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희의 思見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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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여당이 스스로 발등을 찍는 자충수를 서슴지 않고 있다.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얘기다. 허위 또는 조작 보도에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는 내용의 언론중재법(일명: 언론재갈법) 개정안을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단독 통과시킬 태세다. 허위와 조작 보도를 막자는 대의에 반대할 이가 누가 있을까. 다만 이런 죄에 대한 처벌은 현재 형법의 명예훼손죄(제307조)나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제309조),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제70조) 등에 의해 가능하다. 현시점에서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을 재·개정할 때는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 특히 이번 법 개정안에는 '기본권 침해'와 함께 '법의 형평성 결여', '법의 모호성 한계' 등 다양한 문제가 있다. 우선 '표현의 자유' 문제다. 민주주의 상징으로 불리는 미국 수정헌법 1조에는 "의회는 (중략) 발언의 자유를 저해하거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1년 7개월의 수형생활을 끝내고 가석방된다. 가석방은 그에게 수형생활보다 더 큰 숙제를 안겼다. 이번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지난해 타계한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2009년 '사면'과 함께 비난하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은 네트워크가 지배한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누군가'가 아니면 안되는 일들이 글로벌 경쟁에서는 허다하다. IOC 위원이었던 이 회장이 2009년 12월말 특별사면을 받은 후 그 사면은 '남북화해'의 길을 여는 단초가 된 것만은 분명하다. 이 회장은 IOC 위원으로 복귀한 후 1년6개월간 10차례 해외 출장을 통해 IOC 위원 110명을 만나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을 선택해줄 것을 요청했다. 정부와 다른 여러 사람들의 노력이 결합해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 동안 이 회장의 역할은 지대했다. IOC 규정상 투표권을 가진 IOC 위원을 개별적으로 만날 수 있는 사람은 IOC 위원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한번은 러시아
"통제사 이순신은 (중략) 잡아다 국문하고 용서하지 말아야 하겠지만, 바야흐로 적과 진을 맞대고 있기 때문에 우선 공을 세워 효과를 거두게 해야 한다. (중략) 경(원균)은 우선 이순신과 합심하여 해적을 다 섬멸해 나라를 구하라" 임진왜란에 이은 정유재란 초기인 1597년(선조 30년) 1월 28일 선조실록 84권에 기록된 어명이다. 원균 장군을 경상우도 수군 절도사 겸 경상도 통제사로 삼아 수군을 지휘하고 이순신 장군에겐 백의종군이라는 '회복적 사법'을 시행한 사례다. 회복적 사법(restorative justice)이란 지역사회, 피해자와 가해자의 입장을 모두 고려해 범죄 행동에 의한 피해를 바로잡는 것에 중점을 둔 사법적 이론이다. 쉽게 말하면 피해의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사법처리방식이다. 선조의 어명을 어겨 공격에 나서지 않고 장고한 이순신 장군의 목을 베어 군율의 지엄함을 보이기보다는 그 재능을 아껴 전장에 나가 전공을 세워 죄값을 치르도록 하는 처벌이다. 이순신 장군
민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정부의 집회 자제요청을 '사악한 의도의 무례한 요구를 멈춰라'는 논평으로 일축하고 지난 23일 원주 국민건강보험공단 집회를 강행했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집회를 막는 경찰의 저지선을 피해 언덕으로 우회하는 대범함도 보였다. 앞서 지난 3일 대규모 여의도 집회가 저지되자 종로로 자리를 옮겨 이어갔던 것과 같은 과감한 행동이다. 민주노총과 그 산하 연맹의 행동은 영국 철학자 토마스 홉스가 말한 자연상태에서의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연상시킨다. 홉스는 국가가 없는 '자연상태'에서는 모두가 자신들의 이익에만 몰두해 결국 전쟁상태가 심화되고 모두가 상처를 받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가 된다고 했다. 이런 전쟁 상태를 없애기 위해 시민들이 자신의 권리 일부를 리바이어던(힘있는 괴수-국가를 상징)에 양도하고 국가 안에서 평화를 찾는다고 했다. 국가가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 한 국가의 권위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게 홉스의 주장이다. 일부
정부가 입법 예고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및 시행령'이 산업 현장에서 재해를 줄이고, 생명을 살리는 진짜 길이 될 수 있을까. 입법 예고 직후 노사 양측의 반응만 보면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재계는 과도한 법 적용 우려와 불투명한 기준을 걱정해 시행령에 재계 입장 반영을 요구했지만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산업재해를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을 경우 경영진 면책 조항을 넣어달라는 기업들의 목소리도 그냥 묻혔다. 노동계에서는 심혈관계 질환 등이나 건물 해체 공사현장 등이 중대재해 질병이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사 모두의 목표는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자나 부상자가 최대한 발생하지 않도록 하자는데 있다. 문제는 법과 시행령이 이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산재 사고를 줄이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사후적 징벌에 앞서 사전적인 예방 대책이 필요하고, 처벌보다는 회복적 사법의 관점에서 법 집행이 중요하다.
