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공정과 부정의 경계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 (문재인 대통령)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채용과정이 공정하지 못하다면 이런 다짐은 공염불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채용비리에 젊은이들이 분노하고 좌절하는 이유다. 하지만 어디까지가 ‘공정’한 것인지의 경계는 말처럼 단순하지 않다. 이번 기회에 ‘공정한 채용’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은 이유이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 (문재인 대통령)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채용과정이 공정하지 못하다면 이런 다짐은 공염불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채용비리에 젊은이들이 분노하고 좌절하는 이유다. 하지만 어디까지가 ‘공정’한 것인지의 경계는 말처럼 단순하지 않다. 이번 기회에 ‘공정한 채용’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은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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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탁은 듣지도 말고, 전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합격여부만 미리 알려달라'는 부탁도 많은데 그것도 안 됩니다" 한 금융지주사 A회장은 최근 기자들을 만나 채용비리에 대처하는 자신만의 이같은 원칙을 소개했다. 오랜 기간 은행과 금융지주사에서 근무하며 신입 채용부터 말단 직원 인사 이동, 임원의 승진·연임, 정·관계 낙하산 인사까지 갖가지 청탁을 받아봤던 경험에서 우러난 이른바 '청탁 3불(不) 전략'이다. 전화나 만남을 통해 상대방에게 인사청탁 이야기를 상세하게 듣게 되면 모른 척하기가 곤란하다. 따라서 아예 처음부터 구체적인 청탁 내용은 듣지 않는 게 상책이다. 이럴 땐 스스로 '무능한 사람'임을 내세우는 것도 방법이다. 한 기업체 인사 담당 임원은 "청탁은 주로 내부나 가까운 주변 사람보다 정·관계의 힘 있는 사람이 많이 하은데 '인사 시스템이 복잡해 내 맘대로 안 된다'며 권한이 없는 것을 강조해 아예 말문을 닫게 한다"고 말했다. 물론 적잖은 부작용도 뒤따른다. 그는 "
"대한민국에서 힘 깨나 쓴다는 권력기관에 있는 사람들 중 자녀나 친인척이 취업을 앞두고 있는 경우 너 나 할 것 없이 청탁이 들어옵니다. 약자인 기업 입장에서 권력 기관의 힘을 거부할 수도 없고, 결국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컴퓨터에 의지하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국내 대기업 고위 임원에게 매년 수십만명이 치르는 과도한 취업시험 준비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 필기 시험을 없애는 것이 어떠냐고 던진 질문에 돌아온 의외의 답변이다. 취업 청탁을 막기 위해 컴퓨터로 채점하고, 그 성적을 조작하기 힘든 입사시험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답이었다. 이 임원은 "외부에서 채용 청탁이나 압력이 들어오면 마냥 거부하기 힘들 때가 있다"며 "신입사원 공채 때 컴퓨터가 채점하는 기초 소양부터 전공분야, 상식, 인·적성 시험을 치르는데 기본 소양을 점검하는 의미도 있지만 채용 청탁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상당하다"고 답했다. 또 "청탁하는 쪽에 (최소한의 요건인) 필기시험은 통과하셨나요라고 물어보면,
금융감독원은 금융회사의 모든 행위를 검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관행적으로 들여다보지 않았던 부분이 있다. ‘채용과 인사’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자율의 영역이라고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율의 영역이기에 금융 관련 법규에 금융회사의 채용 절차를 규율하는 내용도 없다. 검사를 통해 잘못을 적발해도 제재할 근거가 없다는 얘기다. 지난해 10월 우리은행 특혜채용 의혹이 터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금융당국은 여론에 떠밀려 금융권의 채용실태 점검에 나섰고 채용은 지금 금융당국이 가장 중점을 두고 검사하는 분야가 됐다. 금감원은 은행권에 대한 채용실태 점검을 지난 1월 마쳤다. 비리혐의를 받은 5개 은행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최흥식 전 금감원장의 사퇴 파문으로 금융권 채용비리 문제는 다시 시작이란 분석이 나온다. “둑이 무너졌으니 앞으로 유사한 사례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란 전망이다. 금감원은 2금융권으로도 검사를 확대할 채비를 하고 있다. ◇“판도
국회는 국민의 '민원창구'다. 어려움을 겪는 사회각계 각층의 목소리를 듣고 입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게 일이다. 국정감사 등을 통해 행정부를 견제하기도 한다. 그러나 '듣는 게' 일인 국회의원들에게도 민원과 부정청탁 사이의 경계를 가르는 것은 '난제'다. 하루에도 수십건씩 쏟아지는 민원 탓에 의원실 자체적으로 민원과 부정청탁을 가르는 매뉴얼을 정한 곳도 있다. A 재선 의원은 "대가를 받느냐 안 받느냐가 1차 경계선"이라며 "내용적으로는 '잘 되게 해주세요'와 '억울합니다'를 먼저 구분한다"고 말했다. A의원이 말하는 '억울합니다'류는 일단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다. 행정부가 지나친 규제를 적용해 기업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민원, 대기업의 갑질로 하청업체가 피해를 겪고 있다는 민원 등이 이에 해당한다. 반면 '잘 되게 해주세요'류는 취업청탁, 사업수주 등 개인적인 민원이 주를 이룬다. A 의원은 "'억울하다'는 민원은 일단 듣고 보좌진들을 통해 진상파악을 주문한다
