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은 부담" 싼 집 찾았더니…서울 아파트도 '상향 키맞추기'

"20억은 부담" 싼 집 찾았더니…서울 아파트도 '상향 키맞추기'

배규민 기자, 김지영 기자
2026.10.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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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향 평준화하는 집값](종합)

9억~20억 서울 아파트, 10건 중 4건이 신고가…'상향 키맞추기'

서울 아파트 가격대별 신고가 거래/그래픽=김다나
서울 아파트 가격대별 신고가 거래/그래픽=김다나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가격대별로 다른 신고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9억~20억원 중간가격대에서는 지난달 체결된 거래 10건 중 4건 이상이 최고가격을 경신했지만 30억원 초과 구간에서는 이 비율이 10%대로 뚝 떨어졌다. 고가 주택의 집값 오름세가 주춤한 사이 중저가 주택의 가격이 뛰는 이른바 '상향 평준화' 양상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7일 머니투데이가 직방에 의뢰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신고가 비중은 9억원 초과~20억원 이하의 각 가격 구간에서 42.6~44.5%로 집계됐다. 9억~12억원, 12억~15억원, 15억~20억원대의 신고가 비중이 일제히 40%를 웃돌았다.

이런 분위기는 25억원을 넘어가면서 사뭇 달라졌다. 20억원 초과~25억원 이하의 신고가 비중은 43.8%로 앞선 구간과 비슷했지만 25억원 초과~30억원 이하는 25.6%, 30억원 초과는 14.3%로 낮아졌다. 20억원 초과 구간의 평균 신고가 비중도 29.2%에 그쳤다.

중저가 주택의 신고가 비중은 연초보다 큰 폭 상승했다.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구간의 신고가 비중은 1월 15.6%에서 지난달 29.7%로 뛰었다. 거래 10건 중 3건꼴로 이전 최고가격을 경신한 셈이다.

경기에서도 중간 가격대의 신고가 흐름이 강해졌다. 6억원 초과~9억원 이하의 신고가 비중은 7월 15.9%에서 지난달 20.4%로, 9억원 초과~12억원 이하는 33.3%에서 37.8%로 높아졌다. 서울 중·고가 주택의 키맞추기 움직임이 경기에서는 중간 가격대까지 확산되는 흐름이다.

"15억이던 집이 어느새 20억"…수도권 곳곳 신고가

수도권 20억원 안팎 거래/그래픽=이지혜
수도권 20억원 안팎 거래/그래픽=이지혜

수도권 주요 주거지에서 20억원 안팎의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비강남권과 경기에서도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면서 실수요자의 매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높아진 가격 부담이 수요를 15억원 이하나 10억원 안팎의 주택으로 이동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고덕자이' 전용 84㎡는 지난달 20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달 마포구 '서강예가' 전용 84㎡는 21억3000만원, 영등포구 '유원제일2차' 전용 84㎡는 21억원에 각각 팔리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20억원에 근접한 거래도 이어졌다. 성북구 길음동 '롯데캐슬 클라시아' 전용 84㎡는 지난달 19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강서구 '마곡13단지 힐스테이트마스터' 전용 84㎡도 지난 8월 19억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광진구 '자양호반써밋'에서는 전용 59㎡가 지난달 18억7500만원에 거래돼 소형 주택에서도 20억원에 육박하는 계약이 나왔다.

서울 동북권에서는 거래가격 상승과 함께 호가도 높아졌다. 장위4구역을 재개발한 '장위자이 레디언트' 전용 84㎡는 지난 5월 1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중개업계에 따르면 이후 같은 면적 D·F형 보류지가 각각 17억7000만원에 매각됐고 현재 103동 전용 84㎡ D형 남향 고층 매물은 20억원에 나와 있다. 장위6구역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에서도 전용 84㎡ 분양권 호가가 20억원이다. 다만 두 단지의 20억원은 실제 계약금액이 아닌 매도자의 희망가격이다.

경기에서도 지역별 선호 단지의 가격이 20억원 안팎으로 올라섰다. 성남시 수정구 '위례자이' 전용 101㎡는 지난달 22억원에, 하남시 '위례호반써밋' 전용 101㎡는 18억9000만원에 각각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용인시 수지구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 전용 84㎡도 지난 8월 두 차례 19억원에 팔렸다.

