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희의 思見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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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미국 재계 서열 5위까지 오른 기업.'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10위.' '사회공헌을 많이 하는 미국에서 가장 양심적인 기업 10위.' '미국 MBA 졸업생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은 직장.' 'GE의 잭 웰치 못지 않은 경영의 귀재 케네스 레이 회장과 제프 스키링 CEO'. 2001년말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경제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분식회계의 대명사 엔론의 분식회계가 드러나기 전에 듣던 찬사들이다. 2014년말까지만 해도 대우조선해양도 비슷한 찬사를 받았다. '대우조선해양 지난해 조선 빅3 중 '나홀로 흑자'', '대우조선해양, 세분기 연속 흑자 행진', '승승장구 대주조선해양 경영진 연임가도 이상무'라며 언론과 시장전문가들은 대우조선해양의 실적을 이같이 칭송했다. 하지만 지난 4월 대우조선해양의 외부감사인인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은 2조 4000억원의 '회계오류(?)'가 있었다며 재무제표 재작성을 회사 측에 요구했다. 회사 측은 2013년 영업손익을 4409억원
#1. 지난 1월 어느 금요일 저녁.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국내 대기업 총수와 우연찮게 기업의 인적 구조조정에 대한 얘기를 했다. 기자는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 인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항해하던 배에서 바다로 뛰어내리라고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 최소한 구명보트나 구명조끼 정도라도 있어야 침몰하는 배에서 뛰어내릴 것 아니냐"라고 했다. 기자의 얘기를 듣던 A 총수는 "저도 그게 우리 사회가 궁극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며 "사회안전망이 확충돼야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데 아직 우리나라는 해고 이후 사회안전망이 부족하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가라앉는 배에 모두 타고 같이 침몰할 것인가. 아니면 배의 복원력과 부력을 회복하기 위해 일부는 배에서 내리게 할 것인가를 고민할 때 가장 큰 장벽은 우리 사회의 미비한 사회 안전망이라는 게 그 총수의 말이다. #2. 1998년 6월 어느 목요일 오후. 한창 마감을 하는데 갑작스
SK텔레콤이 케이블방송사업자(MSO)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하는 문제를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수합병에 반대하는 측은 이 합병이 방송시장의 공정성과 다양성, 객관성을 해친다고 주장하지만, 여기서는 이런 사업자간 이해관계를 셈법에 넣지 않고, 기술 진화적 측면에서 이번 합병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따져보려 한다. 통신과 방송은 기술진화의 산물이다. 통신은 1794년 프랑스의 클로드 샤프의 신호식 표식기에서, 전화는 1854년 이탈리아인 안토니오 무치의 기계식 전화기에서, 방송은 1925년 영국발명가인 존 로지 베어드의 기계식 TV에서 출발해 진화를 거듭한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은 이런 진화의 연장선에 있다. 경제와 기업과 기술의 진화 과정을 잘 설명한 것이 1980년대 맥킨지의 리처드 포스터가 쓴 '기술혁신 :공격자의 이점'이라는 책이다. 이 책엔 기술의 자연적 생명주기를 'S커브'로 설명했다. 신기술 초기에는 우상향으로 천천히 횡보세를 보이며 성장하다가, 투자기와 다양한
"경제는 살아날 기미도 안 보이는데, 죽었던 경제민주화는 부활했다." 친기업적인 학자나 경제단체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대표적인 재벌 저격수로 꼽히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지난 2월 두차례에 걸쳐 경향신문에 쓴 '뉴노멀 시대의 경제민주화'라는 칼럼에서 한 말이다. 김 교수는 이 칼럼에서 최근 선거철이 다시 돌아오면서 정치슬로건으로 오염된 경제민주화의 문제가 다시 정치권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저성장과 불확실성의 뉴노멀 시대가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고, 한국의 경쟁우위가 사라지고, 유례없는 고령화 추세로 소비절벽과 세대 갈등이 증폭되는 최악의 상황에도 선거만 되면 '표심'을 얻기 위한 오염된 정치슬로건이 난무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세상이 변했고, 익숙한 과거와 결별하는 고통이 따르겠지만, 보수도 진보도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20대 총선 레이스가 본격화되면서 구태가 또 다시 살아나고 있다. 선거에서 표심을 얻기 위해 기업을 선거
