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희의 思見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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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가 기대보다 좋지 않습니다. 하반기요? 글쎄요." 2024년 상반기 결산을 눈앞에 둔 시기에 만난 국내 주요 대기업 임원들은 이같은 우려를 한결 같이 쏟아냈다. 국내 5대 그룹 중 현대차그룹을 제외하면 모두들 만족스럽지 못한 상반기를 보낸 듯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에 최초로 AI(인공지능) 기능이 탑재되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전작에 비해 1.15배 정도 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상한다. 스마트폰의 급성장에 반도체의 빠른 회복으로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고 했으나 올 상반기는 수월치 않았다. 하반기도 AI 시대 신시장으로 떠오른 HBM3E(5세대 고대역폭메모리)를 엔비디아에 납품할 수 있다면 반전의 전기가 마련될텐데 이 또한 안갯 속이다. 지난해 호실적을 보였던 삼성디스플레이도 애플 아이패드용 OLED 공급 규모에 따라 실적이 갈릴 것으로 보이고, 삼성SDI는 전기차 수요 감소에 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줄면서 고전 중이다. 그 외에 삼
최근 대통령실이 상속세 최고세율을 50%에서 30%로 인하하는 방침을 내놔 상속세 논쟁에 불을 지폈다. 이 제안에 더해 아예 '상속세 폐지가 답이다'라는 말을 하면 '부자 감세'를 하자는 것이냐며 쌍심지를 켜고 달려드는 사람들이 많다. 상속세는 '상속세 인하=부자 감세'라는 프레임에 갇혀 논의자체가 거부 당하는 대표적인 사안이다. 각 진영이 자기 논리에 맞는 팩트만을 고집하면서 상대의 옳은 논리도 수긍하지 않아 해법 찾기가 쉽지 않다. 상속세를 폐지하면 세수 부족과 부의 대물림에 따른 양극화가 심화된다며 강하게 반발한다. 당연히 상속세 폐지를 의제로 상정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자본이득세 도입 등 다른 세수 확보방안 마련이 뒤따르는 게 상식이다. 우선 상속세의 폐지가 세수감소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를 보자.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에 따르면 2011년~2019년 총세수에서 상속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0. 7~0. 9%)이다. OECD 국가의 2019년 평균(0. 5%)보다 조금 높다.
'남의 싸움에 칼을 빼들' 생각은 없다. 가족의 가장 내밀한 부분을 다투는 이혼소송에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재산분할 과정에서 벌어진 이동통신 특혜 및 '비자금' 논쟁은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SK 이혼 소송과 관련한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달 30일 두사람의 재산총액(약 4조원)의 분할 비율을 최회장 65%, 노 관장 35%로 정했다. 노 관장의 몫을 1조 3800여억으로 정한 이유는 그의 부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SK 그룹 성장에 기여한 부분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SK 측은 부인했지만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중 300억원이 최종현 SK 선대 회장에게 넘어갔고 이를 비롯해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보호막이 SK 그룹 성장에 기여했다고 재판부는 봤다. 실제 그럴까? SK그룹이 통신사업에 관심을 가진 것은 1984년경부터다. 다가올 미래는 정보통신의 시대라는 것을 직감한 SK(당시 이름은 선경)는 미주 경영기획실 산하에 텔레커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사장)가 지난주 반도체를 책임지는 DS부문장에서 전격 경질됐다. 그 자리에 7년간 반도체 부문을 떠났던 전영현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부회장)이 구원투수로 긴급 투입됐다. '올드보이'의 갑작스러운 귀환은 삼성전자 반도체의 현 위기상황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경 사장 입장에서는 2021년 12월에 취임해 전임 김기남 대표(현 고문)의 뒷처리를 해온 상황이라며 억울해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마냥 과거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곳이 그 자리였다. 어쨌든 그가 맡은 시기에 고대역메모리(HBM) 반도체가 경쟁사에 밀렸고, 미세회로 공정도 초격차를 잃었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해 약 15조원의 반도체 적자는 치명타였다. 기업에선 전임자를 잘만나는 운도 실력이다. 경 사장 체제에서 2년반 동안 반전(HBM 납품 등)의 기회를 얻지 못한 게 경질의 결정적 요인으로 보인다. 한번 무너진 회사 분위기를 되살리는데 10년의 시간이 걸린다지만 삼성 반도체엔 느긋하게 기다려줄 시간이 없었다.
