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 디지털 브릿지 2026'서 엔비디아 부사장 기조연설
삼성 AI 자율공장 전환…LG는 생활공간까지 확장

AI(인공지능)의 무대가 소프트웨어를 넘어 현실 세계로 확장하면서 로봇 경쟁의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화면 속 지능에 머물던 AI가 로봇의 실제 행동으로 구현되는 '피지컬 AI'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면서 삼성전자(276,000원 0%)와 LG전자(213,000원 ▲1,500 +0.71%)도 관련 역량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사는 제조 현장과 생활 공간에서 축적한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AI와 로봇을 결합해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레브 레바레디안 엔비디아 피지컬 AI 시뮬레이션 부문 부사장은 1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AI & 디지털 브릿지 2026' 기조연설에서 "피지컬 AI는 지능을 우리 주변의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는 기계로 가져온다"며 "로봇과 자율시스템은 제조와 물류, 농업, 에너지 분야에서 점점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바레디안 부사장은 AI의 역할이 사람의 업무를 지원하는 단계에서 직접 작업을 수행하는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디지털 에이전트가 엔지니어의 설계와 연구자의 조사를 돕는다면 피지컬 AI는 AI의 판단을 로봇과 자율시스템의 물리적 행동으로 구현한다는 설명이다.
레바레디안 부사장은 피지컬 AI를 뒷받침하는 핵심 기반으로는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를 제시했다. 그는 "AI 팩토리는 에너지를 지능으로 전환한다"며 "그렇게 만들어진 지능은 기업과 연구자, 산업 전체가 수행하는 업무의 투입요소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피지컬 AI의 확산은 국내 전자업계가 보유한 현장 데이터와 산업 경험의 가치도 크게 키울 전망이다. 로봇의 구동 성능과 하드웨어 완성도에 더해 실제 현장을 이해하고 AI의 판단을 행동으로 구현하는 역량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기존의 사업 기반을 피지컬 AI 경쟁력으로 전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제조 현장을 피지컬 AI의 기반으로 활용한다. 2030년까지 글로벌 생산거점을 'AI 드리븐 팩토리'로 전환하고 전 공정에 디지털 트윈 기반 시뮬레이션을 도입할 계획이다. 품질·생산·물류에는 AI 에이전트를 적용하고 물류봇(자재 운반 로봇)과 조립봇(조립 공정 수행 로봇) 등 제조 로봇도 단계적으로 투입한다. 반도체와 가전 등 대규모 생산 현장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활용해 AI와 로봇을 고도화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LG전자는 제조 현장의 데이터를 로봇 학습에 활용하는 동시에 피지컬 AI를 생활 공간으로 넓히고 있다. 홈로봇 'LG 클로이드(CLOiD)'에는 주변 환경을 인지하는 시각언어모델(VLM)과 이를 행동으로 연결하는 시각언어행동모델(VLA)을 적용했다. 엔비디아와는 제조·물류 데이터를 로봇 학습에 활용하는 '데이터 플라이휠' 구축을 추진 중이다. 가정은 사람과 사물의 위치가 수시로 변하는 공간인 만큼 가전·스마트홈 사업에서 축적한 생활공간 데이터를 활용해 로봇의 실제 행동을 고도화한다는 전략이다.
레바레디안 부사장 역시 피지컬 AI를 실제 산업의 문제 해결로 연결하려면 각 산업에 축적된 전문지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산업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를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그 산업을 혁신하기에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경우가 많다"며 "그들에게 AI를 구축하고 시뮬레이션·테스트·배포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한다면 이들은 산업 전체를 위한 솔루션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