최태원 SK 그룹 회장이 오는 18일 (주)SK의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될지를 놓고 논란이다. 논란의 핵심은 지난해 8월 사면 복권된 최 회장의 과거 전력이다. 국민연금 등 일부 주주들은 최 회장이 배임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았던 전력을 들어 등기이사 복귀에 반대하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의결권 행사 지침 중 법령상 결격사유가 있거나 주주권익 침해 우려가 있을 경우 사내 이사 후보 안건에 반대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랐다는 얘기다. 국민연금이 국민의 자산을 운영하는 기관이라는 측면에서 충분히 검토를 해 볼 수 있는 사안이다. 다만 여기서 짚어볼 부분은 우선 최 회장이 이 같은 의결권 행사지침에 부적격한 인물인지의 여부다. 우선 법령상 결격사유 여부다. 우리 상법상 금융회사가 아닌 경우 전과 여부가 이사의 자격제한요건은 아니다. 은행 등 금융회사를 거느리는 경우, 금융지주회사법 제38조(임원의 자격요건 등)에 실형과 관련한 제한 규정이 있다. 금고이상의 형을 받은 자는 형
바둑이나 장기 따위를 둘 때 구경하던 사람이 끼어들어 수를 가르쳐주는 것을 훈수라고 한다. 훈수를 두는 사람은 제 3자여서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당사자가 아니어서 절박함은 덜하고, 상당 부분의 생각은 지엽적이다. 당사자가 아니면 그 상황에서 왜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잘 모른다. 경기가 위축되자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SK, LG 등 국내 기업에 대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하는 언론이나 학자들의 훈수들이 많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출간한 '삼성전자가 몰락해도 한국이 사는 길'이라는 책도 그 중 하나다. 일단 자극적인 제목으로 눈길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 이 책은 노키아의 흥망성쇠를 반면교사로 삼자는 취지인 듯하면서도, 저자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은 '삼성 해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재벌의 소유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경제력 집중 완화와 금산분리 정책으로 한국이 안고 있는 삼성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그의 문제분석과 해법이
한국 재계의 리더십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가업승계의 성격이 강한 국내 재계의 리더십 변화는 형제간, 혹은 부자간 경영승계로 이어지는데, 최근 들어 변화의 조짐이 더욱 뚜렷해 지고 있다. 창업 120년이 된 두산 그룹은 한국 재계에선 사실상 처음으로 창업주 4세대의 경영자가 탄생했다. 박용만 회장이 장조카인 박정원 회장에게 그룹 회장의 바통을 넘겼다. 흔치 않은 경영 승계다. 일각에선 이런 경영권 승계의 과정이 공개된 기업의 사유화로 보고, 좋지 않게 보는 시각도 있지만, '선관주의의무'를 강조해온 박용만 회장의 성향으로 볼 때 박 회장이 박정원 회장에게 물려준 것은 '기업 두산'이 아니라 이 기업의 '선량한 관리자'의 역할을 넘긴 것으로 추정한다. 두산 그룹 외에도 창업주의 2~3세대에서 3~4세대로 넘어가는 길목에 서 있는 기업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 SK 그룹은 아직 멀었지만 삼성은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이재용 부회장이 사실상 경영승계를 한 상태이고, LG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과 그 이후 대처를 보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 범위는 어디까지이며,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경우 기업의 미래가 어떨지 등에 대한 것이다. 자유경제론자인 시카고 학파의 거두 밀튼 프리디먼은 "기업의 본업은 사업이며, 주주에 대한 책임만이 본질이다"라고 주장해 기업의 역할을 제한적으로 봤다. 그는 사회윤리적 책임이나 기부와 같은 사회공헌도 부당한 지출이라고 주장했다. 신자유주의 경제학자인 프레드리히 아우구스트 폰 하이에크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 경제 이외의 영역에 기업의 위험한 사적 권력을 확대시켜 자유기업체제를 붕괴시키는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냈다. 반면 기업이 이윤추구의 집단으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회와 함께 성장해간다는 입장에 선 쪽은 계몽주의 철학자인 장 자크 루소나 경험론 철학자인 존 로크 등 사회계약론자들의 사상을 이은 경제학자들이다. 국가의 성립도 사회구성원 전
