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아탑서 줄줄 새는 기술
미래 먹거리가 되는 핵심 기술이 대학과 연구원에서 줄줄 새고 있다. 연구진의 부족한 보안 의식은 민감국가 지정 논란으로 이어졌다. 한국의 미래를 책임지는 기술이 어떻게 유출되고 막을 방법은 없는지 알아봤다.
미래 먹거리가 되는 핵심 기술이 대학과 연구원에서 줄줄 새고 있다. 연구진의 부족한 보안 의식은 민감국가 지정 논란으로 이어졌다. 한국의 미래를 책임지는 기술이 어떻게 유출되고 막을 방법은 없는지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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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서울 소재 A대학교에서 전기차 충전 핵심 기술이 해외로 유출된 사건을 적발했다. 기술 유출 피의자는 베트남 국적 20대 대학원생으로 드러났다. 유출된 기술은 전기차 충전 효율을 높이는 내용으로 현대차그룹, GM(제너럴모터스) 등 완성차 업체들과 양산 절차를 진행 중이었다. 정부의 자금 지원도 이뤄진 첨단 기술이다. 30일 대학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베트남 국적 남성 B씨를 산업기술유출방지보호법 위반 혐의로 지난 2월 검찰에 송치했다. B씨는 A대학 산학협력관의 '전기차 충전 전력변환 기술' 도면 등 연구자료를 해외로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B씨가 유출한 연구자료는 전기차 충전 효율을 높여 장기적으로 배터리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효과가 기대되는 국내 개발 원천 기술이다. 해당 기술을 전기차에 적용하면 충전 전력변환 단계를 단순화해 관련 부품의 물리적 부피와 단가를 낮출 수 있다. 전력변환 단계가 줄면 적은 전력으로 배터리 충전이 가능하고, 배터리 안정
'산업기술의 산실'이라 불리던 대학이 기술 유출 취약지대로 전락했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 일본 등 주요국에서도 대학에서 개발한 기술을 빼가려는 시도가 시도때도 없이 이뤄지고 있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에 따르면 2020~2024년 대학·연구소 등에서 발생한 기술 유출 사건은 총 10건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발생한 기술 유출 사건 105건 중 10% 정도가 대학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이는 빙산의 일부라는 시각이 나온다. 해당 통계 자체가 실제 기술 유출 실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학 기술 유출은 대부분 교수 등 연구진의 양심에 의존해 적발되는 구조여서 암수 범죄(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범죄)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 기술이 유출되더라도 잡히지 않으면서 대학·연구소 개발 기술 유출 범죄는 점점 더 대담해지고 있다. 2017년 중국 측에 포섭된 카이스트 소속 교수 A씨가 자율주행차 관련 핵심 기술인 라이다(LIDAR) 연구자료를 중국 대학 연구원
국내 연구진의 낮은 보안의식은 기술 유출에 따른 국익 훼손 뿐 아니라 '민감국가 지정' 등 외교적 문제를 불러 일으켰다. 30일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국가 산업기술 유출 사례는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2년간 총 46건으로 나타났다. 유출 기술 중에선 우리나라가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국가 핵심기술도 포함됐다. 핵심기술 유출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조선, 자동차 등 국가 산업을 지탱하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이뤄졌다. 국정원이 적발한 기술 유출 사례는 △2015년 30건 △2016년 25건 △2017년 24건 △2018년 20건 △2019년 14건 △2020년 17건 △2021년 22건 △2022년 20건 △2023년 23건 △지난해 23건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간 매년 22건의 산업기술이 유출됐다는 의미다. 기술 유출 사고는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기업과 국가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것으로 평가된다. 2020년 KAIST(한국과학기술원) 교수가 중국의 천인계획(해외 인재영
전문가들은 대학과 연구소에서 발생하는 기술 유출이 연구성과가 자신의 소유라는 연구자의 안일한 인식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반복해서 일어나는 기술 유출 시도를 막기 위해 인식 제고와 법적 보완이 시급한 상황이다. 장항배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교수는 30일 머니투데이에 "연구자들이 '내가 했으니 내 것'이라는 인식을 가질 때 기술 유출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자들 대부분 '내가 한 연구니까 공개해도 된다', '요약해서 공개하면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장 교수는 "국가 지원을 받은 연구는 연구자 개인이 아닌 국가의 자산이란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대학 내 교수와 제자의 종속 관계도 기술 유출을 심화시키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기술 유출 시도가 있더라도 그동안 쌓아온 관계 등을 이유로 서로 경찰에 신고하는 것을 꺼린다. 기술 유출은 피해자 신고가 없으면 기술 유출 유무는 물론 피해 규모를 파악조차 하기 어렵다. 법적 보호장치도 없다. 정부는 연구과제를 '보안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