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전반에 걸린 여러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여러 사람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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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산은)이 한국GM의 경영회생을 위해 법적 구속력이 있는 LOC(금융제공확약서)를 발급하면서 한국GM 사태가 4개월만에 일단락됐다. 협상 결과는 각 이해집단의 관점에서 미흡하고 아쉬운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필자는 수많은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의 경험을 가진 GM과의 협상 과정에서 정부가 최선을 다해 적절한 선에서 잘 마무리했다고 본다. GM은 지난해 9월 구조조정 전문인 카허 카젬 사장을 한국GM CEO(최고경영자)로 보내면서 이미 2년 넘게 다듬어온 한국GM의 구조조정 시나리오를 실행했다. 국내 언론을 자극해 철수설이 불거지게 하는 등 협상의 달인다운 노련함도 보였다. GM 철수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한국 정부를 강하게 압박해 최대한의 지원을 얻어내기 위한 강력한 선공이었다. 뒤이은 지난 2월 중순 군산공장 폐쇄 발표는 큰 충격을 줬고 각 이해집단의 과격한 행동과 억측을 유발해 국론분열 상태까지 몰고 갔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초기에 부처간 혼선
작년 말 우리나라의 가계금융자산 규모는 3668조원에 달했다. 1987년 말 99조원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 30년 사이에 37배 늘었다. 고성장,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특별한 노력 없이도 매년 고율의 증가율을 보인 것이다. 그런데 이 증가율이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 지난 30년간 연평균 증가율을 10년 간격으로 계산해 보면 21%=>11%=>8%대로 낮아졌다. 경제가 고성장하고 금융자산 축적이 그리 많지 않던 시기는 각 가정에서 근로·사업소득이 얼마나 늘어나는가에 관심이 많고 금융자산의 효율적인 운용에는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러나 저성장기에는 근로·사업소득이 잘 늘지 않는다. 예금금리 저하로 종전과 같이 높은 금리수입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동안 축적해 온 금융자산의 효율적인 운용방법을 적극 찾아볼 수 밖에 없다. 가계금융자산의 축적과 효율적 운용이라는 측면에서 일본과 미국 사례는 대비된다. 1987년에서 2017년 사이에 일본의 가계금융자산은 2.2배로 늘어난
올해 3월 전국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재난예방 포스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초등학생 작품은 그 문구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지진훈련은 안전벨트와 같아요'라는 짧은 문구가 강렬하게 다가왔다. 평소 훈련에 참여해 지진에 대비했던 경험이 예고 없이 찾아오는 지진으로부터 나와 소중한 가족을 지키는 '안전벨트'가 된다는 당연한 사실이 초등학생의 눈으로도 통해서도 확인된 것이다. 예기치 못한 재난을 겪으면 불과 몇 분 몇 초 내의 판단이 생사를 가르는 잣대가 된다. 얼마나 신속하게 적절한 판단을 하고 소중한 목숨과 재산을 구할 수 있는 가를 결정하는 힘은 평소의 교육과 훈련에 달렸다. 지진 대응 선진국인 일본에서는 평소 주민 스스로 비상용품을 준비하고, 지진 대피훈련에 적극 참여해 지진에 대비한다. 반복 훈련을 하는 이유는 명료하다. 행동 요령을 단순히 아는 것과 실천을 통해 몸에 익히는 것은 실제 상황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평상시 교육과 훈련을 반복한 결과가 201
불과 열흘 전 우리는 역사에 길이 남을 순간을 경험했다. 남북정상이 손을 맞잡고 국경을 넘나드는 놀랍고도 가슴 뭉클한 장면을 목격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지켜보며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금융산업은 오랜 기간 경계가 분명한 ‘내수산업’이었다. 정부로부터 인가를 받은 소수의 사업자들만이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은행이익의 9할 이상이 국내영업에서 나오니 그런 평가가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 ‘금융산업=내수산업’이라는 등식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최근 점점 강해지고 있다. 소위 4차 산업혁명 때문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으로 촉발된 4차 산업혁명은 금융 분야에서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요구하고 있다. 핀테크, 가상통화, 블록체인, 오픈플랫폼 등의 영향으로 금융 업종간 경계는 물론 금융업과 비금융업의 경계도 모호해지고 있다. 국경도 이제는 큰 걸림돌이 아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가상통화를 활
