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 근로 한 달
주 52시간 근로시대를 맞은지 한달, 변화는 거의 모든 곳에서 진행됐다. 대기업과 공기업, 제조업과 금융업 등 기업규모와 업종을 가리지 않았다. 공사장에서, 영화촬영장에서, 중소병원 등 여러 현장에서 나오는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본다.
주 52시간 근로시대를 맞은지 한달, 변화는 거의 모든 곳에서 진행됐다. 대기업과 공기업, 제조업과 금융업 등 기업규모와 업종을 가리지 않았다. 공사장에서, 영화촬영장에서, 중소병원 등 여러 현장에서 나오는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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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의 한 개인 트레이닝(PT) 전문 헬스장에는 이달 들어 새로운 회원이 20여 명 늘었다. 특히 평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는 시간당 PT 최대한도인 8명이 모두 꽉 차 있다. 이 헬스장을 운영하는 윤모씨(33)는 "52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신규 등록 회원과 기존 회원 출석률이 지난 달에 비해 모두 1.5배씩 늘었다"며 "야근이 줄어서인지 전보다 밤 10시 전에 운동하려는 회원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7월부터 주 52시간 근로제가 시행되면서 직장 문화에 소소한 변화가 일고 있다. 대부분 젊은 직장인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즐길 수 있게 됐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밤늦게까지 회사에 머물던 직장인들이 정해진 시간에 퇴근하면서 운동이나 취미생활 등을 즐기는 모습이다. 서울 한 공기업에 근무하는 문지영씨(30)는 요즘 오후 6시면 곧바로 퇴근해 요가 학원으로 직행한다. 불필요한 야근이 줄어든 덕분이다. 문씨는 "예전에는 오후 9시까지 야근할
300인 이상 사업장의 주 52시간 근로제가 시행된 지 한 달을 맞아 문화예술계와 관광업계의 표정은 낙관과 비관이 교차하고 있다. 문화예술 특성상, 낮과 밤이 따로 없는 근로 시간에 일정한 ‘제동’이 걸리면서 사무직 쪽은 기대 속 안도하는 표정이지만, 방송·영화 등의 근로 현장 분위기는 비관론에 젖어있다. 기계적으로 재단하기 어려운 콘텐츠 제작의 특수성을 반영해 정부가 문화예술 분야의 법 적용을 내년 7월로 한시적으로 미루기는 했으나, 현장에선 아직 아무런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예정 방식 그대로의 작업을 고수하고 있다. 사무직 쪽은 대체로 시행 한 달 만에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세종문화회관 등 공연계는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 이전부터 인력을 충원하거나 예비 훈련을 한 덕에 상사와 직원 간의 협조와 소통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은 법 시행에 맞춰 내부근태 관리시스템을 적용했다. 이를 활용하면 초과 근무 시간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다. 계획된 야근이라면 52시간 내
40대 초반의 A증권사 박모 차장 - "7월부터 퇴근 시간이 빨라지면서 만성 피로가 덜해진 느낌이다. 절대적인 근무 시간이 줄어든 영향도 있겠지만 교통 체증이 심한 '러시 아워' 시간을 피할 수 있어 퇴근할 때 피곤함이 훨씬 덜해졌다. 무엇보다 평일에도 12살 아들, 7살 딸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늘어 아이들과 아내의 만족도가 너무 커졌다." 30대 초반의 B증권사 김모 대리- "일주일 전부터 CFA(국제재무분석사) 자격증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동안은 퇴근이 늦어 엄두가 안 났는데 이제는 오후 5시 칼퇴근이 가능해져서다. 처음에는 눈치가 보여 퇴근 시간이 되도 선뜻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지만 지금은 정시 퇴근이 당연시되는 분위기다." '주 52시간 근무 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증권가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증권사는 특례제외 업종으로 1년의 유예기간이 있지만 일부 증권사가 시범 운영에 나서면서 '저녁이 있는 삶'이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 제도 시행 이후 한 달 동안의
#300여명이 근무하는 금형제조업체 김철수 대표(가명)는 최근 회사 문을 닫아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올해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오른 데다 이달부터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추가고용 등 인건비 부담은 크게 증가한 반면 생산성은 전혀 나아지질 않아서다. 중국산 저가제품과의 경쟁 때문에 늘어난 비용을 가격에 반영하기도 힘들다. 그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50억원 정도였는데 올해는 인건비만 30억원 가량 늘어난다”며 “생산성은 그대로인데 비용만 커지니 답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방직, 동관 등 뿌리산업이 주 52시간 도입 후 경쟁력이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며 “국내 뿌리산업이 사라지면 중국 등이 독과점 형태로 가격을 쥐락펴락하며 위협할 날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달부터 근로자 300명 이상 사업장에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추가고용에 따른 인건비 부담과 생산성 저하를 호소하는 중견·중소기업들이 늘고 있다. 특히 노동집약적 산업에 속한 중견·중소기업들은