쌀집으로 사업을 시작했던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회장은 노동자의 밥심에 대한 집착이 유난히 강했던 인물이다. 자동차 정비회사였던 아도서비스 시절에는 부인 변중석 여사가 차린 식사를 전직원에게 매일 제공할 정도였다. 어릴 때 배를 많이 곯았던 정 회장은 "직원들 밥은 회사가 줘야지 왜 도시락 싸게 만드냐"며 처음 구내급식을 도입했다. 그는 "집에 굶는 가족이 없도록 하라"며 직원들이 구내식당에서 밥이나 반찬을 싸서 집으로 가져가더라도 나무라지 않도록 했다. 급식사업은 배고픈 나라 기업가에게는 단순한 수익사업 이상의 철학이 담겨 있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런 단체급식으로 기업들을 옥죈 것은 2017년 9월 기업집단국 신설 후 단체 급식 시장 구조 개선 작업에 착수하면서부터다. 3년여만인 지난 4월 공정위가 참석한 가운데 8개 대기업집단 단체금식 일감 개방 선포식이 열렸다. 공정위는 이 선포식을 '자발적 참여'이라고 썼지만, 기업들은 '강제'라고 읽었다. 당시 공정위 자료엔 대기업의 사
정치권이 30대 젊은 야당 대표의 출현이라는 변화의 바람에 놀라고 있다. 갑자기 나타난 변수(變數)가 당대표가 되며 이제 상수(常數)로 변해 그 충격파는 이만저만이 아닌 듯하다. 사실 더 놀라운 것은 필요할 때마다 '정치는 생물이다'라는 말로 변심을 합리화하면서도 전혀 변하지 않던 한국정치 그 자체였다. 변화는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 속에 늘 상존해왔던 상수인데도 이를 느끼지 못하다가 갑자기 경험하곤 놀란다. 지금으로부터 5~6년전의 일이다. 당시 전자업체 A사의 휴대폰 사업을 책임지던 CEO와의 저녁 시간이었다. 그는 그 회사의 아킬레스건이기도 한 휴대폰 사업을 살리기 위해 긴급 투입된 구원투수였다. 1년 정도 해당 휴대폰사업부를 맡은 그에게 왜 휴대폰 사업이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지를 물은 적이 있다. 회사 내부의 문제점이나 개선점을 얘기할 것으로 기대한 질문에 되돌아온 답은 다소 의외였다. "갑자기 발생한 글로벌 시장의 변화와 환율 등 대외변수가 좋지 않았기
"오늘 아침 전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의 리더분들을 모시고 회의를 개최하게 되어서 큰 영광입니다." (That's why I'm honored this morning to have some of the world's most innovative CEOs and leaders from the sectors participating in today's Round Table.) 지난 21일(현지시각)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 상무부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지나 레이몬도 미 상무부 장관이 한 인사말이다. 이 자리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태원 SK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삼성·현대차·LG 등 4대 그룹의 최고경영자들이 함께 했다. 레이몬드 장관은 "전세계 기술개발을 선도하는 (한국의) 기업들이 수백억달러를 투자하면서 미국에 아주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고 우리 기업들을 추켜세웠다. 약 70년전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 미국의 원조
이건희 삼성 회장 타계 후 경영을 승계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재수감된 지 4개월 가량 지나면서 재계와 정치권,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사면론이 거론되고 있다.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수사 및 재판 과정이었던 2017년 2월 17일 구속돼 1년 가량의 수감생활을 한 후 2018년 2월 5일 풀려났다가 파기환송심에서 2년 6월의 형이 최종 확정되면서 다시 수감된 것이 지난 1월 18일이다. 총 수감생활의 절반을 넘은 1년 4개월이 된 셈이다. 그 사이 전세계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팬데믹이 지속되고 생존을 위한 백신 확보 전쟁과 자동차용 반도체 확보전이 가속화됐고, 이 부회장의 역할론이 대두되면서 사면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사면론이 나오면서 정치권이나 재계, 시민단체는 계산기 두드리기에 바쁘다. 정치권은 내년 대선 등을 염두에 두고 이 부회장 사면이 자신들에게 가져다 줄 유불리를 계산하느라 분주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취임 4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사면질의 답변에서 "반도체의