"우리는 국가안보를 위해 개인의 사생활이 희생되어서는 안된다고 믿습니다.(We believe security shouldn’t come at the expense of individual privacy." 미국 IT 기업 애플이 자사 홈페이지 '개인정보' 코너 중 '정부기관의 정보요청'이라는 항목에 올려놓은 헤드라인이다. 지난해 12월2일 캘리포니아 주 동부 샌버너디노에서 14명이 살해된 총기테러 사건의 범인인 사예드 파룩과 타시핀 말리크 부부의 아이폰 잠금장치를 해제하라는 법원 명령에 대한 애플의 입장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로스앤젤레스(LA) 연방지방법원 셰리 핌 판사는 사예드 파룩의 아이폰5c에 담긴 암호화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애플이 수사 당국에 합리적인 기술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헤드라인과 같이 애플은 이를 거부했고, 미국 내부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찬반 논란이 뜨겁다. 이 논란에서 핵심은 두 개의 선(善)의 가치가 충돌할 때 어떤 가치가 더 우
23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약칭: 자본시장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이 개정안 중에는 김기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미등기 임원 연봉 공개안도 포함돼 있다. 경제계는 미등기 임원 중 연봉 5억 이상이면서 기업별 상위 5위 이내에 포함되는 사람의 연봉을 공개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개인 사생활 비밀보호라는 헌법적 이유(헌법 제 17조)와 우수 인재영입 난항이라는 사업적 이유에서다. 이 시점에서 2002년 커트 위머가 감독하고, 크리스찬 베일이 주연한 영화 '이퀼리브리엄(Equilibrium: 평정)으로 이야기를 풀까 한다. 이퀼리브리엄은 모든 감정이 통제되는 미래도시의 얘기다. 21세기 첫해에 세계 3차 대전이 일어난 후 지구는 '프로지움'이라는 약물에 의해 통제된다. 이 약물은 사랑, 증오, 분노 등 어떤 감정도 느끼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영화는 인간의 감정을 없애 세계 4차 대전을 막겠다는 '총사령관'의 독재 통치를 그리고 있다.
자본시장에서 퍼지고 있는 소위 '삼성의 금융지주 회사' 설립 가능성에 대해 말들이 많다. 여기저기서 뉴스로 쏟아지고, 일부에서는 사설 등을 통해 얘기하고 있다. 그 중에 '편법을 쓰면 안된다'는 훈수가 유독 눈길을 끈다. 문제를 제기하는 측은 삼성이 이렇게 중요한 일을 추진하면서 주주와 투자자에게 아무런 사전 설명조차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6개월 전 헤지펀드인 엘리엇과의 논란까지 끄집어내며 '주주와 고객을 무시'하고 합병을 밀어붙였고, 국민연금과 자산운용사들은 삼성을 믿었다가 주가가 30% 이상 떨어져 큰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한다. 삼성이 '위기성' 협박성 논리로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밀어 붙일 거라는 예언까지 하면서, 기업 지배구조 변화와 같은 중요한 사안은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미리 알려야 하는 것이 경영진의 의무라고 꼬집었다. 설득력이 있는 논리일까. 전세계 어디에서 기업이 인수합병 전에 특정 기업을 거론하며 '이 회사는 이렇게 인수하고, 이것은 저렇게 합병할 것'이라고 계획을
파견법 등 노동개혁 5법의 국회 통과를 놓고 여야가 한치의 양보 없이 대립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위기상황에서 기업들은 생존을 위한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현재 여야의 꼬일 대로 꼬인 쟁점들은 사실 '누가 파도치는 바다 위의 배(船)에서 내릴 것인가'하는 선택과 분배의 문제다. 지난 2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중장기 경제어젠다 추진 전략회의'에서 여야정이나 산학연할 것 없이 문제의 심각성에는 인식을 같이 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지금의 경제체질로는 선진경제의 도약의 길에 오르기 어렵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여야는 분배와 책임의 문제에 있어서는 첨예한 대립을 보였다. 여당은 노동개혁법의 조속한 통과와 '귀족노조' 문제를, 야당은 포용적 노사문화나 일부 재벌의 문제를 지적했다. 글로벌 경쟁이 상시화돼 있는 지금, 기업은 파도치는 대양 위의 배와 같다. 큰 배일수록 큰 바다에 나갈 수 있고, 파도에도 견디는 힘이 강하다. 하지만 쓰러지면 그 타격은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