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낸 부동산 감독원]③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불법행위 근절과 부당이득 환수 의지를 거듭 밝혔지만 이를 담당할 부동산감독원의 권한 설계는 아직 하나로 정리되지 않았다. 발의된 법안에 따라 금융정보 조회권과 사업자 제재 권한, 수사 통제 장치가 다르다. 국무총리 소속으로 설치될 감독원이 국토교통부와 국세청, 경찰, 지방자치단체 등 기존 기관과 어떻게 역할을 나누고 협업할지도 과제로 남아 있다. 부동산 불법행위 대응을 실제 단속과 수사로 연결하려면 감독원의 권한뿐 아니라 기관 간 조정 체계까지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토연구원의 '부동산감독원 신설 및 운영 관련 연구'는 지난 7월 최종보고서 제출 당시 발의된 더불어민주당 김현정·진성준 의원,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 진보당 윤종오 의원의 설치법안 4건을 비교했다. 이후 김현정 의원이 지난달 23일 새 법안을 발의했고 기존 2월 법안은 철회됐다.
4개 법안은 감독원의 법적 지위와 권한 설계부터 달랐다. 김현정·진성준·윤종오 의원안은 국무총리 소속 행정기관을 전제로 했지만 황 의원안은 금융감독원과 유사한 특수법인 형태를 제시했다. 황 의원안은 특정 부동산사업자의 업무와 재산을 감독하고 시정명령·임직원 징계 요구·영업정지 요청 등 제재 수단을 담았다. 반면 금융거래정보·신용정보 조회권은 나머지 세 의원안에만 포함됐다. 관계기관 자료요구권도 이들 세 의원안은 감독원 권한으로 규정했지만 황 의원안은 국무총리 권한으로 명시했다. 신고센터 설치는 김현정·진성준 의원안에만 담겼다.
조사·수사 범위도 차이가 났다. 김 의원의 기존 2월 안은 조세 관련 9개 법률을 제외한 27개 법률 위반행위를 특별사법경찰의 수사 범위로 정했다. 황 의원안은 부동산거래신고법·공인중개사법·주택법을 수사 범위에 포함했고 윤 의원안은 11개 법률 위반행위를 대상으로 삼았다. 반면 진 의원안은 18개 법률의 벌칙 대상 행위를 조사 대상으로 규정했지만 별도 수사 범위는 제시하지 않았다.

9월 재발의된 김 의원안은 권한 통제 절차를 보강했다. 신용정보 요구 근거를 삭제하고 금융거래정보 요구 대상을 조사대상자(참고인 제외)로 한정했다. 감독원장의 임기는 3년 단임으로 규정해 직무상 독립성을 확보한다는 취지다. 조사·수사 부서 간 정보교류를 차단하고 조사·수사전환심의위원회와 수사심의위원회를 두는 내용도 포함됐다.
기관 간 조정 문제는 감독원의 소속과도 맞닿아 있다. 국토부와 국세청 등 관계기관의 협조를 어떻게 이끌어낼지가 중요하다. 국토연구원은 "국무조정실 차장이 협의회를 이끄는 방안은 기관 간 역할 조정과 외부 견제에 유리하지만 의사결정이 늦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감독원장 직속 기구는 사건 대응 속도를 높일 수 있지만 감독원이 자신의 권한 행사를 스스로 심사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봤다.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감독원이 직접 조사할 사건과 기존 기관에 이첩할 사건, 공동조사가 필요한 사건을 구분하고 금융정보 조회의 범위와 수사 전환 절차를 정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설치법 심사에서는 감독원의 법적 지위와 조사·수사 범위뿐 아니라 관계기관 간 사건 조정과 정보 접근 통제 방식도 논의 대상이다. 직접 수사 권한을 부여하려면 관련 사법경찰직무법 개정도 맞물려야 한다. 법률에 기본 권한을 규정한 뒤 시행령·직제·내부규정에서 사건 배분과 자료 접근 심의, 감사 절차를 구체화하는 작업도 남아 있다. 이 같은 제도적 장치가 얼마나 촘촘하게 마련되느냐가 이 대통령이 강조한 부동산 불법행위 근절과 부당이득 환수를 실제 집행으로 옮기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