리랜드 스탠퍼드는 스탠퍼드대 설립자로 알려졌지만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연방 상원의원을 지낸 정치인이었다. 골드러시 시대의 철도 부호였다. 인터넷에 떠돌던 이야기처럼 주지사를 지냈고 당시 가장 부자였던 스탠퍼드가 남루한 행색으로 약속도 없이 하버드대 총장을 찾아갔고 대기실에서 기다리다 총장이 결국 만나주지 않아 발길을 돌렸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 스탠퍼드대 도서관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사실에 따르면 아들을 잃은 후 스탠퍼드 부부는 차세대를 맡길 교육기관을 설립하기로 결심한다. 유럽에서 돌아오는 길에 하버드, 코넬, MIT를 방문해 총장들과 협의했다. 여기에 하버드대 엘리엇 총장이 포함된 것이다. 엘리엇은 종합대학 설립을 권유했고 500만달러를 기금 액수로 제안했다. 스탠퍼드 부부는 서로 얼굴을 쳐다본 뒤 그 액수는 자기들이 마련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스탠퍼드는 1885년 아들의 이름을 붙인 종합대학을 따로 설립했고 스탠퍼드 부부는 지금 가치로 약 1조원 넘는 돈을 학교에 출연했
최장 근로시간을 기존의 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제한하는 개정 근로기준법이 올 7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기존 근로기준법에서도 주 52시간을 최장 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었으나 근로기준법의 ‘1주’가 7일인지 아니면 휴일을 제외한 5일인지가 불명확해 68시간까지 근로가 가능했다. 불명확한 제도는 경제의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 불명확한 법 규정을 바로잡은 점은 중요한 의의로 볼 수 있다. 정부가 근로시간을 규제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이다. 이는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 과속을 규제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근로시간 단축이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도모한다는 점은 많은 연구에서 입증된 바 있다. 장시간 근로로 인한 산업재해가 심각한 부문에서는 설령 경제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있더라도 근로시간을 규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근로시간 단축을 고용 창출의 수단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관건은 생산성이다. 근로시간 단축 과정에서 기업의 생산성이 충분히 향상된다면 고용은
‘가정의 달’이라고 할 만큼 5월에는 자녀, 부모, 부부와 관련된 날들이 많다. 기계처럼 돌아가는 바깥세상의 일 때문에 그 동안 제대로 눈길 한번 주기 힘들었던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의 삶을 챙겨보자는 취지일 것이다.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도 보내고 서로에 대한 이해와 감사를 나누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 것이 우리의 행복에 더없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낮은 결혼율과 출산율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터라, 가정의 가치를 드높이는 것이 사회적 차원에서도 중요한 일이다. 이러한 어려움의 발단은 무엇보다도 여성들에게 가족이 갖는 기능과 의미가 과거와는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가령 조선시대와 같은 근대 이전의 시기에 결혼과 출산은 여성들의 삶에 거의 전부였다면, 오늘날 이것이 갖는 우선순위는 직업이라는 대명제에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가정을 꾸리는 것은 과거의 여성들에게 삶의 수단인 동시에 그 삶의 가치와 의미를 규정하는 절대적인 기준이었다. 남성들 중심의 사회에서 결혼은 여성
4월 초 미국이 중국의 1300개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폭탄을 퍼붓자, 중국도 바로 다음날 그에 준하는 보복관세를 발표했다. 4월 10일 시진핑주석이 보아포럼에서 시장개방 등 유화 제스처를 보여 다소 누그러지긴 했으나, G1, G2간의 무역마찰이 언제든 재연될 수 있어서 시장에선 긴장감이 역력한 게 사실이다. 미국은 왜 중국에 대해 일종의 선전포고를 한 걸까. 일부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 성격 때문이라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 듯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 나름의 치밀한 전략적 판단이 바닥에 깔려 있다고 보고 있다. 물론 직접적인 이유는 중국의 엄청난 대미흑자를 압박하기 위해서다. 중국은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이후 2002~2017년간 대미 무역흑자누적금액이 2조 7268억 달러(한화 약 3000조원), 외환보유고도 3조 1400억 달러인데, 외환보유고 증가분의 96%가 대미흑자에서 나왔다니까 미국입장에선 그럴만도 하다. 그러나 무려 1300개 품목에 무차별 폭탄을 퍼부은
