다에 따른 반등이 진행되고 종합지수도 저점을 높이고 있을 때쯤, 이번에는 북한에서 악재가 터졌다. 북한발 강경발언과 위협적 도발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고, 그때마다 시장은 단기적으로만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3대 세습을 이어가는 나이 삼십에 불과한 젊은 김정은의 행동에 대해서는 아직 예측하기 힘들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많은 국내외 투자자들이 익숙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은 여전히 시장을 눌렀다.
◆화학업종, 지수대비 하락폭 커
이러한 전체적인 분위기 속에서 종합지수에 비해 더 많이 하락한 업종들이 있다. 3월11일~4월12일까지 약 한달간 종합지수는 3.95% 낮아졌지만 운수장비(7.82% 하락), 건설(13.8%), 화학업종(8.32%) 등은 종합지수의 2배가 넘는 하락률을 나타냈다.
화학업종은 제품의 수요 및 가격 측면에서 주변 환경이 좋지 않은 편이다. 화학업종 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석유화학주는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중국이 대규모 경기부양보다는 안정적인 성장에 무게를 두고 있어 상승모멘텀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중국 내 석유화학제품은 재고가 늘고 전방사업에서 수요가 부진한 상황이다.
따라서 중국정부가 재정 지출을 확대하고 소비를 늘리기 위한 정책을 펼칠지에 주목해야한다. 주가하락폭이 특히 큰 롯데케미칼은 중국에서 폴리에스터 시황이 부진한 것에 중동에서의 저가 공세까지 더해져 업황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화학업종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LG화학도 당초 영업이익 기대치가 낮았으나, 이보다 더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2011년 이후 하향 안정화 추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유가하락으로 유화제품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가격이 크게 오르는 슈퍼 사이클의 종말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삼성증권 임수균 연구원). 따라서 정유주들의 실적 예상치도 감소할 수 있다.
기관들은 이러한 영업환경에 놓인 화학업종의 대형주에 대한 매도를 지속했다. 반면 개인들은 고점대비 낙폭이 커진 것에 이끌려 매수로 대응했다. 그 결과 이들 종목 대부분이 고점대비 하락폭이 더욱 확대됐다. 기관은 본격적인 업황 회복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단지 낙폭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적극 매수하기 힘들다.
화학업종을 대표하는 대형주의 3월11일∼4월12일의 하락률을 보면 롯데케미칼은 24.6%, LG화학은 15.0%에 달했다. 기관은 대량순매도, 개인은 대량순매수 했기 때문에 개인은 사면 사는대로 물리는 형국이었다.
총체적 위기로 확대되지 않는 상황에서 지수가 지지부진하면 흔히 중소형주에서 대안이 나온다. 중소형주는 시가총액과 거래대금이 적어 기관의 관심을 덜 받지만, 선별해 투자하는 종목의 경우 기관들은 꾸준히 매수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때 해당 종목의 주가가 오르면 개인은 이익을 실현한다는 생각에 꾸준히 팔아치웠다. 하지만 팔고 난 뒤 주가가 더욱 올라가는 모습이 반복됐다.
◆중소형주 관심종목 살펴보니
중소형 화학주 중에는 실적 전망이 좋은 종목이 꽤 있다. 여러 산업 분야에서 사용되는 에폭시수지를 주제품으로 생산하는 국도화학은 국내 시장점유율이 50%를 넘는 데다 북미지역의 경기회복으로 수출물량 증대가 기대돼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골고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제비표' 브랜드로 도료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건설화학은 주당순이익이 3374원이면서 주가는 2만원대 중반에 불과해 PER이 낮은 저평가주다. 우량 자회사들까지 소유하고 있어 연결재무제표로는 순이익이 30%나 더 많기 때문에 더욱 저평가된 상태다. 차입금은 별로 없고 막대한 현금성 자산과 부동산을 대규모 보유 중이어서 재무적으로도 초우량주다. 가치주의 판단잣대인 저PER주와 저PBR주가 동시에 되는 셈이다.
PVC 컴파운드를 제조하는 WISCOM의 경우 성장성은 낮지만 우량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으며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한 수요처가 있다. 해마다 안정된 영업이익이 발생해 9년째 연간 300원씩 변함없이 배당하고 있다. 주가 5000원 기준으로는 연 6%의 배당수익률로, 저금리 시대에 안정적인 투자처인 셈이다.
서흥캅셀은 하드캡슐 및 의약품과 젤라틴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로, 헬스케어산업에 속하므로 웰빙을 추구하는 신정부의 수혜주로 부각된다. 헬스케어주는 고령화와 소득증대 등의 요인으로 인해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며 상승하는 추세다. 국민연금공단과 베어링자산운용이 각각 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중소형 화학주 중에서 나름대로 매력 포인트를 갖고 있는 종목들은 기관들이 꾸준히 매수해 주가도 원활하게 상승할 수 있다. 단순히 많이 하락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종목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상승할만한 이유가 충분하고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대안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