1주 52시간 근로가 시행된 지 한달이 지났지만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현장의 요구가 가장 많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와 특별연장근로 인가기준 안내 등에 힘을 쏟고 있다. 시행시기가 2~3년 남아있는 5인 이상~300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시간 단축 역시 유예기간 없이 즉시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중이다. 29일 고용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1일부터 시행된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의 근로시간 52시간 단축에 대한 단속·처벌을 내년 1월 1일까지 6개월 유예하는 대신 제도가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힘을 기울이고 있다. 유예기간 동안 고용부는 유연근무제도 안내와 함께 교대제 개편·신규인력 채용·생산설비 효율 향상 등을 지원함으로써 각 사업장들이 52시간 근무체제를 갖추도록 돕고 있다. 이와 함께 52시간 근로를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준비중이다. 가장 대표적인 게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주 52시간
“폭염으로 점심시간 외 휴식시간이 반드시 필요한데 주52시간을 지키다보니 일할 시간이 부족해 공기를 맞출 수 있을지 큰 일입니다.”(건설현장 A소장) “한 철 벌어 1년을 먹고 살아야 하는데 일하지 말라고 하면 도대체 어떻게 먹고 살라는 얘깁니까.”(건설현장 일용직 노동자 B씨) 주 52시간 근무가 적용된 7월의 건설 공사현장은 혼란 그 자체다. 건설업체들은 작업시간 축소와 근로자 이탈로 공사기간(공기) 맞추기가 빠듯하다고 토로하는 반면 일용직 노동자들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월급봉투가 얇아져서 당장 먹고살기가 갑갑하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대부분의 대형 건설사와 사무직은 철저하게 근로시간 단축 적용에 들어갔다. 지난 2월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따라 300인 이상 업체는 이달 1일부터 주당 근로시간이 휴일 추가 근무를 포함해 기존 최대 68시간에서 최대 52시간으로 줄었다. 문제는 건설 '현장'이다. 건설현장에선 주52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비교적 선제적으로 대응한 유통업계 종사자들이 한달 동안 초기 시행에 대체로 '합격점'을 주고 있다. 근무시간 단축에 따라 개인시간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고, 집중적으로 근무해 업무효율도 더 높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위기다. 하지만 일부기업에서는 아직 야근 문화가 개선되지 않고 있어 실효성있는 현장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신세계백화점에 근무하는 사무직 직원 A씨(31)는 지난 1월부터 신세계백화점이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에 앞서 선제적으로 시행한 '주 35시간 근무제'에 큰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아침 9시에 출근에 오후 5시 '칼퇴'하게 된다는 것을 지난해 말 들었을때만 해도 이 시스템이 잘 지켜지지 않을 것이라 장담했다. 하지만 막상 시행해보니 기대 이상이었다. '늦은 퇴근'을 하면 팀, 부문별로 '패널티'와 '눈치'를 받는 분위기가 형성될 정도가 됐다. A씨는 "퇴근 후 발레, 골프 등 배운적 없는 취미활동을 하고, 친구들도 여유롭게 만나 삶의
#"지금은 근무시간이 아닙니다." 오전 8시 반. 교통 체증을 피하기위해 조금 일찍 출근한 LG유플러스 직원 A씨가 컴퓨터를 켜자 이같은 화면이 뜬다. LG유플러스는 주52시간 제도 도입보다 한 발짝 앞서 지난해 근무제도를 손봤다. 일괄적으로 사내 PC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쓸 수 있도록 한 것. 오후 6시가 넘어도 마찬가지다. 추가 근무를 하려면 조직장에게 사유 보고를 해야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다. A씨는 "초반에는 조금 적응이 안 되기도 했지만 이제 눈치를 보지 않고 칼퇴근할 수 있어서 모두 만족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에 근무하는 B씨도 지난 3월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후 업무 만족도가 높아졌다. 워킹맘인 B씨의 경우 아이가 아파도 근무 때문에 직접 병원에 데려갈 수 없었지만 이제 자신의 상황에 맞춰 근무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출근 시간을 늦춰 아이를 직접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기도 한다. 주 52시간 근로제도가 시행된 지 1달이 돼 가는 가운데, ICT