1000만 명 이상의 회원이 모인 국내 최대 중고거래사이트 '중고나라'를 한 번이라도 이용해보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다. 하루 게시글 20만 건 이상으로, 거래되는 상품의 종류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런 활성화의 이면에 '혹시 내가 사기를 당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은 여전히 존재한다. 몇몇 사설 장외주식 웹사이트 게시판을 통해 이뤄지는 대부분의 비상장주식 거래 방법도 중고나라와 큰 틀에서 다르지 않다. 게시판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필요하면 서로 거래한다. 그런데 투자자는 이곳에서 이뤄지는 거래의 가격이나 상대방을 100% 믿지 못한다. 큰 돈이 오고 가는 경우 사기꾼이 선량한 피해자를 노리기도 한다. 조금만 품을 들이면 장외 주식거래 때 사기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바로 자본시장법상 유일한 제도권 장외시장인 K-OTC를 활용하는 것이다. K-OTC는 증권사의 HTS(홈트레이딩시스템) 및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통해 거래할 수 있다. 증권회사 계좌만 개설하면 일반 주식거래
중국의 사드 보복 중단 기류가 조성되면서 관광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월 성공리에 폐막한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방한 중국인의 수치가 작년 동월과 비교해 꾸준히 상승하는 등 침체되어 있던 방한 관광시장의 전망은 조심스럽게 낙관되고 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추세로 돌아섰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눈여겨 볼 점은 방한 외래객 중 개별관광객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6년도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을 찾는 외국인 중 약 75%가 개별관광객으로 나타났다. 관광 소비자로서 개별관광객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들의 다양해지는 요구에 발맞춰 관광서비스와 콘텐츠 역시 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개별관광객 대상의 맞춤형 서비스와 콘텐츠 개발은 한국관광이 질적으로 성장하는 데 든든한 밑바탕이 되고 있다. 한국을 찾은 많은 외국인들은 안전하고 편리한 한국의 대중교통 시스템, 공공장소에서의 무료 WIFI 서비스,
조선 4대 임금 세종은 1418년 음력 8월 10일 경복궁에서 즉위하여 올해는 6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세종은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우리문화의 근간을 제시하고 문화의 자주성을 일깨운 위대한 성군이었다. 훈민정음을 창제·반포하였으며 과학기술을 통한 창조경영을 실현하고 예악의 정비를 통해 유교적 이상정치를 실천하였다. 그러나 세종의 업적 중 유독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이 음악사적 업적인 듯 한데 우리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음을 반영하는 것 같아 더욱 분발하게 된다. 성리학을 기초로 한 조선은 악(樂)을 통해 인간의 마음을 우주의 질서와 화합하게 하는 예악사상을 국가통치의 기본으로 삼아 중시하였다. 예(禮)의 본질은 구별로 외면적 질서를, 악(樂)의 본질은 조화로 내면적 질서를 의미하여 국가통치에 있어 법과 형벌 대신 예악을 통한 자율성과 선의 정치를 표방한 것이다. 예악사상에 기초한 의례악은 도덕 실천의 규범이었고 아악의 음악과 춤은 의례를 이끄는 절차의 주요한 요소였
보편요금제가 규제개혁위원회 규제 심사를 앞둔 가운데 ‘과잉 규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보편요금제 도입에 대해서는 정책당국이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업계, 전문가, 시민단체와 함께 구성한 가계통신비협의회가 보편요금제를 토의했지만 다른 안건만큼 심도 깊게 논의되거나 검토되지 못했다. 우선 보편요금제의 성격과 역할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는데, 이동통신서비스를 필수재로 규정하는 것조차 정책당국의 막연한 생각일 뿐, 학계의 일반적인 의견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가계통신비 부담을 경감한다는 대통령의 공약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기본료 폐지와 같은 무리수가 통하지 않자 궁여지책으로 급조된 논리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어떤 서비스를 필수재로 규정하는 것은 정책 당국의 의지로 결정될 사안이 아니다. 소비자인 국민들의 의견과 이로 인한 경제적 영향력을 꼼꼼히 평가한 뒤에야 생각해 볼 수 있는 사안이다. 백번 양보해 이동통신서비스가 필수재라면 세금과 같은 정부 재원으로 처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