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는 시작일 뿐"…우주 스타트업에 쏠린 글로벌 자금 사상 '최대'

"스페이스X는 시작일 뿐"…우주 스타트업에 쏠린 글로벌 자금 사상 '최대'

송지유 기자
2026.10.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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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스타트업씬] 10월 3주

[편집자주]  '글로벌 스타트업씬'은 한주간 발생한 주요 글로벌 VC(벤처캐피탈) 및 스타트업 소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이에 더해 국내 스타트업 시장에 미칠 영향과 전망까지 짚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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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프커내버럴=AP/뉴시스] 1일(현지 시간)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기지에서 미항공우주국(NASA)의 스페이스X '크루-13' 임무를 수행할 드래건 우주선을 실은 팰컨9 로켓이 국제우주정거장(ISS)을 향해 발사되고 있다. 2026.10.02.
[케이프커내버럴=AP/뉴시스] 1일(현지 시간)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기지에서 미항공우주국(NASA)의 스페이스X '크루-13' 임무를 수행할 드래건 우주선을 실은 팰컨9 로켓이 국제우주정거장(ISS)을 향해 발사되고 있다. 2026.10.02.

올 3분기 전 세계 우주 스타트업에 투자된 금액이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스페이스X 상장을 전후로 촉발된 우주 관련 투자가 발사체·위성제조 등 인프라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단순 상장 기대감을 넘어 실질적인 상업·공공 수요로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4일(현지시간) 글로벌 우주 전문 투자사 '세라핌 스페이스'의 최신 보고서를 인용해 올 3분기 글로벌 우주 스타트업 투자가 총 208억달러(약 28조원)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분기(74억달러)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거래 건수 역시 216건으로 분기 기준 가장 많았다.

'블루오리진' 제외해도 100억달러 웃돌아…착시 없는 투자 열풍

이번 3분기 집계에는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이 조달한 100억달러가 포함돼 있다. 단일 대형 투자의 착시 효과를 배제하기 위해 블루오리진의 조달 금액을 제외해도 3분기 우주 스타트업 투자액은 108억달러로 이 역시 역대 최대치에 부합한다.

분야별로는 발사체 확보 및 우주 접근성을 높이는 발사체·제조 인프라 분야에 전체 자금의 80%에 달하는 164억달러(120건)가 집중됐다. 위성통신, 지구관측, 데이터 분석 등 서비스 부문에는 약 40억달러가 투자됐다.

블루오리진 외에 대형 투자 사례도 잇따랐다. 지능형 우주·방산 부품 제조 스타트업 '하드리안'이 13억7000만달러를 유치한 것을 비롯해 재사용 로켓 개발사 '스토크스페이스'가 10억달러, 대형 위성 버스 플랫폼 개발사 'K2스페이스'가 5억달러를 각각 확보했다.

지역별로는 북미 지역이 올해 누적 기준 전체 자금의 약 70%를 차지하며 글로벌 우주 벤처 생태계를 주도했다. 중국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올 3분기 49건의 투자가 이뤄졌고, 분기 기준 사상 최대인 33억달러의 자금이 우주 분야에 투입됐다. '란젠항톈(LandSpace)'의 주췌 3호 재사용 로켓 성공과 '궈왕·치엔판' 등 정부 주도 대규모 저궤도 위성 프로젝트가 민간 우주 스타트업으로 자금을 흡수하는 촉매제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케이프커내버럴 로이터=뉴스1)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 위성이 13일(현지시간) 오후 2시 57분쯤 뉴 글렌에 실려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기지에서 발사됐다. 2025.11.13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케이프커내버럴 로이터=뉴스1)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 위성이 13일(현지시간) 오후 2시 57분쯤 뉴 글렌에 실려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기지에서 발사됐다. 2025.11.13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전문가들은 이번 투자가 단순히 스페이스X 등 우주 스타트업 상장(IPO) 기대감의 여운이 아니라 시장의 실질적인 수요가 입증된 결과로 본다. 다수의 상장 우주 기업들이 적자 상태인 데다 스페이스X의 시장 독점으로 중소 상장사에 대한 관심이 분산된 상황에서도 민간 벤처 자금은 확실한 '인프라 및 방산 수요'를 갖춘 우주 기업으로 모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루카스 비숍 세라핌 스페이스 부사장은 "현재 우주 시장의 자본은 IPO의 여운이 아니라 상업·기관 등 실질 수요의 증거를 따라가고 있다"며 "각국 정부 수요가 발사와 제조, 궤도 인프라 투자를 점점 더 떠받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올 3분기의 폭발적인 투자 증가세가 단기간 다소 완만해질 수는 있다"며 "하지만 본격적인 성장 및 스케일업 단계에 진입한 기업들이 늘고 있어 과거 평균 수준을 크게 웃도는 투자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확히 판단해 드립니다"…의사결정 AI '제브' 열풍

/사진=블룸버그
/사진=블룸버그

출시 된 지 수주일 만에 미 실리콘밸리를 뒤흔든 AI 모델 '제브'의 개발사 타입세이프AI가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단숨에 거물급 스타트업으로 떠올랐다. 긴 글을 유창하게 써 내려가는 AI 모델과 달리 0.1초만에 '예·아니오' 등 선택지만 제시하는 형태에 기업 경영자와 개발자가 열광했고, 투자자는 자금을 대려고 줄을 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타입세이프AI는 최근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가 주도한 펀딩 라운드에서 약 8억7000만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 투자금을 확보했다. a16z 외에도 세쿼이아캐피탈과 초기 투자자인 DCVC 등 글로벌 대형 벤처캐피탈과 주요 엔젤 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기업 가치는 75억달러(약 10조원)로 인정 받았다.

