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글로벌 기후 규제 강화와 그린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응해 새로운 복수국 간 통상 협정인 '그린경제협정(GEPA)' 체결을 본격화한다.
29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사흘간 서울에서 뉴질랜드, 싱가포르, 칠레 등 4개국 협상단 20여 명이 참석하는 'GEPA 제2차 공식협상'을 개최한다
한국은 지난 9월 11일 통상장관 간 서한 교환을 통해 GEPA 공식 참여를 확정한 바 있으며 이번 2차 협상부터 본격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아 논의를 주도하게 된다.
GEPA는 지난해 10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뉴질랜드·싱가포르·칠레 3국이 추진 계획을 발표하며 시작됐다. 이후 올해 7월 싱가포르에서 제1차 협상이 개최된 데 이어 한국이 신규 참여국으로 합류함에 따라 이번 서울 제2차 협상이 성사됐다.
기존의 자유무역협정(FTA)이 관세 인하 및 상품·서비스 시장 개방에 집중했다면 GEPA는 기후변화 대응, 친환경 기술 전환, 탄소중립 무역 규범 정립을 핵심 목적으로 하는 복수국 간 신통상 협정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이번 2차 협상의 핵심은 △저배출·환경 상품의 식별 기준 마련 △관련 제품의 무역 촉진 방안 △항공 분야 지속가능항공유(SAF) 활용 협력 등이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주요국의 기후 조치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비관세 장벽으로 악용될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참여국 간 공동의 기후-무역 기준을 선제적으로 제정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다뤄진다.
특히 저탄소 철강, 친환경 소재, 이차전지 등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이 저배출 상품으로 인정받기 위한 객관적·투명한 식별 기준을 확립함으로써 국내 수출 기업의 통상 불확실성을 대폭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경제와 제조업계 측면에서 이번 GEPA 합류와 2차 서울 협상 개최는 크게 세 가지 의미를 갖는다. 우선 각국의 탄소 규제가 강해지는 상황에서 GEPA를 통해 참여국 간 공동 기준을 정립하면 무역 마찰을 줄이고 규제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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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저배출 상품에 대한 무역 원활화 절차가 도입되면 한국의 저탄소 철강·친환경차·수소 관련 기업들이 녹색 시장을 빠르게 선점할 수 있다. 아울러 자원·에너지 풍부국(뉴질랜드·칠레), 글로벌 물류·금융 허브(싱가포르)와의 협업을 통해 핵심 광물과 청정에너지 공급망의 안정성도 강화된다.
완성된 규범을 수용하던 기존 방식을 벗어나 제2차 협상부터 직접 참여함으로써 우리 제조업의 기술 수준과 여건이 반영된 녹색 통상 표준을 직접 수립할 수 있게 되는 기회도 갖는다.
이번 협상은 조문 타결 및 정식 체결을 향해 가는 과정으로 2차 협상 이후 최종 타결과 각국 국회 비준 동의 절차를 거쳐 최종 발효될 예정이다.
김장희 산업부 신통상전략지원관은 "이번 제2차 협상 개최를 통해 한국의 GEPA 참여가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며 "기후변화 대응 및 녹색시장 확대 노력이 우리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신시장 선점으로 이어지도록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