"'월트는 어떻게 할까? 월트라면 어떤 결정을 내릴까?' 절대 그렇게 하지 마세요. 그냥 옳은 일을 하면 됩니다." 애플 공동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최고운영책임자(COO)인 팀 쿡에게 남긴 유언이다. 잡스는 사망하기 1개월여 전인 2011년 8월 11일 팀 쿡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 CEO 내정 사실을 알렸다. 그러자 쿡은 "이제 당신 의사를 묻지 않아도 되느냐"고 물었고, 잡스는 "모든 결정은 당신이 하는 것"이라며 창업자 사망 후 '월트 디즈니'라는 회사가 "월트라면…"을 고민하는 결정장애로 어떻게 마비됐는지를 알려줬다. 잡스 타계 후 쿡은 잡스가 매일 아침 들른 애플의 심장부인 디자인팀은 거의 찾아가지 않았다. 반면 잡스는 하지 않았던 대정부 로비에 적극 나섰다. 2명이던 애플의 대관 조직 인원을 50배로 늘리고 자신이 직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트럼프 등을 만나 관계를 형성한 후에는 수시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 대중 수출 통제 품목에 애플 에어팟 등이 포함되
지난달 29일 향년 89세를 일기로 타계한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2일 영원의 길로 떠났다. 단신의 다부진 체격인 조 명예회장은 2010년 담낭암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그 누구보다도 한국 재계를 위해 열정적으로 살았던 경영자다. 기자에게 가장 인상 깊게 남아있는 그의 모습은 2008년 전경련 시무식 때다. 보통 대강당에서 진행되는 시무식과는 달리 그는 영하의 찬바람이 가득한 태안 모항리 백사장 인근에서 시무식을 열었다. 당시 사회적 현안이었던 태안 기름유출 사고의 피해 복구를 위한 방제활동을 펼치기 위해서였다. 조 명예회장은 당시 73세의 노구를 이끌고 고무장갑을 낀 채 효성이 만든 첨단 부직포와 흡착포로 바위에 낀 기름 때 하나하나를 닦아냈다. 언론의 사진촬영용 포즈가 아니라 혼신의 힘을 다해 기름을 닦는 그의 모습에선 우리나라를 사랑하는 진심이 묻어났다. 그의 옆자리에서 함께 돌과 바위의 기름을 닦아내며 한국 경제의 난제와 그 해법에 대해 기자가 질문
"당신 주식 몇 주나 갖고 있어?" 꼭 20년전의 일이다. 2004년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당시 윤종용 CEO(부회장)에게 몇시간째 끈질기게 공격적인 질의를 해오던 당시 참여연대 관계자에게 화를 누르지 못한 그가 던진 말이다. 당시 윤 부회장에게 끈질기게 질문했던 이들은 이후 정치권에 진출해 국회의원이나 청와대 요직을 지냈다. 당시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표기업의 주주총회장은 시민단체들의 경연장이었다. IMF 직후인 1998년에는 13시간 30분이라는 삼성전자 주총이래 최장시간 진행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 이듬해에도 8시간 가량 주총을 진행하는 등 윤 부회장은 그 후 몇년 동안 참여연대 등과 거칠게 부딪혔다. '몇 주 갖고 있냐'는 발언 뿐만 아니라 "정회하고 계급장 떼고 나하고 한판 붙자"거나 "남의 회사 주총장에 와서 떠들지 마라"는 등의 발언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전쟁과도 같은 주주총회를 보낸 시기였다. 29일 상장(코넥스 포함) 기업 중 12월 결산법인 2675개사 대부분이 주총을 끝냈다.