지난해부터 불거진 금융권 채용비리 문제는 채용과 전혀 관련 없는 다른 갈등에서 비롯됐다. 내부 갈등, 지배구조 정책을 둘러싼 충돌, 보복성 감사 등이 채용비리로 연결됐고 관계자가 옷을 벗는 결과를 낳았다. 채용비리 이슈가 이해관계의 도구로 사용돼 금융권을 강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우리銀 특혜채용, 계파 갈등이 발단…이광구 사임= 지난해 10월 17일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우리은행 신입사원 공채 추천현황 및 결과’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에는 우리은행 임원을 비롯해 금융감독원 임원, 국가정보원 직원, 우리은행 VIP 고객의 친인척 채용 청탁이 담겼다. 이같은 내부 문건이 심 의원의 손에 들어간 배경에는 옛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간 갈등이 있었다는게 중론이다. 1998년 상업·한일은행의 합병으로 탄생한 우리은행은 두 은행 출신이 번갈아 은행장을 맡는게 관행이었다. 하지만 이순우 전 행장(현 저축은행중앙회장)에 이어 이광구 전 행장까지 상
곪아있던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지난해 하반기 감사원 감사와 검찰 조사를 통해 터졌다. 금융감독원, 가스안전공사, 대한석탄공사, 강원랜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공공기관 곳곳에서 채용비리가 밝혀졌다. 감사원, 검찰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정부는 전선을 확 넓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3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채용비리 대책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공공기관 전수조사 실시 △채용비리 임직원에 대한 형사·민사상 책임 부과 △부정 합격자 채용 취소 등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나흘 뒤 '관계장관 긴급간담회'를 열고 문 대통령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공공기관 채용비리 근절대책을 발표했다. 과거 5년 간의 채용과정을 들여다보는 작업은 중앙정부 산하 공공기관 뿐 아니라 지방 공기업·공공기관, 공직유관단체까지 확대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8일 1차로 중앙정부 산하 275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채용비리 전수조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기업과 공공기관에 채용비리 폭풍이 불어 닥치면서 수장들의 불명예 퇴진이 줄을 잇고 있다. 이번 기회에 그동안 우리 사회에 만연한 채용비리 관행을 뿌리째 뽑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각종 공공기관과 기업의 채용 과정에 관행과 비리를 넘나드는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이어져왔다. 관련 문제가 속속 드러나면서 해당 조직의 수장들과 관련자들이 압수수색, 구속, 자진사퇴 등으로 고개를 숙인 채 자리에서 물러났다. 대규모 채용비리로 기업 전체가 불명예를 뒤집어 쓴 강원랜드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조사를 통해 2012년, 2013년 당시 채용한 직원 대부분이 청탁으로 입사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 기간 대표를 맡았던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은 직원 채용과 관련한 업무 방해 및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돼 재판 중이다. 인사 청탁을 의뢰한 혐의로 자유한국당 소속 권성동, 염동열 의원은 피의자 신분으로 압수수색을 받았다.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역구사무실 인턴 직원을 부정하게 채용한
[MT리포트]지역우대? 우수인재?…'공정한 채용'의 모호한 기준 [채용, 공정과 부정의 경계] 채용과 관련해 잡음을 없애려면 공정성이 담보돼야 한다. 문제는 기업의 자율적인 채용 방침이 외부 시각에서 봤을 때 불공정하게 비칠 수 있다는 점이다. 100% 공정하려면 필기시험을 치러 점수순으로 뽑을 수밖에 없다. 이는 다원적이고 창의적인 인재를 요구하는 시대상과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 인재상에 따른 기업의 자율적인 채용과 공정성의 적정 균형점은 어디일까. ◇추천제도, 검증된 인재 채용 vs 거절할 수 없는 청탁=금융회사와 대기업에는 매년 수만명의 취업준비생이 몰리는데 이중 회사에 맞는 인재를 골라내기는 쉽지 않다. 특히 채용의 첫 단계인 서류전형은 자기소개서 대필과 베끼기로 변별력이 떨어지고 일일이 읽어보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추천제도를 활용한다. 과거에는 많은 기업이 대학에 추천을 요청했고 현재도 지방은행을 비롯해 일부 기업은 대학의 추천서를 받는다. 추천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