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지연 중심에 선 고참검사들
검찰에는 매년 40만건 넘는 고소·고발이 접수된다. 검사 한 명당 매달 100건 이상 사건이 쏟아진다. 과중한 업무량에 사건처리는 지연되기 십상이다. 법무부와 검찰은 해결책으로 수십년 경력의 고참검사들을 적극적으로 수사에 투입시키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고참검사 활용을 둘러싼 쟁점을 짚어본다.
검찰에는 매년 40만건 넘는 고소·고발이 접수된다. 검사 한 명당 매달 100건 이상 사건이 쏟아진다. 과중한 업무량에 사건처리는 지연되기 십상이다. 법무부와 검찰은 해결책으로 수십년 경력의 고참검사들을 적극적으로 수사에 투입시키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고참검사 활용을 둘러싼 쟁점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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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씨는 지난해 B씨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경찰이 B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자 담당 검사는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A씨는 납득할 수 없어 항고했고 사건은 상급기관인 고등검찰청으로 넘어갔다. 고검에서 재수사가 결정되면서 사건이 다시 일선 지검으로 내려갔지만 수개월째 검찰에서는 연락이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시간만 흘러보내다가 B씨가 어떤 처벌도 받지 않는 게 아닐까.' 'B씨가 보복하러 오면 어쩌지.' A씨는 걱정이 크다. #2. 지난해 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로 고소를 당했던 C씨는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받고 마음을 놓았다가 상대측 항고로 재수사명령이 떨어지면서 마음이 급해졌다. 고소당한 것 자체가 억울하다고 생각하던 터에 '또 검사실에 불려가 조사를 받아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하루하루 피가 마르는데 재수사가 결정된 뒤로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검찰은 감감무소식이라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검찰 수사가 고검으로 넘어간 뒤 함흥차사가
전국 고검의 사건 처리량이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주요사건이 몰린 서울고검에서는 최근 직접수사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검찰 전반의 수사지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전국 6개 고검 중 서울고검의 직접수사율이 지난해 기준 4.13%로 전국 6개 고검 중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사건 100건 가운데 4건만 직접수사하고 나머지 사건은 모두 일선 지검으로 내려보내 재수사하도록 했다는 얘기다. 지방 고검의 경우 부산고검 25.87%, 수원고검 20.1%, 광주고검 18.64%, 대전고검 17.48%, 대구고검 13.48%로 직접수사율이 서울고검보다 많게는 6배 높다. 고검은 고소인이나 고발인이 지검·지청 검사로부터 불기소처분을 받고 이의제기(항고)했을 때 타당성 여부를 따져 기각하거나 재수사를 결정한다. 이때 재수사하기로 결정한 사건은 지검으로 돌려보내 다시 수사하라고 명령하거나 고검에서 직접 수사할 수 있다. 서울고검의
법무부와 검찰이 수사지연 문제 해소를 위해 고참 검사들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가운데 이들의 '적정' 업무량을 어떻게 정할지를 두고 검찰 내부의견이 엇갈린다. 검찰에는 매년 40만건이 넘는 고소·고발이 쏟아져 일선 형사부 검사들은 매달 100건 이상 사건을 배당받는다. 2014년 이후 10년 넘게 검사 정원이 2292명으로 동결된 상황이지만 간부급인 고검검사급 검사가 전체 검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3년 29%에서 2022년 37%로 늘면서 실무를 담당하는 평검사들의 업무 과부하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평검사들 사이에선 수사경력 15년 이상의 고참 검사들이 배치된 중요경제범죄조사단(중경단)이나 고검 검사들의 업무량이 상대적으로 지나치게 적다는 불만이 나온다. 인력난이 갈수록 심해지는데 '선배'들이 이럴 때 일손을 보태줘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이원석 검찰총장과 초임검사들의 간담회에서도 이런 문제를 두고 '선배 검사'들을 성토하는 말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경지검
법무부와 검찰이 수사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십년 경력의 고참 검사들을 수사에 활용하는 등 인력구조 개편방안을 추진하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업무 증가에 따른 보상과 인력 배치가 합리적으로 이뤄져야 된다고 조언한다. 단순하게 사건 배당을 조정하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27일 법무부에 따르면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전국의 고·지검장들과 총 3차례 간담회를 진행하고 검찰의 수사 신속화 방안을 논의한 뒤 간부회의에서 "고검 검사급 검사 비율이 높아진 상황에서 경력 검사 선발, 검사 증원, 인력배치 개선 등 다양한 인력구조 개편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지난 2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수사와 재판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밝히는 등 수사지연 문제 해결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2022년 12월 발부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정성희 수석전문위원의 '검사정원법 일부개정법률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