인공지능(AI) 기술경쟁에서 우리나라가 뒤처지지 않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무분별한 AI 기술개발에서 어떻게 인류를 지킬 것인가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유럽의회가 세계 최초로 AI규제 법안을 통과시킨 이유다. 유럽연합은 AI라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미지(未知)의 기술에 대한 두려움을 드러냈다. 같은 날 오픈AI(챗GPT 개발사)와 피규어(휴머노이드로봇 스타트업)는 합작 휴머노이드 로봇 'FIGURE01'을 대중에 공개했다. 이 로봇은 스스로의 학습을 통해 먹을 것을 요구하는 사람에게 사과를 건넸다. 또 논리적 사고를 통해 쓰레기를 치우고 컵과 쟁반을 정리하는 모습은 AI를 적용한 휴머노이드 로봇의 진화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런 이유로 EU는 올 연말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될 AI법에서 '고위험등급에서 AI기술 사용시 반드시 사람이 감독'하게 하고 위험관리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했다. 또 생체정보 수집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인간과 유사한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두고 의사단체와 정부간의 갈등이 장기화되는 것은 정부와 의료계는 물론 국민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 갈등의 장기화는 국민건강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각자의 분업을 통해 하나의 시스템으로 움직인다. 어느 한 역할이 빠지면 때로는 불편하고 삶이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태업이나 파업을 하는 사람들은 이런 불편함을 타인들이 인식토록 함으로써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런 '투쟁'이 타인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할 때는 그들의 권리가 타인의 것에 우선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이번 사안은 국민의 건강권과 의사들의 행복추구권(이익) 사이의 다툼이다. 자신들의 권리가 다른 사람들의 기본권을 침해할 경우에는 공정한 정의가 아니다. 의대 신입생 2000명 증원 갈등은 부족한 필수의료진을 채울 인력이 필요하다는 정부의 의지와, 교육시스템 확충과 의료수가 현실화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사들의 주장이 맞부딪힌 결과다. 의사들의 표면적 반대 이
대한민국이 스스로의 바다를 지킬 수 있었던 출발점은 1975년 5월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독자적인 한국형 구축함 건조를 지시한 때부터다. 삼면이 바다인 대한민국은 중국·일본·러시아 등 열강과 바다를 맞댄 지정학적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선 자주국방을 통한 해군력 강화가 필수였고, 그 핵심키가 먼 바다에 나가서 싸울 수 있는 구축함(Destroyer)의 건조였다. 해양강국의 희망을 품고 '구축함 건조'라는 숙제가 던져졌지만, 그보다 작은 초계함이나 호위함조차도 쉽지 않았다. 갖은 제약과 고난의 길이 있었다. 우리 손으로 전투함을 처음 만든 건 그로부터 5년후다. 1980년 현대중공업이 최초의 한국형 전투함으로 1500톤 울산급 호위함(FF-951)을 건조했다. 뒤이어 1982년 배수량 890톤의 첫 동해급 초계함(PCC-751, 대한조선공사)이 취역했다. 한국형 구축함(Korean Destroyer) 시리즈의 첫번째인 KD-1(배수량 3200톤급) 광개토대왕함(DDH-971, 대우조선해
1884년 조선말의 한성상업회의소로 시작해 올해로 140년이 되는 대한상공회의소의 25대 회장에 오를 서울상공회의소 회장에 최태원 SK 그룹 회장이 재선임되면서 '2기 최태원호'에 대한 기대가 높다. 2021년 대한상의 회장에 오른 최 회장의 첫 임기 3년은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인류사적 재난기를 겪으면서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게다기 뒤늦게 뛰어든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과제를 맡으면서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시간을 보냈지만 그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경험도 했다. 최 회장은 지난 3년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확산시키는데 힘을 쏟았다. 이제는 기업이 단순히 이익만 내는 조직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키워 공동체와 함께 향유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신기업가정신(ERT)의 일환으로 진행한 '다함께 나눔프로젝트'로 울산 소방서와 군포 청소년자립지원관, 여수 육아지원시설에서 회복과 자립의 길을 열어주는 다양한 일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 3년간 그 성과가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지만 세상을 놀랍게 바꿨다고 할만한 변화를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은 있다.
26일 오전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등 반도체 업계 최고경영자들을 만나 반도체 초격차를 위한 경청의 자리를 마련한 것은 글로벌 반도체 대전이 시작된 시점에서 고무적인 일이다. 최근 일본의 TSMC 합작사나 미국 정부의 인텔 지원 등 미·일이 반도체 헤게모니 쟁탈전을 벌이는 와중에 적자에 빠진 삼성전자 반도체나 SK하이닉스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들이 많은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동안 반도체 업계에선 산업정책을 총괄하고 기업을 지원하는 과거 산업부의 역할에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다.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으로 이어져 개선되는 속도가 더디거나, 현장의 애로를 듣고도 아무 변화 없이 시간만 흘려보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1970년대초 국내 반도체 산업 태동기에 '반도체'가 뭔지도 모르고 TV나 가전 등 전자산업육성정책의 일환으로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가 반도체 산업 육성을 논했었다. 반도체가 생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