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분노, 미국 선거 흔들다
"월세 기름값 식비 생각하면…정치인들이 말하는 경제 성과, 저만 못 느끼나요."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메인주 포틀랜드 시청 조기투표소 앞. 중간선거 투표를 하고 나온 대학생 마이클(22)의 말에는 정치권의 언어와 청년 유권자가 체감하는 현실 사이 간극이 깊게 배어났다.
"월세 기름값 식비 생각하면…정치인들이 말하는 경제 성과, 저만 못 느끼나요."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메인주 포틀랜드 시청 조기투표소 앞. 중간선거 투표를 하고 나온 대학생 마이클(22)의 말에는 정치권의 언어와 청년 유권자가 체감하는 현실 사이 간극이 깊게 배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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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다음달 3일(현지시간) 상하원의원과 주지사 등을 선출하는 가운데 2024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20대 청년들의 민심이 돌아서고 있다. 치솟은 물가 등 트럼프 행정부 경제 정책에 대한 반감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맞물렸다. 이들의 투표율이 중간선거 성패에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WP·ABC뉴스·입소스 공동조사 결과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등록 유권자 가운데 22%가 현재 그의 국정 운영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전체 연령층보다 청년층의 트럼프 반대 여론이 높다. NYT·시에나대학 조사에서 18~29세 유권자의 70%가 민주당을 지지하거나 민주당 우세 성향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대선 직전보다 이 수치가 15%포인트 높아졌다. 이들이 투표장으로 향하면 박빙승부를 펼치는 곳에선 공화당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과 이란전쟁이 겹쳐 물가부담을 높이면서 메인, 미시건, 뉴햄프셔 등 접전지 공화당 후보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두기에 나섰다.
메인주는 미국 북동부에 치우쳐 있지만 11월 중간선거의 표심을 읽을 수 있는 초접전 지역으로 떠올랐다. 인물 대결뿐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과 소비자 물가, 생활고 등 다양한 선거쟁점이 집약돼 나타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민생 이슈가 표심을 가를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와 '관세 전쟁'을 일으킨 건 공화당에 불리한 지점이다. 메인은 지리적으로 캐나다와 인접해 있으며 지난해 메인주 수입의 69%가 캐나다와 연관됐다고 미 인구조사국이 밝힐 정도다. 메인주의 수출 가운데 캐나다로 향한 것이 41%에 이를 정도다. 트럼프 행정부는 펜타닐 유입 등을 내세워 대캐나다 관세 압박에 나섰다. 미국은 자동차, 트럭, 부품 등 캐나다산에 50% 관세를 매겼다. 캐나다는 보복 관세로 맞불을 놓으면서 메인주 수출입이 타격을 입었다. 메인에서 랍스터 어구를 생산하는 브룩스씨는 CNBC 인터뷰에서 "40년간 해왔지만 이런 최악의 사업 환경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캐나다가 관세 보복으로 미국산 랍스터 통발에 50% 관세를 부과한 뒤 브룩스는 약 200만달러(약 26억원) 매출 손해를 봤다.
다음달 3일 미국 중간선거의 막판 핵심 키워드로 '부패'가 꼽혔다. 미국 유권자들이 정부 부패를 가장 큰 걱정거리로 여긴다는 조사 결과다. '부패'는 고물가나 고유가 등 민생 문제보다도 순위가 높았다. 폭스뉴스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유권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현안에 대해 조사한 결과 88%가 '정부 부패'라고 답했다. 인플레이션과 고물가 85%, 유가 83%, 의료 서비스 8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부패를 우려한다는 응답은 민주당 지지층(72%)뿐 아니라 공화당 지지층(47%)도 높았다. 민주당이 주요 쟁점 13개 중 10개에서 공화당에 비해 지지율이 앞섰다. 정부 부패와 인플레이션과 고물가, 유가 등 주요 현안 모두 민주당이 우위에 있었다. 이를 두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보도에서 '놀라운 변화'라고 표현했다. 인플레이션과 고물가, 휘발유 가격보다 정부 부패가 더 큰 관심사로 나타나서다. 미국 유권자들의 주요 문제가 '경제'였던 걸 감안하면 더 이례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월세 기름값 식비 생각하면…정치인들이 말하는 경제 성과, 저만 못 느끼나요. "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메인주 포틀랜드 시청 조기투표소 앞. 중간선거 투표를 하고 나온 대학생 마이클(22)의 말에는 정치권의 언어와 청년 유권자가 체감하는 현실 사이 간극이 깊게 배어났다. 그는 "졸업을 앞둔 일상에서 체감되는 온기가 하나도 없다"며 "학자금 대출 이자까지 내고 나면 통장에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메인주는 미국 연방의회 권력 재편이 달린 11·3 중간선거의 최대 격전지이자 터프츠대 시민학습·참여정보연구센터가 발표한 청년 선거 영향력 지수(YESI)에서 연방 상원의원 선거 부문 전국 1위로 꼽힌 지역이다. 중간선거를 보름여 앞두고 이곳에서 맞닥뜨린 미국 20·30대 청년층의 표심은 단순한 정치적 반감이 아니었다. 포틀랜드 대학가에서 만난 청년들은 고물가와 주거난에 대한 구체적이고 또렷한 불만을 쏟아냈다. "시내 방 하나짜리 월세가 2000달러를 넘어섰어요. 정부는 경제 지표가 좋다고 자랑하지만 사회에 첫발을 디디는 우리에게 독립은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