개별 단지의 신고가뿐 아니라 지역별 거래가격에서도 서울 전체 평균과의 격차를 좁히는 흐름이 나타났다.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성북구의 전용면적 1㎡당 중위 실거래가격은 올 1월 1146만원에서 8월 1260만원으로 높아졌다. 서울 전체 대비 가격 수준은 90%에서 99%로 올라왔다. 강서구도 같은 기간 1239만원에서 1336만원으로 상승하며 서울 전체의 98%에서 105% 수준으로 높아졌다. 용인 수지구 역시 ㎡당 중위 실거래가격이 954만원에서 1110만원으로 올라 서울 전체 대비 75%에서 88% 수준으로 격차를 좁혔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가격 접근성이 높았던 중간 가격대의 선호 단지들이 장기간 강세를 이어가며 상위 지역과의 격차를 좁혔다고 분석했다. 가격 상승 이후 이들 지역의 거래는 다소 조용해졌다는 진단도 나온다. 매수 수요와 매물 모두 많지 않은 가운데 실수요자는 대출 여력과 보유 자금에 맞춰 더 낮은 가격대의 주택을 찾는다는 분석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15억원대 시장을 이끌던 지역들이 가격 격차를 메우며 20억원 수준에 안착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요는 15억원 이하에서 매수할 수 있는 곳으로, 그 가격도 감당하기 어려운 실수요자는 10억원 안팎의 주택이 밀집한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 싼 집 찾았는데 여기도 신고가"…서울 9억 이하 거래 비중 커졌다

서울 아파트 가격대별 신고가 비중/그래픽=최헌정
서울 아파트 가격대별 신고가 비중/그래픽=최헌정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에서 9억원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육박했다. 집값 상승과 대출 제약으로 실수요자가 예산에 맞는 주택을 찾고 있지만 6억~9억원대에서도 거래 10건 중 3건이 신고가를 기록했다. 전세 매물 부족과 전셋값 상승까지 겹치면서 매수 가격대를 낮춰도 내 집 마련 부담을 줄이기 쉽지 않은 모습이다.

7일 머니투데이가 직방에 의뢰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 중 9억원 이하 비중은 지난 5월 44.8%에서 8월 52.3%, 9월 59.8%로 높아졌다. 넉 달 사이 15.0%포인트 확대됐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 2242건 가운데 1341건이 9억원 이하에서 이뤄졌다.

가격대별로는 3억원 초과~6억원 이하가 666건으로 가장 많았고 6억원 초과~9억원 이하가 592건으로 뒤를 이었다. 두 구간이 전체 거래의 56.2%를 차지했다. 반면 3억원 이하 거래는 83건으로 3.7%에 그쳤다.

낮은 가격대의 거래 비중이 커졌다고 이전보다 싸게 살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서울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아파트의 신고가 비중은 올해 1월 15.6%에서 8월 31.4%, 9월 29.7%로 높아졌다. 지난달 해당 구간 거래 592건 중 176건이 종전 최고가격을 경신했다. 전월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연초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경기 아파트 거래·신고가 비중/그래픽=윤선정
경기 아파트 거래·신고가 비중/그래픽=윤선정

지난달 3억원 초과~6억원 이하의 신고가 비중은 9.6%, 3억원 이하는 6.0%였다. 거래는 3억~6억원대에서 가장 많았지만 가격 경신은 6억~9억원대에서 더 활발했다. 같은 9억원 이하라도 가격대별 차이가 나타났으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을 선택하더라도 이전보다 많은 자금이 필요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집값은 올랐지만 실수요자의 자금 여력은 그만큼 늘지 않아 더 낮은 가격대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말만 해도 15억원 수준이던 선호 단지의 가격대가 20억원 안팎으로 오르면서 실수요자들이 다른 선택지를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출 규제로 인해 대출 문턱도 높아진 상황인 만큼 당장 주택 매수에 나서려면 가격대가 더 낮은 다른 단지를 찾거나 집 크기를 줄여야 한다.

시장에서는 가격이 오른 지역의 매수 수요와 매물이 모두 적어 거래가 조용해진 반면 15억원 이하에서 대안을 찾는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서울 거주를 유지하려면 면적을 줄이고, 원하는 면적을 확보하려면 지역을 넓혀야 하는 부담도 커졌다.