최근 몇일간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산이 화제의 중심에 섰다. 고인은 78년 생을 마치면서 거둔 것의 절반이 넘는 60% 이상을 사회로 다시 돌려놨다. 그 나머지 30여%는 부인과 자녀들에게 상속됐다. 적게는 2조~3조원, 많게는 10조원까지 감정가가 형성된 미술품(1만 1000여건, 2만 3000여점)은 유족들이 고인의 뜻을 받들어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 또 고인이 2008년에 약속했던 '좋은 일에 쓰기로 했던 1조원'도 13년만에 고인의 유지에 따라 감염병·소아암·희귀질환 극복에 쓰이게 됐다. 이 회장의 유족들이 내게 될 상속세는 최대 상속세율 50%에 대주주할증까지 합해 최대 60%인 12조원 이상이다. 이는 지난해 국내 전체 상속세 세입금액의 3~4배 수준으로 국내외 기업인 중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 회장이 타계한 이후 유족에게 남긴 계열사 지분(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유산은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장녀인 이부진 호텔
"ESG 경영 자체 때문에 힘든 것이 아니라 ESG 한다며 불러내는 사람들 때문에 힘듭니다."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너나할 것 없이 관련 행사나 단체를 만들고 여기에 참석하라는 요청을 하자 이런 부담에 치인 기업들이 내놓는 하소연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의 한해를 보내면서 기업들은 ESG 경영으로 가야한다는 당위성과 이에 대한 도움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런데 각종 경제단체나 일부 미디어들이 마치 주도권 쟁탈전을 하듯 경쟁적으로 관련 위원회나 협의체를 만들고 포럼이나 아카데미 등을 남발하면서 오히려 기업들에게 ESG 피로감을 주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일례로 지난 8일 법정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가 산업통상자원부, 법무법인 화우와 공동으로 '제1차 대한상의 ESG경영 포럼'을 열자, 뒤이어 14일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K-ESG 얼라이언스'를 발족시켰고, 15일에는 한국경영자총협회가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전경
"전자(電子, -e로 표현)의 흐름을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세계 최강국의 지도자가 미국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반도체용 웨이퍼를 손에 들고 흔드는 장면은 세상의 흐름이 전자를 다루는 반도체에 의해 움직임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그의 손에 들린 것이 200mm 웨이퍼냐 300mm 웨이퍼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1942년생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태어났을 당시에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반도체라는 물건이 1948년 첫 모습을 드러낸 후 반도체는 물이나 공기와 같은 존재로 인류에게 다가왔고, 그 이상의 가치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반도체나 배터리는 모두 전자의 흐름인 전류의 제어를 통해 세상을 움직이는 물건들이다. 반도체는 전류를 보내기도, 정지시키기도 하는 절반만 도체인 물질이고, 배터리는 화학적 신호를 전기적 신호로 잠시 저장해두는 방과 같다. 이런 전자소재들을 우리 인류의 편의를 위해 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