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산선, 新안전선 될까
지난해 붕괴사고로 2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던 신안산선 광명구간 공사가 약 1년 반 만에 재개됐다. 포스코이앤씨는 '전면 재시공'을 약속했지만 주민 불안은 여전하다. 사고에 따른 행정처분과 주민보상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신안산선 개통까지 남은 과제와 사고 후 쟁점을 짚어본다.
지난해 붕괴사고로 2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던 신안산선 광명구간 공사가 약 1년 반 만에 재개됐다. 포스코이앤씨는 '전면 재시공'을 약속했지만 주민 불안은 여전하다. 사고에 따른 행정처분과 주민보상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신안산선 개통까지 남은 과제와 사고 후 쟁점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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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5-2공구 복구공사가 사고 발생 1년5개월만인 지난달 마침내 재개됐다. 정부는 공기 지연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패스트트랙' 형태인 실정보고 방식으로 포스코이앤씨의 설계변경안을 승인했지만 이번 공사는 붕괴된 지하터널을 직접 복구하는 본공사가 아니라 이에 앞서 지반을 다지고 구조물을 보강하는 준비 단계일 뿐이다. 현재로선 본격적인 터널 복구공사가 언제쯤 시작될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해 4월11일 신안산선 5-2공구 환기구 공사 현장에서 2아치(투아치) 터널의 중앙기둥과 터널 상부가 무너지며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조사 결과 이번 사고는 설계부터 시공, 건설사업관리(감리)까지 공사 전 과정에서 부실이 누적된 철저한 인재(人災)'로 밝혀졌다. 사고의 여파는 막대했다. 터널 붕괴사고 이후 공사는 멈춰섰고 수도권 서남부의 핵심 광역교통망을 새로 그리려던 계획도 그만큼 미뤄졌다. 광명시 관계자는 "본공사(환기구 터널 굴착)를 위한 지반 보강, 가시설 설치 등 사전 준비단계에만 9개월에서 1년가량이 소요될 예정"이라며 "현재 상세 공정계획을 수립 중이어서 실제 본 터널 굴착이 언제 재개될지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1일 오전 경기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공사현장. 쉴 새 없이 오가는 대형 덤프트럭 행렬 뒤로 안전모를 쓴 인부들의 모습이 겹쳐진다. 지난해 4월 대형 붕괴사고 이후 1년5개월 가까이 멈춰 있던 현장이 비로소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하지만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지역 주민들의 심경은 복잡하다. 공사 재개에 대한 기대감과 사고 재발에 대한 불안감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1년 전 무너진 사고 현장… 불안만큼 커진 불편━1년 넘게 공사가 중단된 사이 달라진 게 있다면 공사 안전에 대한 불안보다 공사 지연에 대한 불만이 더 커졌다는 점이다. 사고 당시에는 안전에 대한 불안이 컸지만 이제는 공사가 더 늦어지는 것이 걱정이라는 목소리가 늘었다. 1년 넘게 이어진 공사 지연이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과 출퇴근 부담과 같은 생활 불편이 누적된 결과다. 공사장 인근에서 영업하던 자영업자 A씨는 사고 이후 가게 문을 닫은 상태다. 건물 안전진단에서 보수·보강 필요성이 확인돼 포스코이앤씨와 건물보상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4662억원. 올해 상반기 말 포스코이앤씨가 장부에 쌓아둔 충당부채 규모다. 신안산선 붕괴사고에 따른 재시공 비용 등 예상 손실을 반영하면서 사고 전보다 1000억원 이상 늘었다. 추가 피해보상과 영업정지 가능성까지 남아 있어 사고의 '청구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연결기준 4515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내며 9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순손실도 4776억원까지 늘었다. 지난해 실적에는 중대재해 사고에 따른 비용과 공사 중단 여파가 반영됐다. 포스코이앤씨는 "신안산선 5-2공구 붕괴에 따른 복구원가 반영, 중대재해에 따른 공사중단 영향으로 전년대비 영업이익은 830%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1036. 7% 감소했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에는 흑자로 돌아섰지만 지난해 대규모 손실에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연결 기준 영업손익은 전년 동기 669억원 적자에서 974억원 흑자로, 반기순손익은 851억원 적자에서 528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신안산선 광명구간 붕괴사고에 대한 정부의 행정처분이 연내 내려지더라도 실제 영업정지까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행정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결정을 얻어내면 소송기간 중 신규 수주와 입찰을 계속할 수 있어서다. 대형 붕괴사고 이후 수년이 지나도록 제재가 집행되지 않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재발을 막겠다는 처분의 취지가 약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신안산선 5-2공구 붕괴사고와 관련한 포스코이앤씨 행정처분 절차는 2차 심의까지 진행된 상태다. 세 차례 심의와 사업자 청문을 거쳐 연내 처분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로 현재 청문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영업정지 여부와 기간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처분 절차는 지난 4월 국토부가 발표한 사고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조사에서는 터널 중앙기둥의 하중을 실제보다 작게 계산한 설계오류와 안전점검 미실시, 균열관리 부실 등이 확인됐다. 당시 국토부는 설계·시공·감리 주체별 과실에 따라 영업정지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