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있게 죽을 권리
자신 또는 사랑하는 이가 불치병으로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다면 어떨까. 얼마 남지 않은 생을 극심한 고통 속에 억지로 연명 치료를 받으며 보내야 할까. 스스로 편안하고 품위있는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하는 '조력존엄사' 법안의 명암과 국회 통과 가능성을 따져본다.
자신 또는 사랑하는 이가 불치병으로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다면 어떨까. 얼마 남지 않은 생을 극심한 고통 속에 억지로 연명 치료를 받으며 보내야 할까. 스스로 편안하고 품위있는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하는 '조력존엄사' 법안의 명암과 국회 통과 가능성을 따져본다.
총 4 건
"그 조력존엄사법, 언제 통과됩니까?"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807호.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는 지난해 7월 이후 거의 매일 같은 전화가 걸려온다. 애타는 마음으로 법안의 통과를 기다리는 어르신이다. '조력존엄사법'이란 안 의원이 발의한 '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말한다. 극심한 고통을 겪는 말기 환자가 희망할 경우 의사가 약물 등을 제공해 스스로 삶을 마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조력존엄사다. 우리나라에서 조력존엄사를 허용하는 법안이 발의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안 의원이 대표발의한 조력존엄사법은 그해 11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를 거쳐 12월 복지위 제2법안심사소위에 상정됐지만 이후 아직까지 이렇다 할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미 올해 정기국회가 끝난 가운데 여야 모두 앞으론 내년 4월 총선 준비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심사가 이뤄질 수 있을지 미지수다. 결국
"조력존엄사법은 결코 죽음을 가볍게 생각해서 만든 것이 아닙니다. 생명이 존귀한만큼 죽음도 존귀하다는 취지입니다. 법도, 자연도 변합니다. 죽음을 대하는 방식도 시대에 맞게 변해야 합니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조력존엄사법(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머니투데이 the300(더300)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안 의원이 발의한 법안의 '조력존엄사'란 극심한 고통을 겪는 말기 환자에게 의사가 약물 등을 제공해 스스로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말한다. 산소호흡기 같은 연명의료를 거부하는 '소극적' 방식인 연명의료 결정제도보다 환자가 스스로 삶의 끝을 결정할 더 '적극적'인 선택지를 제공한다. 코에 생명유지장치를 낀 채 병상에 누워 고통 속에 힘겨운 하루하루를 이어가다 마지막을 맞는 이들이 적지 않다. 맛있는 음식도 더 이상 먹지 못해 배에 구멍을
'조력 존엄사법'(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 외에도 국회엔 환자가 품위있게 마지막을 맞을 권리를 부여하는 법안들이 다수 발의돼 있다. '웰다잉 기본법'과 같은 제정법은 물론 '간병비극 예방 3법',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이다. 인재근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의원은 지난 8월 '존엄한 삶의 마무리를 위한 웰다잉 기본법'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은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인 의원은 "인간은 일생을 통해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 유산을 남긴다"며 "삶의 존엄한 마무리를 위해서는 이러한 유산의 정리 또는 처분과 관련해 당사의 의지와 결정이 존중돼야 한다"고 제정안 제안 이유를 밝혔다. 현행법에도 연명의료결정제도, 호스피스·완화의료제도, 장기기증제도, 유산상속제도 등이 있지만 개별법으로 분산돼 있다는 문제가 있다. 법안은 기본법 제정을 통해 이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법적인 근거를 마련하는 것을 골자로 했
#지난 2017년 4월 미국 오레곤 주에 살던 에머릭 부부는 존엄사(한국에선 '조력존엄사' 이름으로 법안 마련)법에 따라 함께 눈감았다. 심장질환으로 고통받던 88세 아내가 처방 약을 복용하고 먼저 임종했다. 15분 뒤 87세 남편도 전립선암, 파킨슨 병으로 인한 6년의 투병생활을 끝내고 세상과 작별했다. 남편 찰리는 그해 초 병원에서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심장병과 암을 앓던 아내 프렌시에게 남은 시간도 길지 않았다. 임종 6일 전, 부부는 가족들과 함께 루트비어를 마시며 이별의 시간을 가졌다. 세 딸은 "후회도, 마치지 못한 일도 없이 떠나신 것 같다"며 "부모님이 여전히 함께라는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의미가 있다"고 했다. 유족들은 부부가 임종을 준비하는 순간을 모아 다큐멘터리 영화 '삶과 죽음: 러브스토리'를 내놨다. 딸들은 "죽음에 대한 사고방식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했다. 오레곤 주 존엄사법에 따르면 △18세 이상 성인이며 △6개월 이하 시한부 판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