"주 52시간근무제 시행으로 야근이나 주말 특근이 줄면서 월급이 20%나 줄었다. 고3, 고1 아이가 있는데 학원비 낼돈도 없어 걱정이다. 솔직히 밤에 대리기사라도 해서 벌이를 하고싶지만 공장이 시골에 있어 그마저도 어렵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하다" (음료회사 직원 김모씨)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작된 지 한 달, 빙과·주류·음료 업계는 표면적으로는 큰 혼란을 겪지 않았다. 몇달 전부터 성수기에 대비했고 3개월 탄력근무제를 최대한 활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산직 근로자들은 불만이 팽배해있다. 저녁은 생겼지만 밥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식품업계는 다른 산업군에 비해 매출이나 수익성이 낮아 직원 급여도 적은 편이다. 52시간 근무제 이후엔 근로시간마저 줄면서 20~30%가량 급여하락이 발생하고 낮은 급여로 신규채용이 안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여름 보양식의 대표주자인 닭고기 가공 업체의 경우 인력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삼계탕 수요가 치솟는 복날시즌이지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김명의 교수는 저녁 7시에 퇴근해 잠자리에 들 즈음 병원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수화기 너머 야간 당직자는 김 교수 환자 한 명이 응급실로 실려왔다는 다급한 소식을 전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빨라도 다음날 오전 6시 전에는 병원에 가선 안된다며 전화를 끊었다. 환자를 외면한 나쁜 의사 같지만 김명의 교수는 법을 준수했을 뿐이다. 이해가 가지 않는 이 장면이 한 달 뒤부터는 실제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 ◇'주 52시간 특례 사업장이 환자에겐 毒' =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한 달. 지역별로, 크기별로 병원들도 인력 운영에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김 교수는 인력과 복지에서 중소병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롭던 대형병원도 9월부터 적용되는 '11시간 연속 휴식 보장'의 한 단면이다. 11시간 연속 휴식은 '주 52시간 특례 적용 사업장'이 됐을 때 적용된다. 병원은 일찌감치 특례 대상이었는데 '노사합의' 전제가 깔렸다. 여기에 또 하나의 조건이 달렸는데 아
조선소 해상 시운전 부서 김철수 부장(가명, 52세)-"선주에게 배를 넘기기 전 최종 점검인 해상 시운전을 나가면 최대 3주 동안 배 위에 생활하게 되는데, 이를 모두 근로시간을 계산하면 504시간(3주*7일*24시간)이 된다. 이는 8시간 계산으로 하면 3개월 근무와 맞먹는다." 해상 시운전은 건조된 선박을 선주에게 인도하기 전에 배의 성능을 바다 위에서 최종 검증하는 작업이다. 일반 선박의 경우 바다에 나가 실제 운항조건에 맞춰 검사하는 데 3주 정도가 걸린다. 군함, 잠수함 등 특수선의 경우 6개월~1년, 해양플랜트는 수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일단 한 번 바다에 나가면 근로자 교체가 어려워 통상 배 위에서 숙식을 해결한다. 문제는 주 52시간 근무제에선 사흘만 배 위에 있어도 근무시간이 일주일 최대 근무시간을 훌쩍 넘기게 된다는 점이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근무시간에 대한 해석이 까다로워지면서 선상 체류시간 전체가 근무시간으로 적용되는 탓이다. 조선소 근무의 연속성을
'주52시간 근무제'를 본격 시행한 지 한 달. 현장에서 불거져 나오는 혼선만큼 국회 내에서 '주 52시간 근무제'를 바라보는 시각차도 크다. 여당은 주52시간 근무제의 정착을 위한 보완입법에 초첨을 맞춘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주 52시간 근무제가 산업경쟁력을 해치는 '기업 규제'를 없애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송옥주 “퇴근 후 카톡지시도 업무시간으로” = 29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주 52시간 근무제'와 관련 발의된 법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3건, 한국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3건 등 총 6건이다.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의 내용들은 '주 52시간근무제의 적용대상 확대'와 '적용기준의 명확화를 통한 제도정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송옥주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정보통신기기를 활용해 사용자가 업무 지시하는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구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법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