타입세이프AI는 오픈AI·메타·구글 등 빅테크 출신 연구자들이 모여 2024년 샌프란시스코에 설립한 회사다. 이들이 선보인 첫 AI 모델 '제브'는 챗GPT나 클로드처럼 텍스트를 주고받거나 코드를 짜는 대화형 생성 AI가 아니다.

대신 제브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내부 시스템에 직접 연결돼 정밀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특화돼 있다. 문장을 단어(토큰) 단위로 순차 생성하는 기존 대형언어모델(LLM) 방식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기존 모델 대비 훨씬 저렴하고 신속한 연산이 가능하다.

디오고 알메이다 타입세이프AI 최고경영자(CEO)는 "기존 LLM 모델들은 95% 확률로 아인슈타인 같은 똑똑함을 보여주다가도 나머지 5%는 미스터 빈처럼 터무니없는 오답을 낸다"며 "이러한 지능의 불안정성은 정밀함이 생명인 자동화 시스템에 결코 쓰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오차 범위를 극도로 줄여 높은 신뢰성과 가성비를 동시에 달성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제브의 시연 영상이 공개된 직후 시장에선 폭발적인 반응이 나왔다. 출시한 지 며칠 만에 사용자 100만명을 넘어섰고, 현재 포춘 500대 기업 중 약 3분의 1이 이 모델을 도입해 업무 프로세스에 활용하고 있다. 하루 처리하는 토큰량만 수조개에 달한다.

타입세이프AI는 20여명 남짓한 소수 정예 인력으로 이미 지출 비용을 차감, 실질적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확보한 대규모 자금은 소프트웨어 배포 확장, 추가 인재 채용,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연산(컴퓨팅) 자원 확보 등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마틴 카사도 a16z 파트너는 "업계에는 이미 '제브 형태의 빈자리'가 존재하고 있었다"며 "그동안 모든 개발자들이 원했으나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던 영역을 타입세이프AI가 완벽히 메웠다"고 평가했다.

원전 스타트업 '아틀라스 아토믹스'에 5000억 뭉칫돈

미국 정치인이자 기업가인 비벡 라마스와미/사진=블룸버그
미국 정치인이자 기업가인 비벡 라마스와미/사진=블룸버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전력 수요로 원자력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 정치인이자 기업가인 비벡 라마스와미가 공동 설립한 차세대 원전 스타트업이 대규모 자금 유치에 성공하며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블룸버그통신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원자력 스타트업 '아틀라스 아토믹스'가 19억달러(약 2조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총 4억 달러(약 5400억원) 규모 시리즈 A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제너럴 카탈리스트가 이끌었으며,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가 참여했다.

스텔스 모드(제품·기술을 공개하기 전까지 외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비밀리에 개발·자금조달에 집중하는 단계)로 운영 중인 아틀라스 아토믹스는 농축 우라늄에 의존하지 않는 개선된 중수형 원자로 기술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싼 고농축 우라늄 대신 처리가 용이한 연료를 활용해 원전 건설 및 운용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이 회사는 에너지 투자 전문가로 알려진 케빈 간 최고경영자(CEO)와 오크리지 국립연구소(ORNL)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발렌드라 수타르샨 최고원자력책임자(CNO) 등이 이끌고 있다. 미 오하이오주 주지사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비벡 라마스와미가 공동 설립한 회사인 점도 주목을 받는다.

하버드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라마스와미는 바이오 기업을 연쇄 창업했으며, 30대에 억만장자 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도널드 트럼프 재선 선거 당시 측근으로 알려졌고, 당선 후에는 일론 머스크와 함께 공무원 사회 관행이나 예산 등을 개혁하는 정부효율부 공동 수장을 맡기도 했다. 그 인연으로 올 2분기엔 머스크로부터 500만달러의 정치 자금을 지원받기도 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빅테크와 대형 VC들이 기술 검증 단계의 원전 스타트업에 파격적인 자금을 집행하고 있다"며 "AI 데이터센터가 촉발한 전력 인프라 병목이 원자력 유니콘 증가라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한편 올 10월 현재 미국 원자력 스타트업에 유입된 벤처 자금은 46억달러(약 6조20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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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유 기자

국내외 벤처투자 업계와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한 발 더 나간, 한 뼘 더 깊은 소식으로 독자 여러분과 만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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