전셋값 상승도 세입자의 매수 고민을 키운다. 전세 계약을 갱신하려면 보증금을 더 마련해야 하고 다른 집으로 옮기려 해도 매물이 부족해 원하는 집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자금 여력이 있는 세입자는 높아진 전세보증금을 감당하기보다 예산 범위 안에서 주택 매수를 선택하려는 경향이 구체화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가격대가 더 낮은 집을 찾는 수요에 세입자의 매수 수요까지 더해지면 중저가 이하의 주택의 가격 상승 압력도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매물 7.7만건 쌓였는데 살 사람은 없다"…'멈춰선' 서울 부동산 시장

(서울=뉴스1) 이종수 기자 =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신고된 서울 아파트 매매자료에 따르면 8·3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체결된 계약의 약 79%가 15억원 이하 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6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25.0%, 6억원 초과~9억원 이하는 27.6%로 높아진 반면 25억원 초과는 5.8%로 낮아졌다. 사진은 이날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2026.10.5/뉴스1 /사진=(서울=뉴스1) 이종수 기자
(서울=뉴스1) 이종수 기자 =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신고된 서울 아파트 매매자료에 따르면 8·3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체결된 계약의 약 79%가 15억원 이하 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6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25.0%, 6억원 초과~9억원 이하는 27.6%로 높아진 반면 25억원 초과는 5.8%로 낮아졌다. 사진은 이날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2026.10.5/뉴스1 /사진=(서울=뉴스1) 이종수 기자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신고가 거래가 9억원 이하 주택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시장 전체가 활기를 되찾은 것은 아니다. 강남3구에서 시작된 매물 증가세가 노원·금천 등 외곽으로 번지면서 매도 대기 물량도 쌓여가고 있는 상황. 가격이 오르고 매물은 늘어나는데 거래가 뒤따르지 않는 엇박자 양상이 뚜렷해지는 분위기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7081건으로 집계됐다. 지난달과 비교해 서울 25개 자치구 중 금천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매물이 빠르게 늘어났다. 특히 성북구 17.4% 동대문구 14.7%, 영등포구 11.7% 등의 증가세가 가팔랐다. 강남권에서 시작된 매물 증가가 최근에는 비강남권으로 확산하면서 서울 전역에서 매도 대기 물량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통상 매물이 증가하면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지만 현재 시장은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매물이 늘어나는 가운데서도 일부 가격대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앞서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고가 아파트뿐 아니라 9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나타나면서 서울 집값의 '상향 평탄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가격 흐름에도 거래량은 감소세가 뚜렷하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4월 8665건에서 5월 8990건으로 소폭 늘었지만 6월 5288건으로 급감했다. 이후 7월 5841건으로 반짝 증가한 뒤 8월 3540건, 9월 2422건으로 다시 감소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서로 다른 눈높이 때문에 매물이 시장에 쌓이는 상황에서도 거래는 살아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도자는 집값 상승 기대를 완전히 거두지 않은 채 호가를 유지하고 있고 매수자는 높은 가격과 대출 규제 등을 이유로 매수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매수자가 움직이지 않는 배경으로는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제, 세제 불확실성 등이 꼽힌다. 주택을 사고 싶어도 자금 조달 여건이 제한된 데다 향후 규제와 세제 변화 방향도 명확하지 않아 매수자들이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호가를 낮추지 않으려는 매도인과 이미 한껏 오른 지금의 가격을 받아들이기보다 추가 조정을 기다리는 매수인간 힘겨루기가 이어지면서 '매물 증가 속 거래 실종'이라는 엇박자 국면이 만들어진 셈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외곽·중저가 지역이 주도하는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의 장기 상승세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강남권에서는 일부 고가 아파트의 가격 조정이 나타나는 반면 중저가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강한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중저가 지역에서도 매물이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강남권의 수요가 외곽으로 이동하며 나타났던 '키 맞추기' 장세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최근 매물 증가가 강남3구에만 국한되지 않고 노원·금천 등 외곽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한 투자 수요 위축이 서울 외곽의 실수요 시장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것이라면 향후 거래량과 가격 흐름에도 이전과는 다른 흐름이 가시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이를 서울 집값 하락의 전조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 여전히 신고가 거래가 발생하고 있고 선호 지역의 매도자들이 호가를 쉽게 낮추지 않고 있어서다. 거래량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제한된 매물이 높은 가격에 거래되면서 실거래 가격 자체는 쉽게 내려가지 않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현재 서울 주택시장을 가격 상승과 하락 가운데 어느 한쪽으로 방향을 잡은 시장이라기보다 거래가 막힌 채 가격이 버티는 과도기적 시장으로 보고 있다.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는 동안 집주인들은 호가를 유지하고 매수자들은 추가 하락 가능성을 기다리면서 거래 공백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실거주 중심의 중저가 시장에서 전세 계약을 갱신하지 못한 임차인들이 신고가로 집을 매수하는 모습이 나타난다"며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금리인상에 따른 투자심리 역시 위축된 만큼 거래 둔화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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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규민 기자

현장에 답이 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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