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성 부족' 알래스카에 73조?…미국 압박 속 대미투자 '양날의 검'

'상업성 부족' 알래스카에 73조?…미국 압박 속 대미투자 '양날의 검'

조규희 기자
2026.09.30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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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아이오와에 제철소를 건립하는 계획을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2026.9.28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워싱턴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아이오와에 제철소를 건립하는 계획을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2026.9.28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워싱턴 로이터=뉴스1)

국회 보고 절차를 통해 총 2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윤곽이 드러난 가운데 이 중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사업 규모가 540억 달러(약 73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간 상업적 합리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우세했던 사업인 만큼 구체적인 투자 규모가 가시화되면서 정부의 셈법도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국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해당 발표에는 540억 달러 규모의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정부가 세운 대미 투자의 확고한 원칙은 △총 투자 규모 2000억 달러 이내 관리 △'상업적 합리성'에 기반한 프로젝트 구성 등 두 가지다.

앞서 지난 22일 국회 보고를 통해 공개된 주요 대미 투자 사업은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223억 달러), 원전 8기 건설(약 1200억 달러),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 등 3가지다. 이 중 원전과 알래스카 프로젝트는 한미 양국 간 협의를 거쳐 세부 내용을 확정하는 프레임워크 성격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을 통해 거론된 알래스카 LNG 사업비(540억 달러)를 합산하더라도 전체 대미 투자액은 약 1963억 달러 수준으로, 정부의 첫 번째 기준인 '2000억 달러 이내'에는 부합한다. 따라서 한미 양국이 이들 3개 프로젝트로 최종 협약을 체결할 경우, 알래스카 사업에 대한 540억 달러 투자 집행 자체는 구조적으로 가능해진다.

문제는 두 번째 원칙인 '상업적 합리성'이다. 미 행정부는 협상 과정에서 한국의 알래스카 LNG 참여를 지속적으로 압박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첫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행정부 차원에서 알래스카의 세계 최대 규모 가스관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 등이 수조 달러 규모의 파트너로 참여하길 원하고 있다"고 공개 압박했다.

미국의 강한 요구와 관세 협상 등이 맞물리면서 한국 정부 대표단은 지난해 알래스카 현지를 직접 방문해 실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 정부의 대외적 입장은 "결정된 바 없다"였으나 내부적으로는 '사업성이 없어 참여하기 어렵다'는 기류가 지배적이었다.

총 1300㎞에 달하는 가스관 부지 대부분이 지하 영구동토층에 위치해 연중 공사 가능 기간이 3~4개월에 불과한 데다 지반 안정성 확보가 극도로 까다롭기 때문이다. 글로벌 에너지 메이저 기업들조차 개발 불확실성과 LNG 가격 변동성, 투자금 회수 위험 등을 이유로 이미 철수한 전력이 있다.

불과 1년 사이에 알래스카 프로젝트 자체의 상업적 합리성이 대폭 개선되지는 않았다. 다만 국제 에너지 시장의 환경은 급변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최근 중동 정세 불안까지 겹치며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이 국정 최우선 과제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높은 가격을 감수하고서라도 원유와 LNG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세제 혜택과 비자 발급 등 미 정부의 실질적 지원책이 담보되고 국내 기업의 시공·운영 역량이 시너지를 발휘한다면 지정학적 리스크로부터 자유로운 장기·안정적 에너지 공급선을 확보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제시한 540억 달러 규모의 알래스카 프로젝트는 투자 원리금 회수 장치, 이익 배분 구조, LNG 우선 구매권 등 확실한 상업적 합리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우리 기업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힘든 고위험 사업"이라며 "향후 국민 설득과 국회 보고 등 대내외적인 절차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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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희 기자

조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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