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금융 셧다운
서민들이 돈 빌리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은행 뿐 아니라 대표적인 서민금융으로 불리는 저축은행, 카드사, 대부업체까지 서민 대출을 거절하고 있다. DSR 규제와 최고금리 20% 상한제가 서민의 자금줄을 막는 부메랑이 됐다. 유일한 창구인 정책성대출마저 금융사 부담 증가로 문 닫힐 위기다. 어디서도 돈을 못 빌리는 서민들의 현실을 조명하고 대안을 모색해 본다.
서민들이 돈 빌리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은행 뿐 아니라 대표적인 서민금융으로 불리는 저축은행, 카드사, 대부업체까지 서민 대출을 거절하고 있다. DSR 규제와 최고금리 20% 상한제가 서민의 자금줄을 막는 부메랑이 됐다. 유일한 창구인 정책성대출마저 금융사 부담 증가로 문 닫힐 위기다. 어디서도 돈을 못 빌리는 서민들의 현실을 조명하고 대안을 모색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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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으로 급전을 찾는 서민들이 늘고 있지만 민간 서민금융회사들의 대출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서민들이 정책성상품으로만 쏠리면서 근로자햇살론의 상반기 취급액은 2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대위변제금 급증으로 추가 출연금 부담이 불어난 저축은행들은 내년에도 판매를 계속 할수 있을지 장담을 하지 못한다. 사실상 유일한 서민 돈줄인 정책성상품마저 막히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축은행·대부업·은행 모두 외면한 서민금융…정책서민상품만 2조원 '흥행대박'━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점수 하위 20%(신용점수 600점 이하, 신용등급 9·10등급) 서민들의 제도권 진입 문턱이 높아져 불법사금융 절벽에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 잔액이 6개월 새 1조원 줄었고, 대부업체의 대출 취급액도 전년 대비 3조원 급감할 것으로 추정된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마저 최근 1년 22조원 급감했다. 고금리 장기화로 조달금리가 2배 상승했지만 최고
서민의 급전 마련 창구였던 카드론에 고신용자 고객이 늘고 있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야 할 고신용자 고객이 깐깐해진 은행 대출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카드론으로 발길을 돌린 여파다. 카드론의 주고객이었던 저신용자들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카드론 진입 문턱이 예전보다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카드가 지난 8월 취급한 카드론 중 금리가 10% 미만인 고신용자 대상 취급 비중은 17.79%로 지난해 1월(16.44%)보다 1.34%포인트(p) 높아졌다. 같은 기간 현대카드는 5.85%에서 18.86%로 13.01%p 상승했다. 우리카드도 고신용자 대상 취급 비중이 13.94%에서 21.67%로, 하나카드는 4.66%에서 4.73%로 각각 올라갔다. 지난해부터는 급격한 기준금리 상승으로 카드사가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인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금리는 같은 기간 2%p 이상 높아졌다. 이처럼 조달비용이 증가했음에도 금리가 10%를 넘지 않는 카드
중저신용자 대출을 일정 수준 이상 의무적으로 맞춰야 하는 인터넷은행이 "저신용자는 퇴짜를 놓고 중신용자 위주로 가려받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연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비중을 최소 30% 이상으로 올려야 하는데 인터넷은행 3사 모두 목표치 미달인 실정이다. 시중은행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기업대출 위주로 공격영업을 하면서 금융당국의 '경고'까지 받았지만 신용대출 잔액은 최근 1년새 22조원 감소했다. 1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의 일반 신용대출의 신용점수는 평균 880점, 909점이었다. 이 점수대는 과거 신용등급제 기준으로 2등급 이상, 상위 20%의 고신용자에 해당한다. 케이뱅크의 평균 신용점수는 810점으로 낮은 편이지만 이 회사의 경우 신용점수 650점 이하엔 신용대출을 취급하지 않았다. 650점 이하는 신용등급 7등급 이하, 하위 40%에 해당한다. 사실상 저신용 서민에겐 대출 창구를 막아 놓은 셈이다. 정부는 인터넷은행에 인가를 내주면서
'서민금융'을 표방하는 대부업, 저축은행 등이 저신용자의 대출을 밀어낸 근본적인 원인은 법정최고금리 인하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차주로부터 받을 수 있는 금리는 20%로 제한됐는데, 조달비용이 계속 높아지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수익을 유지하고 건전성을 관리하려는 금융사들은 저신용자 대출을 우선적으로 '셧다운'(휴업)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희곤 의원실이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부업계의 신규 가계신용대출 규모는 6000억원이다. 지난해에는 4조1000억원의 가계대출을 취급했다. 이 추세라면 올해 말까지 신규 가계대출 규모는 1조원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대부업체의 신용대출이 줄어든 배경에는 법정최고금리 인하와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이 있다. 2021년 법정최고금리가 24%에서 20%로 낮아졌는데 대부업체는 이 금리를 넘어서는 대출을 내줄 수 없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비용이 높
'셧다운'(휴업)된 서민금융을 되살리기 위해선 법정 최고금리 20% 규제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금융회사가 자발적으로 서민금융을 재개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다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최고금리 상향이 정치적 부담이 되는 만큼 정책성 서민금융상품의 공급확대를 위해 과감한 인센티브가 먼저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10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 대부업체, 여신전문회사 등을 중심으로 최고금리 20%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2021년 최고금리를 24%에서 20%로 낮출 당시의 금융회사 조달금리는 2~3%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4~5%로 2배 뛰었다. 연체율도 당시보다 5~6배로 상승해 대손충당금 부담이 급증했다. 대출을 취급할 때 드는 업무원가가 최고금리 20%를 초과해버려 저신용자 상품을 판매할 유인을 잃었다. 경기불황기에 최고금리를 상향하면 저신용자에게 돈이 흘러가기 보단 중신용자의 대출금리만 더 자극할 것이란 반론도 없지 않다. 박준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