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10·15 부동산 대책 1년 ③

지난해 10월 15일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확대 시행후 서울 임대차 시장은 매물 가뭄과 주거비 급등으로 일대 혼란을 겪었다. 토허구역 내 주택 매수시 '2년간 실거주' 의무가 부과되면서 갭투자를 통한 전세 공급이 위축된 탓이다. 기존 임대인들이 주택 매도를 위해 세입자에게 퇴거를 요구하는 사례도 잇따랐다. 사실상 매매 거래가 성사될 때마다 전세 물건이 사라지는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전세난이 심화했고 이른바 전세의 월세화 또한 빨라졌다.
1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건수는 9336건, 월세거래건수는 969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7%, 3.4%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9월 1만2160건에 달했던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건수는 올해 9월 6325건으로 1년 만에 반토막 났다.
이같은 전세 공급 위축은 월세화를 가속하고 주거비 부담을 증가시켰다. 국토교통부의 '8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52.3%로 전년 동기(44%)보다 8.3%포인트 상승했다. 전세를 구하기 어려워진 임차인들이 월세로 눈을 돌렸고 세제 개편 움직임과 함께 임대인들의 월세 선호도 강해졌다.

전셋값은 거듭 상승 중이다. 지난해 토허구역 확대 시행 직후인 11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6933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수준을 10% 웃도는 가격이다. 전셋값 상승세는 올 들어서도 변함이 없었다. 지난 6월 기준 서울의 평균 전세가격은 6억7186만원을 찍었다. 역대 최고치다.
올 초 서울 동작구에서 전셋집을 알아보던 30대 직장인 A씨는 "전세 매물이 없어 처음 2주간은 부동산으로부터 아무 연락이 없었다"라며 "결국 반전세로 전환했는데 주거비 부담은 1년 전 대비 약 1억원 더 늘었다"고 토로했다.
전세 매물 부족과 가격 급등이 맞물리면서 기존 임대차계약을 유지하려는 임차인도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서울 아파트(전용면적 60㎡ 초과~85㎡ 이하) 전월세 거래 중 신규계약 비중은 52.3%, 갱신계약 비중은 42.5%였다. 반면 올해 같은 기간 신규계약 비중은 48.5%로 뚝 떨어졌다. 대신 갱신계약은 48.9%로 수직 상승했다. 전세난이 원인이 된 갱신계약이 증가하면서 자녀 교육이나 직장 이전 등으로 이사를 하고 싶어도 억지로 눌러앉아야 한다는 불만도 쏟아졌다.

내년 서울 입주 물량 5% 감소…'실거주' 정책 독 되나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신규 입주 물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실거주 중심 부동산 정책이 이어질 경우 임대차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임대 제외)은 1만6488가구로 올해(1만9368가구) 대비 14.9% 감소할 전망이다. 이어 2028년에는 1만3279가구로 추가 감소가 예상된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전문위원은 "지난해까지 130~140선에서 안정세를 유지하던 전세수급지수가 올해는 180까지 치솟은 상황"이라며 "이는 2020년 전셋값 폭등으로 임대차 3법이 마련됐던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수요와 공급을 나타내는 지표로 200에 가까울수록 공급 부족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심 전문위원은 임대차 시장의 불안 요인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그동안 임대차 시장의 문제는 주로 수급 불균형에서 비롯됐다면 앞으로는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되면서 주거비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