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혁신경제; 스펙파괴 인재확보 나선 기업]<9-2>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무역보험공사(K-sure)는 고졸 인재들이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스펙파괴' 채용 시스템을 도입, 고졸채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대졸 정규직(26명)의 27%에 해당하는 7명을 고졸 정규직으로 뽑았을 정도다.
무보는 고졸채용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학교장 추천방식'과 '고졸 청년인턴제도' 두 가지 전형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청년인턴제도는 일정기간 인턴기간을 거친 후, 근무성적 등을 평가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제도다. 지난해 17명의 고졸 청년인턴을 선발, 이중 4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무보는 특히 고졸 사원들이 조직에서 소외받거나 차별받는 일 없이 대졸 정규직과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을 구축했다. 고졸 사원들은 입사와 동시에 무역보험 예비학교(Pre-School)에 들어가 업무 소양과 문제해결 능력을 쌓는다. 이 과정을 마치면 전원 실무 부서에 배치돼 정규직 직원들과 함께 업무를 수행한다.
무보는 취업 이후에도 대학학위 취득과 전문성 배양을 위해 학비지원, 자격증 및 어학관련 연수비를 지원하는 등 '선 취업, 후 진학' 제도도 마련했다.
무보의 이러한 고졸채용 시스템은 고졸 출신으로 공기업 최고경영자에 오른 조계륭 사장의 신념이 뒷받침돼 더욱 추진력을 얻고 있다.
조사장은 고졸 직원들의 입장을 누구보다 잘 알아주고, 스펙을 중시하지 않는 채용에 적극적이다.
조 사장은 가정 형편상 지난 1974년 선린상고(선린인터넷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한 국책은행에 입사해 주경야독으로 건국대를 졸업했다.
수출입은행에 다시 들어가 무역보험을 담당했고, 무보가 수은에서 분리된 이후 현재까지 무역보험 전문가로 일해 왔다.

조 사장은 고졸 출신으로 대졸자들과 경쟁하는 과정에서 '실력'으로 승부했다. 조 사장은 "상고를 갔다가 대학을 갔기 때문에 당시 다른 친구들보다 좀 늦었다고 생각했지만, 열심히 최선을 다하면 기회가 주어진다는 자세로 노력했다"며 "다행히 직장에서 학연과 지연 등 차별이 없어 주요 보직을 맡았고 잘 소화해서 지금 사장 자리까지 올라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기관들이 직무 분석을 통해 '학력 인플레이션'을 없애고, 고졸 직원들을 더 많이 채용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젊은 청년들이 간판을 버리고 실력으로 승부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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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사장은 "공사의 고졸 출신 직원들이 자존심 상하지 않고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채용 후 사이버대학이나 야간 대학을 다닐 수 있도록 지원해 주고, 대학을 졸업한 후엔 대졸 직원들과 동일한 처우를 받는 등 모두에게 사장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채용은 만들어진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열정과 잠재력을 가진 인물을 뽑아 인재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사장은 지난해 말 기획재정부에서 고졸 구직자를 위해 개최한 '2012년 공공기관 열린 일자리 콘서트'에 패널로 참석해 채용설명회와 현장 상담을 직접 실시하는 등 공공기관의 고졸 인재 채용 확대를 위해 앞장섰다.
조 사장의 이런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무보는 올해 총 9명의 고졸 청년인턴을 채용할 예정이다. 인턴기간 중 근무성적과 도전과제(업무프로세스 개선, 신규고객 유치 등 과제부여)에 대한 성취도를 중심으로 평가해 정규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밖에 청년인턴 제도가 열린 고용을 넘어 알찬 채용의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채용규모를 점차 늘려감으로써 고졸 일자리 창출에 보탬이 되도록 할 방침이다.
☞한국무역보험공사=우리나라 기업이 외국에 수출한 후 돈을 받지 못했을 때 수출대금을 대신 지급해주는 단기수출보험 등 다양한 무역보험제도를 운영하는 정책보험 기관이다.
해외수입자 신용조사에서부터 대금결제에 이르기까지 무역과 관련된 리스크를 제거, 수출기업이 안심하고 수출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수출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 잠재성장률 제고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올해 무역보험 지원 목표를 사상 최대 규모인 206조원으로 설정하고, 중소중견기업 지원 목표치를 전년대비 21% 높인 35조원으로 설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