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은 1~2억원에 샀던 집값이 올라 4~5억원대 자산가가 됐는데 저는 죽어라 일해서 겨우 대출 빚을 갚은 상황이었다. 정말 벼락거지가 된 기분이었다."
전남 여수에서 치과기공사로 일하며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는 40대 투자자 'VTI 대주주'가 주식투자에 뛰어든 계기다. 2020년 9월 200만원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한 그는 꾸준히 투자금을 늘려 6년 만에 9억5000만원을 모았다. 현재 부동산 등을 포함한 순자산은 10억원을 웃돈다.
그는 10년 넘게 개인사업을 이어오며 매달 매출 압박과 대출 상환에 시달렸다. 거래처의 납품기일을 맞추느라 쉬는날 없이 일하기 일쑤였고 하루아침에 거래가 끊기는 일도 있었다. 미래는 불안했지만 저축이나 투자에는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명목으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소비가 잦았다.
변화의 계기는 2019~2020년 부동산 가격 급등기에 느낀 박탈감이었다. 당시 결혼하면서 1억~2억원대 아파트를 산 친구들의 집값이 4억~5억원까지 치솟았다. 자신보다 월소득이 적었던 친구들의 자산이 껑충 뛰는 모습을 보면서 투자 필요성을 절감했다.
처음에는 그도 뒤늦게 아파트 매입을 고려했다. 하지만 급등한 집값에 비해 모아둔 돈이 부족했고 여수까지 부동산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대출 규제도 강화됐다. 결국 상대적으로 적은 돈으로 시작할 수 있는 주식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익숙한 국내 기업부터 사들였다. 첫 투자수익 150만원으로 어머니에게 세탁기를 선물하기도 했다. 하지만 개별 종목을 선택해 수익을 내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전환점은 뱅가드그룹 창업자인 존 보글의 저서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를 읽으면서 찾아왔다. 이 책은 개별 종목을 고르거나 시장을 이기려 하기보다 ETF를 통해 시장 전체에 분산투자하고 장기간 보유하는 전략을 강조한다. 그는 "전문가들도 시장 평균 수익률을 이기기 어려운데 내가 그들을 이기기는 더 어렵겠다고 생각했다"며 "차라리 시장 전체를 사면 되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렇게 선택한 상품이 미국 전체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ETF인 'VTI' 였다. 미국 대형주부터 중소형주까지 약 3500개 종목을 폭넓게 담은 상품이다. 2021년부터 4년 넘게 VTI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2021년 말 1억2000만원이던 주식자산은 2022년 2억2000만원, 2023년 3억8000만원으로 늘었다. 2024년에는 6억4000만원, 2025년 말에는 8억원 중반까지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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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산 증가의 핵심을 높은 수익률보다 꾸준한 투자에서 찾았다. 한때 월소득의 80~90%를 주식에 넣을 정도였다. 밤 9~10시까지 일하면서 사람도 거의 만나지 않았다. 알뜰폰을 사용하고 옷과 신발을 사는 횟수도 줄였다.
그는 "초창기에는 생활하고 남은 여윳돈으로 투자했지만 어느 순간 주식투자는 '시드가 많아야 되는 싸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서 왜 그렇게까지 사느냐고 걱정할 정도였다"며 "돈이 들어오면 주식을 사고 식비와 보험료, 차 기름값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쓰지 않았다"고 했다.
하락장에서는 빚을 내 투자하기도 했다. 2022년 신용대출 3000만원과 보험계약대출 2000만원을 받아 추가 매수했다. 이후 주가가 더 떨어져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후 시장이 회복하면서 자산도 늘어났다.
현재 VTI 원금만 5억원에 달하고 투자수익은 4억원대다. 전체 주식자산 가운데 65% 이상이 VTI다. 미국 빅테크 ETF와 최근 비중을 늘린 커버드콜 ETF 등도 보유하고 있다.
자산이 커지면서 투자 방향도 조금씩 달라졌다. 과거에는 VTI를 계속 사 모으는 데 집중했다면 지난해부터는 배당을 통해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매년 세후 배당금이 약 2600만원으로 사업소득 700만~800만원을 합치면 매달 900만~1000만원이 들어온다. 소비도 늘렸다. 지난해 주식 약 1억5000만원어치를 팔아 집을 마련하고 부모님 집에서 독립했다. 과거 소득 대부분을 투자했던 것과 달리 현재는 약 25%를 투자하고 있다.
처음 투자를 시작할 때만 해도 목표는 최대한 빠른 은퇴였다. 그러나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자산이 늘면서 근무시간을 줄였고 여유가 생기니 일도 다시 재미있어졌다. 아침에는 수영을 하고 퇴근 후에는 헬스장에 간다. 독서모임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는 "예전에는 무조건 빨리 은퇴하고 싶었는데 막상 쉬는 시간이 생기니 잘 쉬는 것도 능력이더라. 이제는 빠른 은퇴보다 좋은 은퇴를 준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워렌 버핏과 찰리 멍거가 과거 인터뷰에서 부자가 된 비결로 '버는 것보다 적게 쓰고 남는 돈을 투자하고 나이를 많이 먹으니 부자가 됐다'라고 답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기본에 충실할 것을 강조했다. 이어 "경제적 자유를 조금이라도 빨리 누리고 싶다면 극단적으로 소비를 줄여보거나 부업 등을 통해 소득을 늘리려는 노력도 괜찮은 경험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2030 세대의 경제적 자유를 위한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유튜브 채널 '싱글파이어'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VTI 대주주'가 설명하는 더 구체적인 노하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오는 10월14일 2편 영상이 공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