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예산은 없었다
정부가 예산안을 발표할 때마다 빠지지지 않는 게 저출산예산이다. 2006년부터 130조원 이상 투입된 저출산예산은 지난해 출생아가 역대 최저를 기록하면서 그 실효성 뿐만 아니라 실체에도 의문이 제기돼 왔다. 저출산 예산을 전수조사해 본 결과 예산을 지나치게 쓰고도 저출산의 해법을 못 찾은 게 아니라, 처음부터 저출산 해결을 위한 예산은 없다시피 했다.
정부가 예산안을 발표할 때마다 빠지지지 않는 게 저출산예산이다. 2006년부터 130조원 이상 투입된 저출산예산은 지난해 출생아가 역대 최저를 기록하면서 그 실효성 뿐만 아니라 실체에도 의문이 제기돼 왔다. 저출산 예산을 전수조사해 본 결과 예산을 지나치게 쓰고도 저출산의 해법을 못 찾은 게 아니라, 처음부터 저출산 해결을 위한 예산은 없다시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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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해 편성한 저출산 예산은 24조원. 일년치 국방 예산(43조원)의 절반이 넘는 돈이다. 그러나 연간 출생아 숫자는 역대 최저인 35만명대에 그쳤다. 합계출산율 역시 1.05명으로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예산 규모만 보면 정부가 지난해 출생아 한 명당 쓴 돈은 6800만원이다. 그러나 아무도 이 금액을 실감하지 못한다. 정부는 그 많은 돈을 어디에 쓴 걸까. 결론은 둘 중 하나다. 돈을 잘못 썼거나, 애초에 돈이 배정돼 있지 않았거나. 정부 예산 목록을 보면 후자에 가깝다. 머니투데이가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의 시행계획을 전수조사한 결과, ‘저출산 예산’이 편성되기 시작한 2006년부터 2017년까지 저출산 예산총액은 131조2604억원이다. 2006년 2조1445억원에 불과했던 저출산 예산은 지난해 24조1150억원까지 늘었다. ◇제멋대로 저출산예산 = 정부는 2006년부터 5년 단위의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작성하고 있다. 각 부처는 기본계획을 토대로 매년 시행계
저출산 대책의 변곡점은 2005년이다. 그 해 출생아 숫자가 급감했다. 합계출산율이 1.076명에 머물렀다. 당시 기준으로 저점이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낮았다. 위기감을 느낀 참여정부는 2005년 9월 대통령 직속으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만든다. 위원회는 이듬해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발표한다. 5년 단위의 기본계획은 지금까지 3차례 나왔다. 정부는 1, 2차 기본계획(2006~2015년)에서 80조원 이상의 저출산 예산을 집행했다. 효과가 없었던 건 아니다. 합계출산율은 2007년 1.25명으로 반등했다. 2012년에는 1.297명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3차 기본계획(2016~2020년)이 시작된 이후 합계출산율은 추세적으로 하락했다. 지난해에는 역대 최저인 1.05명까지 추락했다. 연간 출생아 숫자는 처음으로 30만명대로 떨어졌다. 예고된 재앙이었다. 정부가 그동안 보육 위주의 저출산 예산을 편성했던 까닭이다. 박근혜 정부 시기인 2013년에는 무상
#1. 396억원(2006년)→622억원(2007년)→54억원(2010년)→594억원(2011년)→58억원(2012년)→648억원(2014년)→447억원(2017년). 육아 부모에게 인기 많은 국공립 보육시설 예산 추이다. 예산이 들쭉날쭉했던 12년간 국공 보육시설 이용률은 11%에서 13%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2. 정부는 2006년 템플스테이 운영 지원 몫으로 35억원을 배정했다. 저출산 대책의 일환이었다. 이 사업 예산은 2007년 150억원으로 늘어 이듬해 같은 금액이 집행됐다. 2009·2010년엔 각각 185억원씩 투입됐다. 정부가 집계한 2008년 템플스테이 참여인원 10만8000명 가운데 외국인은 2만명이었다. 정부가 12년간 쏟은 126조원의 저출산 대책 가운데 예산이 낭비되거나 필요한 곳에 제대로 쓰이지 않은 대표 사례다. 허투루 쓰인 저출산 대책 예산은 숫자로도 확인된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016년 말 내놓은 '저출산 대책 평가' 보고서에서 같은 해 저출산
지난 2월 말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인 1.05명으로 발표되자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는 대책회의를 열었다. 저출산위는 당초 지난달 내놓기로 한 저출산 대책 로드맵(로드맵) 발표 시기를 5월로 늦췄다. 최악의 출산율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시기는 이달 말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릴 예정인 국가재정전략회의를 감안했다. 저출산위는 로드맵 발표를 늦추면서 추가 재정 투입이 필요한 저출산 대책을 살펴보고 있다. 큰 틀에서 나랏돈 용처를 정하는 국가재정전략회의 일정과 로드맵 발표 시기를 연계 지은 이유이기도 하다. 정부 안팎에선 자녀 양육비 1억원(상품 및 서비스 이용권 형태) 지원 같은 파격적인 안까지 흘러 나온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저출산 투자 강화 기조가 세워져야 재정을 많이 투입해야 하는 신규 사업, 제도 개선이 예산에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도 발을 맞추고 있다. 기재부는 지난달 26일 공개한 '2019년 예산안 편성지침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코너에 글이 하나 올라왔다. 3자녀의 부모라고 밝힌 사람이 쓴 글이다. 정부가 저출산 대책으로 80조원을 썼다고 하는데, 본인은 혜택을 받은 게 없다는 게 글의 요지였다. 예산 사용처를 알려달라고도 했다. 머니투데이는 저출산 예산을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조사 기간은 정부의 저출산 대책이 시작된 2006년부터 2017년까지다. 분석의 틀은 정부가 매년 발표하는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의 시행계획이다. 시행계획의 분량은 매년 수백 페이지에 이른다. 2017년 보고서는 862페이지로 구성됐다. 부처별 저출산 예산과 구체적인 사업명이 담긴다. 사업명은 중복 포함 554개였다. 전년도 추진 실적까지 시행계획에 들어가 있다. 예를 들어 2017년 시행계획에는 2016년에 사용한 예산과 2017년에 쓸 예산이 명시돼 있다. 시행계획에 반영된 전년도 실적 예산이 더 정확한 예산이라고 판단했다. 이렇게 계산한 12년치 저출산 예산이 130조원에 이르렀다. '팩트체크'도 병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